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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 것은 좁혀진다는 가정 — 평균회귀와 페어 트레이딩

1987년, 모건스탠리의 퀀트 넌지오 타르탈리아가 수학자와 물리학자, 컴퓨터과학자로 팀을 꾸려 만든 자동 거래 전략이 약 5천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통계로 함께 움직이는 종목 쌍을 찾아 벌어진 가격 차이가 좁혀지는 데 거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팀은 이후 몇 년간 부진을 겪고 1980년대 말 해체됐지만, 이 발상은 평균회귀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최근 업데이트: 2026-07-22

평균회귀란 무엇인가

평균회귀(Mean Reversion)는 가격이나 수익률이 크게 벗어나면 다시 장기 평균 쪽으로 되돌아오는 경향을 말합니다. 전략의 발상은 극단을 되받아치는 것입니다. 평균보다 지나치게 낮으면 언젠가 올라올 것으로 보고, 지나치게 높으면 내려올 것으로 봅니다. 여기서 평균은 이동평균, 과거 평균 가격, 적정 가치 같은 기준선을 뜻합니다.

이 점에서 평균회귀는 추세가 이어진다고 보는 모멘텀·추세추종과 정반대 관점입니다.

학술적 근거도 있습니다. 포터바와 서머스는 1987년 NBER 워킹페이퍼 「Mean Reversion in Stock Prices: Evidence and Implications」에서 미국 시장의 1871~1986년 자료와 국제 시장 자료를 분석해, 주가 수익률이 짧은 기간에는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고(양의 자기상관) 긴 기간에는 반대로 되돌아가는(음의 자기상관) 모습을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들은 주가에 일시적 성분이 상당히 크며 그 표준편차를 15~25%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

두 시간대가 함께 관찰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아주 짧거나 아주 긴 구간에서는 평균회귀가, 3~12개월 정도 중간 구간에서는 모멘텀이 나타나곤 합니다. 어느 하나가 항상 옳은 것이 아니라 기간과 국면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지금이 극단인지 재는 두 가지 눈금

평균회귀를 판단할 때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둘 있습니다. 이해를 위한 소개일 뿐 매매 신호가 아닙니다.

RSI(상대강도지수)는 J. 웰스 와일더가 1978년에 만든 지표로 0~100 사이 값을 갖습니다. 흔히 70 위를 과매수, 30 아래를 과매도 구간이라 부릅니다.

볼린저밴드는 20일 이동평균을 가운데 두고 표준편차의 2배만큼 위아래로 띠를 그린 것입니다. 통계적으로 가격의 약 95%가 이 띠 안에 머문다는 가정에서 나왔습니다. 위쪽 띠에 닿으면 많이 오른 상태, 아래쪽 띠에 닿으면 많이 빠진 상태로 해석합니다.

두 지표 모두 '지금이 극단인가'를 묘사할 뿐 '언제 되돌아올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70과 30, 2 표준편차 같은 기준선도 절대적 신호가 아니라 관습적으로 쓰이는 구간입니다.

볼린저밴드의 95%는 수익률이 정규분포를 따른다는 가정에서 나온 값입니다. 실제 주가 수익률은 극단값이 더 자주 나타나므로 띠 밖으로 벗어나는 빈도도 가정보다 높습니다.

페어 트레이딩 — 두 종목의 차이에 거는 방식

평균회귀를 두 종목의 관계에 적용한 것이 페어 트레이딩입니다. 역사적으로 함께 움직여 온 두 종목을 짝으로 고른 뒤, 둘 사이의 가격 차이가 평소보다 크게 벌어지면 많이 오른 쪽을 팔고(공매도) 덜 오른 쪽을 삽니다. 그 뒤 차이가 다시 좁혀지면 양쪽을 정리해 이익을 얻습니다.

