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계산11분 읽기

현금흐름이 오갈 때 수익률을 재는 법 — XIRR·IRR·MWR·TWR

흔한 오해부터 걷어내겠습니다. 매달 10만 원씩 10년을 넣어 총투자금 1,200만 원이 2,400만 원이 됐다면 흔히 '수익률 100%'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1월에 넣은 10만 원은 12개월을 굴렀고 12월에 넣은 10만 원은 한 달밖에 굴지 않았습니다. 굴러간 기간이 다른 돈을 한 덩어리로 묶어 놓고 수익률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최근 업데이트: 2026-07-19

왜 총투자금 대비로는 잴 수 없나

일시 투자라면 간단합니다. 1,000만 원을 넣어 2년 뒤 1,440만 원이 됐다면 연평균은 20%입니다. 돈이 들어간 시점이 하나, 나온 시점이 하나뿐이니까요.

적립식은 다릅니다. 돈이 들어간 시점이 120개로 흩어져 있고 각각 굴러간 기간이 다릅니다. 총투자금 1,200만 원이 2,400만 원이 됐다는 사실만으로 수익률 100%라고 부르면, 마지막 달에 넣은 돈까지 10년 내내 굴린 것처럼 계산하는 셈입니다.

같은 조건을 날짜까지 반영해 연이율로 환산하면 약 13% 수준이 나옵니다. 100%와 13%는 맞고 틀림의 차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앞은 '원금 대비 몇 배가 됐나', 뒤는 '내 돈이 실제로 굴러간 속도가 얼마인가'를 묻습니다.

XIRR이 실제로 푸는 식

XIRR(Extended Internal Rate of Return)은 불규칙한 날짜의 현금흐름을 그대로 반영해 연이율을 찾는 함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문서는 이 함수가 다음 식을 만족하는 rate를 반복 계산으로 찾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각 현금흐름 P를 '첫날부터 지난 일수 ÷ 365'만큼 할인해 모두 더했을 때 그 합이 0이 되는 값입니다. 식으로 쓰면 Σ [ P_i ÷ (1+rate)^((d_i − d_1)/365) ] = 0.

같은 문서의 예시가 감을 잡기에 좋습니다. 2008년 1월 1일에 −10,000을 넣고 3월 1일에 2,750, 10월 30일에 4,250, 이듬해 2월 15일에 3,250, 4월 1일에 2,750을 회수한 현금흐름의 XIRR은 37.34%입니다. 날짜 간격이 제각각인데 한 번에 계산됩니다.

이 식은 손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뉴턴-랩슨 같은 반복 계산으로 근을 찾습니다. 대개 빠르게 수렴하지만 초기에 큰 손실이 나고 뒤늦게 극적으로 회복하는 식의 현금흐름에서는 수렴하지 못할 수 있고, 그럴 때 계산기는 '계산 불가'로 표시합니다.

그냥 IRR 함수와의 차이는 날짜입니다. IRR은 모든 현금흐름이 같은 간격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하지만, 실제 입출금은 3월에 30만 원, 7월에 100만 원처럼 들쭉날쭉합니다. XIRR은 각 흐름에 실제 날짜를 붙여 이 불규칙함을 반영합니다.

IRR — 순현재가치를 0으로 만드는 할인율

XIRR의 뿌리는 내부수익률(IRR)입니다. IRR은 어떤 투자의 순현재가치(NPV)를 0으로 만드는 할인율입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들어온 돈의 현재가치와 나간 돈의 현재가치가 정확히 같아지는 이자율이죠.

오늘 100만 원을 넣고 1년 뒤 110만 원을 돌려받았다면 이 현금흐름을 딱 맞추는 할인율은 10%입니다. 즉 이 투자는 연 10%짜리 예금과 같은 결과를 낸 셈입니다.

금액가중수익률(MWR, Money-Weighted Return)이라는 이름도 같은 값을 가리킵니다. 내가 돈을 넣고 뺀 시점과 금액을 전부 반영해 '내가 실제로 번 연 수익률'을 재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MWR을 구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도구가 바로 엑셀의 XIRR입니다.

