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지표11분 읽기

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 — 내재변동성과 VIX

'공포지수가 급등했다'는 뉴스 한 줄은, 정확히 무엇을 재서 나온 숫자일까요? 20이면 평온하고 40이면 위기라는 기준은 또 어디서 나온 걸까요?

최근 업데이트: 2026-07-22

옵션 가격에서 역산한 숫자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 IV)은 현재 옵션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있는 미래 변동성 전망입니다.

옵션 가격은 기초자산 가격, 행사가, 만기, 금리, 그리고 변동성으로 결정됩니다. 앞의 네 가지는 시장에서 관찰되지만 변동성만은 미래의 값이라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거꾸로, 거래되는 옵션 가격에서 역산해 뽑아낸 변동성이 내재변동성입니다.

같은 주식, 같은 행사가인데 옵션값이 어제보다 비싸졌다면 주가는 그대로여도 내재변동성이 올랐을 수 있습니다. 즉 IV는 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이 자산이 얼마나 출렁일 것으로 보는가에 대한 집단적 예상치입니다.

변동성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실현변동성은 실제로 지나간 가격이 얼마나 출렁였는지를 계산한 '사실'이고, 내재변동성은 앞으로 얼마나 출렁일지에 대한 '예상'입니다. 둘은 자주 어긋나고, 그 차이 자체가 옵션 거래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VIX — 개별 IV의 시장 대표선수

개별 옵션의 IV를 시장 전체 차원으로 지수화한 대표 지표가 VIX입니다.

VIX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산출하는 지수로, S&P 500 옵션 가격에서 시장이 앞으로 30일간 얼마나 출렁일 것이라 예상하는지를 뽑아낸 값입니다.

핵심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 기대라는 점입니다. 이미 지나간 변동성이 아니라, 지금 투자자들이 옵션에 지불하는 가격 속에 담긴 앞으로의 불안을 숫자로 만든 것입니다.

불안이 커진다면 사람들은 보험 성격의 옵션을 비싸게 삽니다. 그러면 VIX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공포지수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다만 정확히는 공포가 아니라 예상 변동성입니다.

IV와 VIX가 같은 것이냐고 묻는다면 답은 '완전히 같지는 않다'입니다. IV는 개별 옵션 하나에 담긴 값이고, VIX는 그 값들을 종합해 시장 전체 차원으로 지수화한 것입니다.

숫자를 어떻게 읽나 — 우리 데이터로 다시 세면

VIX는 연율화된 백분율로 표시됩니다. 흔히 쓰이는 감각은 이렇습니다. 20 아래면 비교적 평온한 시장으로 여겨지고, 20에서 30 사이면 불안이 커지는 구간이며, 30 이상이면 상당한 스트레스, 40에서 50을 넘으면 위기 국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기준이 실제로 얼마나 드문 일인지 우리 데이터로 세어 봤습니다. 1990년 1월 2일부터 2026년 8월 21일까지 9,228거래일이 대상입니다.

평균은 19.44, 중앙값은 17.61이었습니다. 흔히 인용되는 '역사적으로 19~20 안팎'과 일치합니다.

구간별로 보면 20 이상인 날이 3,428일로 전체의 37.1%, 30 이상은 736일로 8.0%, 40 이상은 208일로 2.3%, 50 이상은 75일로 0.8%였습니다. 즉 '위기 국면'이라 부를 만한 40 이상은 약 마흔네 거래일에 하루꼴로만 나타났습니다.

극단값도 확인됩니다. 종가 기준 최고치는 2020년 3월 16일의 82.69였고, 2008년 금융위기의 최고 종가는 2008년 11월 20일의 80.86이었습니다. 2008년에는 장중 89를 넘었고 2020년에는 종가가 82를 넘겼다는 서술이 여기서 나옵니다. 반대편 극단인 최저 종가는 2017년 11월 3일의 9.14였습니다.

(계산 근거: data/raw/macro/VIX.csv 일별 종가.)

왜 '공포지수'인가 — 방향이 아니라 크기

VIX는 방향을 말하지 않습니다. VIX가 높다면 그것은 크게 움직일 것 같다는 뜻이지, 오를지 내릴지를 말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공포지수로 불리는 이유는 실제로 주가가 급락할 때 VIX가 치솟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우리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날짜가 겹치는 8,447거래일에서 SPY의 일간 수익률과 VIX의 일간 변화율의 상관계수는 -0.710이었습니다. 주가가 내리는 날 VIX가 오르는 관계가 상당히 강하게 나타납니다.

