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계산11분 읽기

평균의 함정 — 산술평균, 기하평균, CAGR, 로그수익률

ARKK라는 미국 ETF가 2020년 한 해에만 총수익 +152.7%를 냈습니다. 그때 이 상품의 '연평균 수익률'을 이야기하던 사람이 많았죠. 그런데 우리 데이터로 2014-10-31부터 2026-08-31까지 전체를 계산하면 연평균은 +13.87%입니다. 같은 상품인데 왜 이렇게 다른 숫자가 나올까요? 평균이라는 말이 두 가지 뜻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업데이트: 2026-07-20

두 평균의 정의부터

산술평균은 흔히 아는 '그냥 평균'입니다. 해마다의 수익률을 더한 뒤 햇수로 나눕니다. 3년 수익률이 +10%, +20%, -10%였다면 산술평균은 6.7%입니다.

기하평균은 곱셈으로 구합니다. 각 해 수익률에 1을 더한 값을 전부 곱한 다음, 햇수만큼의 제곱근을 씌우고 다시 1을 뺍니다. 위 예라면 (1.10 × 1.20 × 0.90)의 세제곱근에서 1을 뺀 값이고, 계산하면 약 5.9%입니다.

기하평균은 우리가 자주 듣는 CAGR(연평균 복리 성장률)과 같은 개념입니다. 매년 똑같은 비율로 자랐다면 몇 %였을까를 되짚은 값이죠.

규칙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기하평균은 절대 산술평균보다 클 수 없습니다. 둘이 같아지는 경우는 매년 수익률이 똑같아 변동이 전혀 없을 때뿐입니다.

+50% 다음 -50%, 정말 본전일까

100만 원으로 시작합니다. 첫해 +50%면 150만 원이 됩니다. 다음 해 -50%면 그 절반인 75만 원이 되죠.

산술평균을 내면 0%입니다. 마치 제자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통장에는 100만 원이 아니라 75만 원이 남아 있습니다. 2년 동안 원금의 4분의 1이 사라진 것입니다.

기하평균으로 계산하면 약 -13.4%가 나옵니다. 최종 배수가 75 ÷ 100 = 0.75이고 2년이니 제곱근을 씌우면 √0.75 ≈ 0.866, 즉 -13.4%입니다. (1.5 × 0.5)의 제곱근에서 1을 뺀 값이 -0.134라고 계산해도 같습니다. 매년 -13.4%씩 두 번 복리로 줄이면 정확히 75만 원에 도달합니다.

산술평균은 기분상의 평균, 기하평균은 통장에 찍히는 결과입니다. 여러 해에 걸친 성과를 말할 때 기하평균을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손실의 비대칭 — 왜 회복이 더 어려운가

이 격차의 뿌리에는 손실의 비대칭이 있습니다. -20%가 나면 원금 100은 80이 됩니다. 여기서 +20%가 붙어도 80 × 1.2 = 96입니다. 손익분기까지는 +25%가 더 필요합니다.

폭이 커질수록 비대칭은 잔인해집니다. 절반이 날아가면 +100%가 있어야 제자리이고, 5분의 1만 남았다면 +400%가 필요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손실이 나면 다음 수익률이 붙을 원금 자체가 줄어듭니다. 같은 비율로는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장기 투자에서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만큼 낙폭을 줄이는 일이 중요합니다. 기하평균은 이 사실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보여 주는 지표입니다.

변동성 드래그 — 출렁일수록 깎인다

두 평균의 격차를 변동성 드래그(variance drain)라고 부릅니다. 수익률이 크게 출렁일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잔잔하면 거의 붙습니다.

대략적인 근사식도 있습니다. 기하평균 ≈ 산술평균 - 0.5 × 분산. 분산은 변동성(표준편차)을 제곱한 값이니, 변동이 클수록 빼주는 값이 커집니다. 진짜 복리 수익률이 그만큼 깎이는 셈이죠.

그래서 '연평균 20%인데 매년 롤러코스터'인 자산과 '연평균 12%인데 잔잔한' 자산을 비교하면, 실제로 통장에 남는 복리 결과는 후자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광고에서 산술평균만 큼직하게 써 붙이는 경우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누군가 '연평균 몇 %'라고 말하면, 그게 산술평균인지 기하평균인지를 되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데이터로 본 변동성 드래그

우리 데이터로 계산하면 ARKK는 2014-10-31부터 2026-08-31까지 총수익 +365.3%, 연평균 +13.87%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죠. 그런데 가는 길은 전혀 잔잔하지 않았습니다.

이 자산의 최대 낙폭은 -80.91%였습니다. 2021-02-12 고점에서 2022-12-28 저점까지의 낙폭입니다. 본전까지 필요한 상승은 +423.9%였고, 2026-08-31까지도 이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고점 아래에 머문 최장 구간은 1,391거래일로, 한 해 약 252거래일로 환산하면 약 5.5년입니다.