IRR에는 함정도 있습니다. 현금흐름의 부호가 여러 번 바뀌면 해가 여러 개 나오거나 계산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IRR은 중간에 회수한 돈을 같은 IRR로 다시 굴린다고 암묵적으로 가정합니다. 실제로는 그 돈이 더 낮은 이율로 굴러가는 경우가 많아, IRR이 체감 수익률보다 높게 보일 여지가 있습니다.

MWR은 내 지갑, TWR은 상품

많이 헷갈리는 짝이 시간가중수익률(TWR, Time-Weighted Return)입니다. TWR은 입출금 효과를 걷어내고 자산 자체가 얼마나 굴렀는지만 봅니다. 돈이 드나든 시점마다 구간을 잘라 각 구간 수익률을 곱해 이어 붙이죠.

숫자로 보면 분명해집니다. 시작 자금 10만 달러로 출발합니다. 6개월 뒤 자산이 11만 달러가 됐으니 첫 구간 수익률은 +10%입니다. 그 직후 투자자가 5만 달러를 더 넣어 잔고가 16만 달러가 됩니다. 연말 잔고는 15.2만 달러, 둘째 구간 수익률은 −5%입니다.

TWR = (1 + 0.10) × (1 − 0.05) − 1 = 1.10 × 0.95 − 1 = +4.5%.

왜 더하지 않고 곱할까요? 수익이 복리로 쌓이기 때문입니다. 첫 구간에서 불어난 원금 위에 다음 구간 수익률이 다시 붙으므로 (1+수익률)을 차례로 곱해야 실제 성장을 맞게 나타냅니다.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가 실제로 번 수익률(MWR)을 계산하면 대략 +1.6% 수준으로 훨씬 낮습니다. 큰돈 5만 달러가 하필 손실 구간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죠.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TWR은 운용사의 수익률, MWR은 내 지갑의 수익률입니다. 언제 얼마를 넣을지는 운용사가 아니라 내가 정하니까요.

각 구간 수익률은 그 구간의 (끝 잔고 − 시작 잔고) ÷ 시작 잔고로 구합니다. 입출금이 일어난 날 앞뒤로 구간을 끊는 것이 핵심입니다. TWR은 펀드·운용사 성과를 비교할 때 쓰는 국제 표준(GIPS)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수정 디에츠법 — 반복 계산 없이 근사하기

IRR과 XIRR은 정확하지만 컴퓨터의 반복 계산이 필요합니다. 그 전 시대에 사람이 손으로도 꽤 정확한 값을 뽑던 방법이 수정 디에츠법(Modified Dietz Method)입니다.

공식은 이렇습니다. 수익률 = (기말가치 − 기초가치 − 순현금흐름) ÷ (기초가치 + 가중된 현금흐름). 분자는 순수하게 불어난 돈, 분모는 실제로 굴러간 평균 자본을 뜻합니다.

핵심은 시점 가중입니다. 단순 디에츠법은 모든 입출금이 기간 한가운데 일어났다고 뭉뚱그리지만, 수정 디에츠법은 각 현금흐름이 기간 중 며칠 동안 투자됐는지로 가중치를 매깁니다. 연초에 넣은 돈은 가중치가 1에 가깝고 연말에 넣은 돈은 0에 가깝습니다.

덕분에 반복 계산 없이 한 번의 나눗셈으로 XIRR과 꽤 비슷한 값이 나옵니다. 다만 근사법이라 기간 중 변동이 매우 크거나 현금흐름이 한 시점에 몰리면 오차가 벌어집니다. 정밀한 개인 성과는 XIRR로, 대량 계좌의 빠른 산출은 수정 디에츠로 나눠 쓰면 됩니다.

우리 데이터로: 상품이 같아도 지갑은 다르다

우리 데이터로 계산하면 SPY는 2000-01-03부터 2011-12-30까지 12년 동안 총수익 +7.0%, 연평균 +0.57%였습니다. 같은 SPY를 2010-01-04부터 2019-12-31까지 들고 있었다면 총수익 +246.9%, 연평균 +13.26%였습니다. 자산은 하나인데 성적표는 둘입니다.