한쪽을 사고 동시에 다른 쪽을 파는 구조라, 시장 전체가 오르든 내리든 두 포지션의 방향 효과가 상쇄됩니다. 수익은 시장이 오르느냐가 아니라 두 종목의 상대적 차이가 좁혀지느냐에서 나옵니다. 이런 전략을 시장중립이라고 부릅니다.

학술적 검증도 있습니다. 게이테프·괴츠만·라우웬호르스트는 1999년 NBER 워킹페이퍼 「Pairs Trading: Performance of a Relative Value Arbitrage Rule」에서 1962~1997년 자료로 6개월 거래 구간을 써서 이 규칙을 검증했고, 연 환산 초과수익이 최대 12%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했습니다. 같은 논문은 무작위로 짝지은 쌍과 비교했을 때 이 성과가 단순한 평균회귀 수익과는 다른 성격이라고도 적었습니다.

'함께 움직인다'는 말을 우리 데이터로 재 보면

그렇다면 함께 움직인다는 말은 얼마나 단단한 전제일까요? 교과서적인 짝인 코카콜라(KO)와 펩시코(PEP)를 우리 가격 데이터로 직접 재 봤습니다.

두 종목이 겹치는 구간은 1972-06-01부터 2026-08-31까지 13,674거래일, 달력으로는 약 54.3년입니다. 이 기간 일간 수익률의 상관계수는 0.533이었습니다. 같은 산업의 대표 종목치고는 생각보다 낮은 값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값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250거래일 이동 상관계수를 계산하면 최저 0.189(2001-11-16)에서 최고 0.864(2023-03-03)까지 움직였습니다. 어떤 시기에는 거의 한 몸처럼 움직였고, 어떤 시기에는 남남에 가까웠습니다.

상대적인 가격 경로는 더 극적입니다. 1972-06-01에 두 종목에 같은 금액을 넣었다고 보고 두 계좌의 평가액 비율을 따라가면, 1982-02-05에 0.397까지 내려갔다가 1998-08-21에 1.498까지 올라갔습니다. 코카콜라 쪽이 뒤처져 있던 상태에서 앞서는 상태로 뒤집히는 데 16년 반이 걸린 것입니다. 스프레드가 벌어졌다가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16년 넘게 계속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2026-08-31 기준으로 이 비율은 0.815입니다.

같은 날 바닥을 쳤는데 회복은 네 배 차이였다

같은 두 종목에서 더 선명한 장면이 하나 더 나옵니다. 1970년대 약세장입니다.

우리 데이터에서 코카콜라의 최대 낙폭은 -68.23%로, 1973-03-14 고점에서 1974-10-04 저점까지 떨어졌습니다. 펩시코의 최대 낙폭은 -66.21%로, 1972-12-07 고점에서 1974-10-03 저점까지 떨어졌습니다. 낙폭의 깊이도 비슷하고 바닥을 친 날은 하루 차이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두 종목은 정말 한 몸처럼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이 갈렸습니다. 펩시코는 1976-08-17에 이전 고점을 회복했습니다. 저점에서 22.5개월, 약 1.9년입니다. 코카콜라는 1982-11-04에야 회복했습니다. 저점에서 97.0개월, 약 8.1년입니다. 1970년대 구간으로 한정해 고점 아래에 머문 기간을 세면 펩시코가 930거래일, 달력으로는 약 3.7년인 데 비해 코카콜라는 2,437거래일, 약 9.7년이었습니다. 참고로 코카콜라가 고점 아래에 가장 오래 머문 구간은 이 시기가 아니라 1998-07-15부터 2011-03-30까지의 3,198거래일, 약 12.7년이었습니다.

같은 업종의 두 대표 종목이 같은 이유로 하루 차이를 두고 바닥을 쳤는데, 회복에 걸린 시간은 네 배 넘게 차이 났습니다. 스프레드가 좁혀진다는 가정에 돈을 건 사람에게 이 6년의 간격은 이론이 아니라 유지 비용입니다.

