복리 주기와 실효연이율(EAR) — 자주 붙일수록 얼마나 유리한가
연 7%라고 적힌 상품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1년에 한 번 이자를 붙이고 다른 하나는 매일 붙입니다. 10년 뒤 두 계좌의 잔고는 얼마나 벌어져 있을까요? 그리고 그 차이는 같은 돈을 시장에 넣었을 때 하루 사이에 오르내리는 폭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일까요?
최근 업데이트: 2026-07-20
복리 주기는 이자를 언제 원금에 합치느냐입니다
복리는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다시 붙는' 순간이 언제인지는 상품마다 다릅니다. 이자를 계산해 원금에 합치는 간격, 그것이 복리 주기입니다.
연 복리는 1년에 한 번, 월 복리는 매달, 일 복리는 매일 이자를 계산해 원금에 더합니다. 이자가 원금에 빨리 합쳐질수록 그다음 이자는 조금 더 커진 원금 위에서 계산됩니다.
그래서 같은 명목 이율이라도 주기가 짧을수록 최종 금액이 커집니다. 다만 '조금씩'이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얼마나 조금인지는 아래에서 숫자로 확인합니다.
명목 이율(예: 연 7%)은 1년을 기준으로 표시한 이자율일 뿐이고, 그것을 몇 번에 나눠 붙이느냐가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을 바꿉니다.
공식 한 줄, 그리고 주기를 무한히 쪼갠 극단
복리의 기본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A = P × (1 + r/n)^(n×t)
A는 최종 금액, P는 원금, r은 명목 연이율(7%면 0.07), n은 1년에 이자를 붙이는 횟수, t는 투자 연수입니다. 연 복리면 n은 1, 월 복리면 12, 일 복리면 365가 됩니다.
n이 커지면 괄호 안의 이율은 작아지지만 지수 자리의 횟수는 늘어납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당기는 두 힘이 맞붙은 결과가 '살짝 더 큰 금액'입니다.
주기를 무한히 잘게 쪼갠 극단이 연속 복리이고, 이때 식은 A = P × e^(r×t)로 바뀝니다. 여기서 e는 자연상수입니다. 위키백과의 복리 항목도 이 두 식을 나란히 싣고, 복리 횟수가 늘어날수록 실효 이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합니다.
실효연이율(EAR)은 주기를 지우고 비교하게 해 줍니다
명목 이율만 봐서는 두 상품을 나란히 놓기 어렵습니다. 복리 횟수가 다르면 같은 숫자가 같은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효연이율(EAR, Effective Annual Rate)은 복리 효과를 모두 반영한 '진짜 연이율'입니다. 공식은 EAR = (1 + 명목이율 ÷ n)^n − 1 입니다. 위키백과는 실효연이율을 '1년이 끝나는 시점까지 쌓인 이자 총액을 원금으로 나눈 값'으로 정의합니다.
미국에서는 이 개념이 규정으로 강제돼 있습니다. 예금 표시를 규율하는 연방 규정 Regulation DD의 부속서 A는 연간수익률(APY)을 '이자율과 복리 빈도에 기초해 계좌에 지급되는 이자 총액을 측정한 값'이라고 규정하고, 기본식을 APY = 100 × [(1 + 이자 ÷ 원금)^(365 ÷ 예치일수) − 1]로 제시합니다. 복리 빈도를 계산에 넣도록 규정 차원에서 못 박아 둔 것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투자자 안내 사이트의 복리 계산기도 복리 주기를 연·반기·분기·월·일 다섯 가지 중에서 고르게 하고, 그 항목을 '1년에 이자가 복리로 붙는 횟수'라고 설명합니다.
예금이든 대출이든 비교는 명목 이율이 아니라 실효연이율(또는 그와 같은 뜻으로 표시된 이율)로 맞춰야 공정합니다.
연 7%의 실효연이율을 끝자리까지 계산하면
명목 이율이 연 7%로 같을 때 주기별 실효연이율은 이렇습니다. 위의 EAR 식에 n을 바꿔 대입한 값입니다.