TWR은 이 차이를 상품의 성과로 보고합니다. MWR은 여기에 '내가 어느 구간에 얼마를 넣었나'를 얹습니다. 2000년대 초에 목돈을 몰아넣고 2010년대에는 조금씩 넣은 사람과, 정반대로 한 사람의 MWR은 전혀 다릅니다.

이 격차는 통계로도 잡힙니다. DALBAR의 QAIB 보고서는 매년 평균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과 지수 수익률을 비교하는데, 2024년 한 해 미국 평균 주식투자자는 약 16.5%를 벌었고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약 25.0% 올랐습니다. 상승장에 늦게 들어가거나 겁먹고 빠져나온 타이밍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집계 기간과 방법에 따라 달라지고 DALBAR 방식에는 비판도 있습니다. 정확히 몇 %인지를 외우기보다, 타이밍 때문에 내 수익률(MWR)이 상품 수익률(TWR)보다 낮아지는 일이 흔하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적립식으로 매달 조금씩 넣는 사람이라면 진짜 성적표는 단순 수익률이 아니라 MWR(XIRR)입니다. 넣은 날짜와 금액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 상품 자체가 좋았나'를 판단하려면 TWR을 봐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숫자 하나만 보면 위험합니다. XIRR이 15%라도 그 과정에서 최대 낙폭이 -70%였다면, XIRR 8%에 낙폭 -20%인 투자보다 견디기 훨씬 어렵습니다. 수익률은 수익성 지표일 뿐 위험 지표가 아닙니다.

XIRR이 음수가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최종 평가금액이 총투자원금보다 적으면 그렇습니다. 이때는 손실 구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회복했는지까지 함께 확인해야 상황이 보입니다.

《거의 모든 것의 수익률》은 이런 계산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도록 만든, 글쓴이가 운영하는 사이트입니다. 목돈을 한 번에 넣은 경우와 매달 나눠 넣은 경우가 어떻게 갈리는지, 그 과정의 최대 낙폭·손실 기간·수수료·환율 효과가 어땠는지를 숨기지 않고 함께 보여 줍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종목을 권하거나 미래 가격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계산 개념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설명한 교육 자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MWR과 XIRR은 완전히 같은 건가요?

거의 같다고 봐도 됩니다. MWR(=IRR)은 개념이고 XIRR은 그 개념을 불규칙한 날짜의 현금흐름에 대해 계산해 주는 도구입니다. 실무에서 MWR을 구할 때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 엑셀의 XIRR입니다.

Q. 그냥 IRR 대신 XIRR을 쓰는 이유는요?

IRR은 모든 현금흐름이 같은 간격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합니다. 실제 입출금은 날짜가 제각각이므로, 각 흐름에 실제 날짜를 붙여 계산하는 XIRR이 적립식 투자처럼 시점이 불규칙할 때 훨씬 정확합니다.

Q. XIRR이 높을수록 항상 더 좋은 투자인가요?

아닙니다. XIRR은 위험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같은 XIRR이라도 그 과정의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수익률 지표는 반드시 낙폭·변동성과 함께 봐야 합니다.

Q. 수정 디에츠법과 XIRR 중 뭐가 더 정확한가요?

XIRR이 더 정확합니다. XIRR은 각 현금흐름을 복리로 정확히 할인해 방정식을 푸는 반면, 수정 디에츠법은 이를 선형 가중으로 근사합니다. 다만 변동이 작은 짧은 기간에서는 두 값의 차이가 미미합니다.

Q. MWR이 펀드 공시 수익률보다 낮으면 제가 뭘 잘못한 건가요?

잘못이라기보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하락 직전에 많이 넣었거나 반등 직전에 뺐을 때 MWR이 상품 수익률(TWR)보다 낮아집니다. 결과 해석에 쓰는 정보이지, 다음 타이밍을 맞히라는 뜻은 아닙니다.

참고자료

#XIRR#IRR#금액가중수익률#시간가중수익률#수정디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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