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술평균 vs 기하평균, 왜 다를까
누가 "내 주식 첫해 +50%, 다음 해 -50% 났으니 평균 0%야"라고 하면, 정말 본전일까요? 계산해 보면 사실은 돈이 줄어 있어요. 이 착각의 정체가 바로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차이입니다.
두 평균의 정의부터 정리하기
산술평균은 우리가 흔히 아는 '그냥 평균'이에요. 매년 수익률을 다 더한 뒤 햇수로 나눕니다. 예를 들어 3년 수익률이 +10%, +20%, -10%라면 산술평균은 (10 + 20 - 10) ÷ 3 = 6.7%예요.
기하평균은 '곱하기'로 계산해요. 각 해의 수익률에 1을 더해(1+수익률) 전부 곱한 다음, 햇수만큼 제곱근(n제곱근)을 씌우고 다시 1을 빼줍니다. 위 예시라면 (1.10 × 1.20 × 0.90)의 세제곱근에서 1을 뺀 값이에요.
중요한 건, 기하평균이 바로 우리가 자주 듣는 CAGR(연평균 복리 수익률)과 같은 개념이라는 점이에요. '매년 똑같은 비율로 자랐다면 몇 %였을까'를 알려주는 진짜 성적표죠.
핵심 규칙 하나만 기억하세요. 기하평균은 절대 산술평균보다 클 수 없어요. 둘이 완전히 같아지는 건 매년 수익률이 똑같아서 변동성이 0일 때뿐입니다.
+50% 그리고 -50%, 정말 본전일까?
가장 유명한 함정 예시로 가볼게요. 100만 원으로 시작해서 첫해 +50%가 나면 150만 원이 됩니다. 다음 해 -50%가 나면 150만 원의 절반, 즉 75만 원이 되죠.
산술평균으로는 (+50% - 50%) ÷ 2 = 0%. 마치 본전인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실제 지갑에는 100만 원이 아니라 75만 원, 25%가 사라졌습니다.
이때 기하평균을 계산하면 약 -13.4%가 나와요. (1.5 × 0.5의 제곱근에서 1을 뺀 값이 -0.134입니다.) 두 해 모두 연 -13.4%씩 복리로 까였다고 보면 정확히 75만 원에 도달하죠. 즉 산술평균은 '기분상 평균', 기하평균은 '통장에 찍히는 진짜 결과'라고 이해하면 돼요.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손실이 나면 남은 원금 자체가 줄어들어서, 그다음 수익률이 더 작은 돈에만 붙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50%를 회복하려면 +50%가 아니라 +100%가 필요합니다. 이 비대칭성이 낙폭(MDD)을 무섭게 만드는 이유예요.
변동성 드래그: 출렁일수록 손해 보는 이유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격차를 '변동성 드래그(variance drain)'라고 불러요. 수익률이 크게 출렁일수록 이 격차가 벌어집니다. 반대로 매년 잔잔하게 비슷한 수익이면 두 평균은 거의 붙어요.
대략적인 근사식도 있어요. 기하평균 ≈ 산술평균 - (분산의 절반). 여기서 분산은 변동성(표준편차)을 제곱한 값이에요. 즉 변동성이 클수록 빼주는 값이 커지니까, 진짜 복리 수익률이 그만큼 깎이는 셈이죠.
그래서 '연평균 수익률 20%인데 매년 롤러코스터'인 자산과 '연평균 12%인데 잔잔한' 자산이 있으면, 실제로 통장에 남는 복리 결과는 후자가 더 클 수도 있어요. 광고에서 산술평균만 크게 써 붙이는 경우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증 예시로, 호주 대표지수(ASX/S&P200)의 1980년 이후 수익률은 산술평균이 연 13.9% 정도인데 기하평균은 연 11.6% 정도로, 약 2.3%p의 격차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는 과거 특정 구간의 값일 뿐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평균을 봐야 할까
장기 투자 성과를 판단할 때는 기하평균(CAGR)을 봐야 해요. '내가 실제로 몇 배가 됐는가'를 정직하게 보여주기 때문이죠. 산술평균은 미래 기대수익률을 통계적으로 추정할 때처럼 특정 목적에서 쓰이지만, '내 돈이 얼마가 됐나'를 볼 때는 과대평가를 유발해요.
《거의 모든 것의 수익률》의 계산기들도 이 원칙을 따라요. 목돈 투자나 적립식 시뮬레이터에서 나오는 '연평균 수익률'은 단순 평균이 아니라 실제 복리 결과를 반영한 값이고,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도 함께 보여줘요.
숫자 하나에 속지 않는 습관이 중요해요. 누군가 '연평균 몇 %'라고 말하면, '그거 산술평균이야, 기하평균이야?'라고 되물을 수 있다면 이미 절반은 고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럼 산술평균은 아예 틀린 계산인가요?
틀린 건 아니에요. 산술평균은 '앞으로 한 해 동안 평균적으로 얼마를 기대할 수 있나' 같은 미래 기대값을 다룰 때 쓰임새가 있어요. 다만 이미 지나간 여러 해의 '실제 누적 성과'를 표현할 때는 기하평균(CAGR)이 정답에 가깝습니다. 목적이 다른 도구라고 생각하면 돼요.
Q. 변동성이 크면 무조건 손해인가요?
변동성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에요. 다만 같은 산술평균이라면 변동성이 클수록 실제 복리 결과(기하평균)가 더 깎인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높은 수익률을 노리며 크게 출렁이는 자산을 담을 때는, 그 출렁임이 최종 결과를 얼마나 갉아먹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Q. -50% 손실을 회복하려면 왜 +100%가 필요한가요?
100만 원에서 -50%면 50만 원이 되죠. 이 50만 원을 다시 100만 원으로 만들려면 50만 원을 더 벌어야 하는데, 그건 50만 원 기준으로 +100%예요. 손실이 나면 원금 자체가 줄어서, 같은 %로는 원래 자리로 못 돌아옵니다. 이 비대칭성 때문에 큰 낙폭을 피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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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비스는 투자 추천이 아닌 투자 이해를 위한 교육 목적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