떨어지는 칼날 — 평균회귀의 반대편

많이 빠진 것을 사는 발상에는 더 단순한 위험이 있습니다. 싸 보이는 것이 더 싸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데이터의 원자재 지수 ETF(DBC)가 그 예입니다. 최대 낙폭은 -76.36%로 2008-07-02 고점에서 2020-04-27 저점까지 떨어졌고, 2026-08-31까지도 그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고점 아래에 머문 최장 구간은 4,567거래일, 달력으로는 약 18.1년입니다. 이 구간 어디에서든 '평균으로 돌아올 것'이라 판단해 매수했다면, 되돌아오기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했는지는 매수 시점에 알 수 없었습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강세장에서는 과매수 상태가 오래 지속되며 계속 오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산업 구조가 바뀌면 기준이 되는 '평균' 자체가 이동해 버립니다. 되돌아온다는 가정이 참이더라도 언제 돌아올지는 알 수 없고, 가정 자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정리 — 개념과 실행의 거리

페어 트레이딩은 개념이 단순한 만큼 실전의 함정이 많습니다. 첫째, 관계 붕괴입니다. 함께 움직여 왔다는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고, 한 회사에 구조적 악재가 생기면 스프레드가 영영 벌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공매도 비용과 제약입니다. 주식 차입 수수료가 들고 공매도 규제나 급등 위험에 노출됩니다. 셋째, 경쟁입니다. 많은 투자자가 같은 기법을 쓰면서 이런 기회에서 얻는 초과수익이 줄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평균회귀 자체는 학술적으로 관찰된 현상이고, 짧은 구간과 아주 긴 구간에서 반복해서 확인됐습니다. 다만 관찰된 현상과 수익이 나는 전략 사이에는 비용, 시간, 그리고 관계가 깨질 위험이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이 개념을 실전에 옮기기 전에 확인해야 할 숫자가 있습니다. 내가 사려는 자산이 과거에 얼마나 오래 고점 아래에 머물렀는지, 그리고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지입니다. 이 사이트는 직접 운영하는 곳이고, 자산별 최대 낙폭과 회복 기간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공매도는 손실이 원금을 넘어설 수 있는 고위험 거래이며, 이 글은 어떤 종목이나 전략도 권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많이 빠진 자산을 사면 반드시 오르나요?

아닙니다. 평균으로 되돌아오는 경향이 관찰됐다는 것이지 개별 사례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우리 데이터의 원자재 ETF는 2008년 고점에서 -76.36% 빠진 뒤 약 18.1년이 지나도록 그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Q. 평균회귀와 모멘텀 중 무엇이 맞나요?

시간 규모가 다릅니다. 아주 짧은 기간이나 수년 단위의 아주 긴 기간에서는 평균회귀가, 3~12개월의 중간 기간에서는 모멘텀이 관찰되곤 합니다. 포터바와 서머스의 연구도 짧은 구간의 양의 자기상관과 긴 구간의 음의 자기상관을 함께 보고했습니다.

Q. 페어 트레이딩은 위험 없는 차익거래인가요?

아닙니다. 두 종목의 관계가 깨져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 양쪽에서 동시에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우리 데이터의 코카콜라와 펩시코 비율은 16년 반 동안 한 방향으로 벌어진 구간이 있었습니다. 공매도 비용과 규제 위험도 함께 붙습니다.

Q. 상관계수가 높으면 안심해도 되나요?

상관계수는 고정된 값이 아닙니다. 우리 데이터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코의 250거래일 이동 상관계수는 0.189에서 0.864까지 움직였습니다. 계산한 구간을 바꾸면 결론도 바뀐다는 뜻이라, 하나의 값을 관계의 증거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Q. 개인 투자자도 페어 트레이딩을 할 수 있나요?

실행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통계로 짝을 찾고 공매도를 병행해야 하며 차입 수수료·거래비용·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참고자료

#평균회귀#페어 트레이딩#시장중립#RSI#볼린저밴드#상관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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