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편향5분 읽기

평균으로의 회귀(통계)

작년 수익률 1등이던 펀드가 올해는 왜 평범해질까요? 매니저의 실력이 갑자기 사라진 걸까요? 답의 상당 부분은 100여 년 전 '키 연구'에서 발견된 통계 법칙에 있습니다.

평균으로의 회귀란 무엇인가

평균으로의 회귀(regression to the mean)는 아주 극단적인 값이 관측된 뒤에는 다음 관측값이 평균에 더 가까워지는(덜 극단적인) 통계 현상입니다. 결과에 '운' 같은 무작위 요소가 섞여 있을 때 나타납니다.

핵심 원리는 이렇습니다. 어떤 성과가 극단적으로 좋았다면, 실력뿐 아니라 '운도 아주 좋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운은 계속 극단적으로 좋기 어렵습니다. 다음번에는 운이 평범해지므로, 성과도 평균 쪽으로 내려옵니다. 반대로 극단적으로 나빴다면 다음엔 평균 쪽으로 올라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것이 '힘이 빠져서'나 '벌을 받아서'가 아니라, 순전히 통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운이 섞인 측정이라면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실력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결과에 실력과 운이 함께 들어 있을 때, 극단적 결과일수록 운의 기여가 컸을 확률이 높다는 통계적 성질입니다.

골턴의 키 연구

이 개념을 처음 정리한 사람은 영국의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입니다. 그는 1886년 '유전되는 키에서 평범으로의 회귀(Regression towards Mediocrity in Hereditary Stature)'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골턴은 1,078개 가족의 키 데이터를 모아 부모의 키와 자녀의 키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키가 아주 큰 부모의 자녀는 부모보다는 (평균 쪽으로) 작아지는 경향이, 키가 아주 작은 부모의 자녀는 부모보다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자녀의 키는 부모의 '평균에서 벗어난 정도'의 약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키가 큰 부모의 자녀가 여전히 평균보다는 크지만, 부모만큼 극단적이지는 않다는 것 — 이것이 바로 평균으로의 회귀입니다. '회귀(regression)'라는 통계 용어 자체가 이 연구에서 나왔습니다.

골턴 1886년 논문(Journal of the Anthropological Institute)은 오늘날 통계학의 '회귀분석'이라는 이름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극단은 대물림되지 않고 중심으로 돌아오는 경향을 관찰한 것입니다.

투자에서의 평균 회귀: 실력인가 운인가

투자 성과에도 실력과 운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평균으로의 회귀가 자주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 1등 펀드'입니다. 어느 해 수익률 1등을 한 펀드는 실력도 있었겠지만, 그해의 시장 흐름이 그 스타일에 유독 잘 맞았던 '운'도 컸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 해에는 그 운이 평범해지면서 성과도 평균 쪽으로 내려오기 쉽습니다. 그래서 '작년 최고 성과'를 보고 따라 들어가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최근 성과에 과하게 끌리는 최신 편향(recency bias)과 맞물립니다. 최근 반짝인 대상을 뒤늦게 쫓아가면, 평균 회귀 탓에 다음 구간에서 평범하거나 실망스러운 결과를 만날 위험이 커집니다.

반대로, 극단적으로 나빴던 성과를 보고 '이건 영원히 망했다'고 단정하는 것도 성급할 수 있습니다. 운이 나빴던 부분은 평균으로 돌아올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짧은 기간의 극단적 성과일수록 운의 비중이 큽니다. 그래서 '한 해 1등'보다 여러 해에 걸친 꾸준함이 실력을 더 잘 드러냅니다.

긴 호흡으로 봐야 하는 이유

평균으로의 회귀가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극단적인 단기 성과 하나에 과하게 흥분하거나 낙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짧은 구간의 극단값은 운이 크게 작용했을 수 있고, 그 운은 곧 평범해집니다. 그래서 '작년 1등'을 쫓기보다, 긴 기간의 꾸준한 흐름을 보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거의 모든 것의 수익률》이 한 해의 반짝 수익률이 아니라 오랜 기간의 실제 성과를, 그것도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까지 함께 보여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자산을 오래·꾸준히 샀을 때의 긴 그림을 보면, 한 해의 극단적 성적에 휘둘리지 않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하기 쉬워집니다. 극단은 결국 평균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니까요.

이 글은 특정 대상의 미래를 예측하지 않습니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극단적 단기 성과를 그대로 미래에 대입하지 말라'는 통계적 경고일 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평균으로의 회귀가 있으면, 나쁜 성과는 무조건 좋아지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운이 섞인 극단값은 평균 쪽으로 돌아오는 경향'을 말하는 것이지, 특정 대상이 반드시 회복한다는 보장이 아닙니다. 나쁜 성과에 운이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회귀는 예측이 아니라 통계적 경향입니다.

Q. 작년 1등 펀드를 사면 왜 실망하기 쉽나요?

한 해 1등이라는 극단적 성과에는 실력뿐 아니라 그해 시장이 그 스타일에 유독 잘 맞았던 '운'도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음 해에는 그 운이 평범해지면서 성과가 평균 쪽으로 내려오기 쉽습니다. 그래서 최근 최고 성과만 보고 뒤늦게 따라 들어가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그럼 성과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요?

짧은 기간의 극단적 성적 하나보다, 여러 해에 걸친 꾸준한 흐름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간이 길수록 운의 영향이 평준화되고 실력이 더 잘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까지 포함한 긴 성과를 함께 보면, 한 해의 극단값에 휘둘리지 않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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