· 연 1회 복리: 7.000% · 반기 복리: 7.1225% · 분기 복리: 7.186% · 월 복리: 7.229% · 주 복리: 7.2458% · 일 복리: 7.250% · 연속 복리: 7.2508%
연에서 월로 옮길 때는 0.2%포인트 넘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월에서 일로 더 잘게 쪼개도 0.02%포인트가 늘어날 뿐입니다. 이득이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명목 6%로 낮추면 폭은 더 작아집니다. 연 복리는 6.00%, 월 복리는 (1 + 0.06/12)^12 − 1 로 계산해 6.17%, 일 복리는 6.18%입니다. 연속 복리는 e^0.06 − 1 이므로 역시 6.18%입니다. 자릿수를 늘려 보면 일 복리 6.183%와 연속 복리 6.184%로, 두 값의 거리는 0.001%포인트입니다.
금액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원금 1,000만원을 명목 7%로 10년 굴리면 연 복리는 1,967.2만원, 월 복리는 2,009.7만원, 일 복리는 2,013.6만원, 연속 복리는 2,013.8만원이 됩니다. 월 복리와 일 복리의 차이는 3.9만원, 원금의 0.4%에도 못 미칩니다.
표의 값은 반올림 자리에 따라 끝자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1 + r/n)^n − 1 식에 그대로 대입해 계산했습니다.
우리 데이터로 계산하면, 하루가 1년치 주기 차이를 삼킵니다
여기까지는 이율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 위에서 이뤄진 산수입니다. 실제 자산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우리 데이터로 계산하면 미국 S&P 500 지수를 따라가는 ETF인 SPY는 1993년 1월 29일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 8,454거래일(약 33.6년) 동안 총수익 +3,081.1%, 연평균 10.85%를 기록했습니다. 배당을 재투자한 총수익 기준입니다.
같은 구간을 배당이 빠진 가격지수(^GSPC)로 재면 하루 상승폭이 가장 컸던 날은 2008년 10월 13일의 +11.57%였고, 하루 하락폭이 가장 컸던 날은 2020년 3월 16일의 -11.98%였습니다. 연 7%에서 연 복리와 일 복리의 실효이율 차이는 0.25%포인트입니다. 상승폭이 가장 컸던 하루는 그 차이의 46배를, 하락폭이 가장 컸던 하루는 약 48배를 한 번에 움직였습니다. 1년 동안 주기를 바꿔 얻는 몫이 시장의 반나절에 지워지는 크기라는 뜻입니다.
낙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데이터로 계산하면 SPY의 전체 기간 최대 낙폭은 -55.19%이고, 2007년 10월 9일 고점에서 2009년 3월 9일 저점까지였습니다. 본전까지 필요한 상승은 +123.2%였습니다. 이전 고점을 다시 넘은 날은 2012년 8월 16일로, 저점에서 41.3개월이 걸렸습니다. 고점 아래에 머문 최장 구간은 1,656거래일이었고, 한 해 약 252거래일로 환산하면 약 6.6년입니다.
주기를 연에서 일로 바꿔 얻는 0.25%포인트를 33.6년 내내 쌓아도 원금은 8.2% 더 늘어나는 데 그칩니다. 같은 자산이 실제로 겪은 낙폭 한 번이 그보다 훨씬 컸습니다.
이 대비가 말해 주는 것은 복리 주기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자율이 확정된 예금에서는 주기가 전부입니다. 다만 원금이 오르내리는 자산으로 옮겨 오는 순간, 주기에서 얻는 몫은 변동성 앞에서 반올림 오차에 가까워집니다. 어떤 계산이 어떤 상품에 유효한지를 구분하는 것이 이 글의 요점입니다.
가격지수(^GSPC)와 배당을 포함한 총수익(SPY)은 서로 다른 계열입니다. 하루 변동폭은 가격지수로, 장기 누적 수익은 총수익으로 계산했고 문장마다 어느 쪽인지 밝혔습니다.
예금 두 개를 EAR로 세워 보면
표시 숫자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을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한쪽은 연 6% 연 복리, 다른 한쪽은 연 5.9% 월 복리라고 하겠습니다.