앞서 말한 2020년 한 해만 잘라 보면 총수익 +152.7%입니다. 그 해의 숫자만 본 사람과 약 12년 전체의 +13.87%를 본 사람은 완전히 다른 그림을 갖게 됩니다.

어느 쪽도 거짓말은 아닙니다. 다만 앞의 숫자는 산술평균이 주는 인상이고, 뒤의 숫자는 기하평균이 알려주는 결과입니다. 변동성 드래그란 결국 이 두 숫자 사이의 거리입니다.

과거 수치이며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여기 적은 낙폭·손실 기간은 축소하지 않은 실측값입니다.

CAGR은 기간을 어디서 끊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CAGR의 공식은 (최종 가치 ÷ 초기 가치)^(1 ÷ 연수) - 1 입니다. 1,000만 원이 5년 뒤 2,000만 원이 됐다면 CAGR은 14.87%입니다. 총수익 100%를 5년으로 나눈 20%가 아닙니다.

같은 지수라도 기간을 어디서 끊느냐에 따라 CAGR이 달라집니다. 미국 S&P 500의 배당 재투자 기준 장기 수익률은 1928년부터 2023년까지 95년 구간에서 연 약 9.8%, 1993년부터 2023년까지 30년 구간에서 연 약 10.4%,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구간에서는 연 약 12.4%로 보고됩니다. 반대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만 잘라 보면 거의 0%에 가까웠습니다.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격차도 여기서 드러납니다. 연도별 수익률을 단순히 더해 나눈 산술평균은 대략 연 11~12%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배당을 재투자하며 실제로 복리로 불어난 기하평균은 대략 연 10% 안팎입니다. 그 2%포인트 남짓이 변동성 드래그입니다.

CAGR의 또 다른 한계는 경로를 지운다는 점입니다. 같은 CAGR 10%라도 매년 꾸준히 10%였던 경우와 첫해에 반토막이 난 뒤 극적으로 회복한 경우는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CAGR을 볼 때 최대 낙폭과 변동성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구간별 수치는 자료·기간·배당 반영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하나의 정답 값으로 외우기보다 '기간을 바꾸면 값이 바뀐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로그수익률 — 더할 수 있는 수익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도구를 덧붙이겠습니다. 단순수익률은 (기말가격 - 기초가격) ÷ 기초가격입니다. 100원이 110원이 되면 +10%죠.

로그수익률은 ln(기말가격 ÷ 기초가격)입니다. 같은 경우를 계산하면 ln(110/100) ≈ 0.0953, 약 9.53%입니다. 값이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릅니다.

로그수익률의 장점은 그냥 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월에 +10%, 2월에 -10%인 경우 단순수익률로는 (1+0.10) × (1-0.10) - 1 = -1%처럼 곱해야 합니다. 로그수익률은 ln(1.1) + ln(0.9) ≈ 0.0953 - 0.1054 = -0.0101, 즉 약 -1%가 덧셈으로 바로 나옵니다.

수익률이 작을수록 두 값은 거의 같아집니다.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30%, -40% 같은 큰 변동에서입니다. 절반이 사라진 경우를 로그로 쓰면 ln(0.5) ≈ -0.693이라 -69.3%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지갑에서 사라진 것은 절반입니다.

그래서 계산 과정에는 로그수익률을, 결과 보고에는 단순수익률과 CAGR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용도가 다른 도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하평균과 CAGR은 다른 건가요?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여러 해의 수익률을 곱한 뒤 기간 수만큼 제곱근을 씌워 연평균 복리 성장률을 구하는 것이 기하평균이고, 실무에서 그것을 부르는 이름이 CAGR입니다.

Q. 그럼 산술평균은 아예 틀린 계산인가요?

틀린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한 해 동안 평균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값처럼 단일 기간의 기댓값을 다룰 때는 산술평균이 적합합니다. 다만 이미 지나간 여러 해의 실제 성과를 요약할 때는 기하평균(CAGR)이 옳습니다.

Q. 변동성이 크면 무조건 손해인가요?

변동성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산술평균이 같다면 변동성이 클수록 실제 복리 결과가 더 깎입니다. 크게 출렁이는 자산을 담을 때는 그 출렁임이 최종 결과를 얼마나 갉아먹는지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Q. 로그수익률이 항상 단순수익률보다 작나요?

양의 수익 구간에서는 로그수익률이 조금 작고, 음의 구간에서는 절댓값이 더 큽니다. +10%는 로그로 약 +9.53%, -10%는 약 -10.54%입니다. 이 비대칭 때문에 로그수익률은 손실의 무게를 조금 더 크게 반영하는 셈입니다.

참고자료

#산술평균#기하평균#CAGR#변동성드래그#로그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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