앞의 것은 EAR이 그대로 6.00%입니다. 뒤의 것은 (1 + 0.059/12)^12 − 1 로 계산해 6.0622%가 됩니다. 표면 숫자가 0.1%포인트 낮은 쪽이 실제로는 더 높은 셈입니다.
받는 쪽과 내는 쪽의 방향은 반대입니다. 예금이라면 복리 주기가 잦을수록 실효이율이 올라가 유리하고, 대출이라면 같은 이유로 실효 부담이 커집니다. 표시된 이율과 실제로 손에 남거나 나가는 이율은 다르다는 감각, 그것이 EAR의 쓸모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실제 예금 상품의 비교에는 EAR 말고도 들어갈 항목이 더 있습니다. 이자소득세, 우대금리 조건의 달성 가능성, 중도해지 시 적용되는 이율 같은 것들입니다. EAR은 '복리 주기 때문에 생긴 착시'만 걷어내 줄 뿐, 세후 수익까지 계산해 주지는 않습니다.
주기보다 결과를 크게 바꾸는 것들
정리하면 복리 주기는 짧을수록 유리하지만, 그 효과는 연에서 월로 갈 때 대부분 나타나고 그 뒤로는 거의 사라집니다.
결과를 크게 바꾸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첫째는 이율 자체입니다. 같은 주기에서 5%와 7%의 차이는 주기를 연에서 일로 바꾸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둘째는 기간입니다. 30년을 굴린 돈과 10년을 굴린 돈은 같은 이율에서도 도착지가 다릅니다.
셋째는 이 계산식이 아예 다루지 않는 부분입니다. 위의 공식들은 이율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합니다. 실제 자산은 오르내리고, 고점에서 30%나 50%씩 내려앉는 구간과 긴 손실 기간을 지납니다. 복리 표에는 그 굴곡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제 수익을 볼 때는 낙폭과 회복 기간, 수수료와 환율 효과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이나 종목을 추천하지 않으며 미래 수익을 예측하지도 않습니다. 예시 이율 수치는 명목 이율이 고정됐다는 가정 아래의 산술 결과이고, 실측값은 계산 시점까지 쌓인 과거 데이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 복리가 연 복리보다 훨씬 유리한가요?
생각보다 그렇지 않습니다. 명목 7% 기준으로 연 복리의 실효연이율이 7.000%인데 일 복리는 7.250%로, 차이가 0.25%포인트 수준입니다. 이득의 대부분은 연에서 월로 옮길 때 나오고, 그보다 잘게 쪼개는 것은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이율과 투자 기간이 훨씬 큰 변수입니다.
Q. 연속 복리는 무한히 좋은 건가요?
아닙니다. 연속 복리는 주기를 무한히 잘게 쪼갠 이론상의 극단인데, 실제로는 일 복리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명목 6%에서 일 복리 실효이율이 6.183%, 연속 복리가 6.184%로 사실상 같습니다. 계산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한 개념에 가깝습니다.
Q. 그럼 복리 주기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나요?
완전히 무시할 필요는 없지만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예금이나 적금이라면 표시된 이율과 이자 지급 방식을 확인하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보다 얼마나 오래 꾸준히 두느냐, 그리고 중간에 겪는 낙폭을 견딜 수 있느냐가 최종 결과를 훨씬 크게 좌우합니다.
Q. 실효연이율과 CAGR은 관련이 있나요?
밀접합니다. 둘 다 복리 결과를 연 단위로 환산한 값입니다. 다만 EAR은 '표시된 이자율의 복리 주기'를 정리하는 개념이고, CAGR은 이미 벌어진 투자 성과를 연 복리로 되돌려 계산하는 값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Q. 이 사이트에서 주기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나요?
이자율 자체를 주기별로 비교하는 계산기는 없지만, 실제 자산의 결과는 일시금 계산기와 적립식 계산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화면 모두 결과와 함께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을 표시하므로, 표 위의 매끄러운 복리 곡선과 실제 경로가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Compound interest — Wikipedia
- Regulation DD (12 CFR Part 1030), Appendix A — Annual Percentage Yield Calculation —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 Compound Interest Calculator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Investor.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