다만 상관계수가 -1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주가가 오르는 날에 VIX가 함께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향이 아니라 크기를 재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VIX는 평균으로 되돌아가려는 성질도 강합니다. 위기에 급등한 VIX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려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의 분포에서 50 이상이 전체의 0.8%뿐이라는 것이 그 성질을 보여줍니다.

예상과 실제는 자주 어긋난다

VIX가 예상이라면, 그 예상이 실제로 맞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데이터로 각 거래일의 VIX 종가와, 그날 이후 21거래일(약 한 달) 동안 실제로 나타난 연환산 실현변동성을 짝지어 비교했습니다. 짝이 맞는 날은 8,432일입니다.

VIX의 평균은 19.51이었고, 그 뒤 실제로 나타난 실현변동성의 평균은 15.84였습니다. 예상이 실제보다 평균 3.67포인트 높았습니다. 그리고 VIX가 이후 실현변동성보다 높았던 날은 전체의 83.3%였습니다.

이것이 옵션이 '보험'에 비유되는 이유입니다. 보험료가 평균 지급액보다 비싸듯, 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은 실제로 나타나는 변동성보다 대체로 높게 형성됩니다.

가장 조용했던 날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VIX가 사상 최저 종가 9.14를 기록한 2017년 11월 3일, 같은 날 기준 직전 60거래일의 실현변동성은 6.40%였습니다. 시장이 가장 안심하던 순간에도 예상치는 실제보다 높았습니다.

IV가 높으면 옵션은 비싸집니다. 불안할 때 보험료가 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공포가 극에 달한 순간에 산 옵션은 비싸게 산 것이 되기 쉽습니다.

VIX를 대할 때 주의할 것

VIX가 낮다면 지금 사도 안전한 걸까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낮은 VIX는 시장이 지금 평온하다고 여긴다는 뜻일 뿐입니다. 오히려 변동성 군집 현상 때문에, 오래 낮게 유지되던 VIX가 어느 순간 급등하기도 합니다. 앞서 본 사상 최저 종가 9.14가 나온 2017년의 다음 해 초에 변동성이 급등했던 것이 그 예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VIX 자체는 살 수 없습니다. VIX를 추종한다는 상품인 선물이나 ETN은 롤오버 비용 등으로 지수와 다르게 움직이고, 장기 보유 시 큰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런 상품을 권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VIX는 현재의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이지 미래를 보장하는 신호가 아닙니다. 지표를 읽는 것과 그 지표로 매매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한국의 변동성지수

한국에도 같은 원리의 지수가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옵션을 기반으로 한 변동성지수(V-KOSPI 200)를 산출합니다.

원리는 VIX와 같습니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서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변동성을 역산해 지수로 만듭니다.

다만 기초자산이 다르면 수준도 다릅니다. 우리 데이터로 계산한 코스피의 연환산 변동성은 26.8%로 미국 대형주 ETF의 18.5%보다 높습니다. 두 나라의 변동성지수를 같은 숫자로 비교하기 전에 기초 시장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감안해야 합니다.

변동성지수는 어느 나라 것이든 같은 한계를 공유합니다. 방향을 말하지 않고, 예상일 뿐이며, 지수 자체를 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VIX가 낮으면 지금 사도 안전한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낮은 VIX는 시장이 지금 평온하다고 여긴다는 뜻일 뿐입니다. 변동성 군집 때문에 오래 낮게 유지되던 VIX가 어느 순간 급등하기도 합니다. VIX는 현재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이지 미래를 보장하는 신호가 아닙니다.

Q. 한국에도 VIX 같은 지수가 있나요?

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옵션을 기반으로 한 변동성지수(V-KOSPI 200)를 산출합니다. VIX와 같은 원리로 앞으로의 예상 변동성을 재는 지수입니다.

Q. 내재변동성이 높으면 무조건 위험한 건가요?

높은 IV는 시장이 큰 출렁임을 예상한다는 신호이지 방향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IV가 높으면 옵션 프리미엄이 비싸져, 같은 방향을 맞혀도 비싸게 산 옵션은 이익이 덜 나거나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Q. IV와 VIX는 같은 건가요?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IV는 개별 옵션 하나에 담긴 내재변동성이고, VIX는 S&P 500 옵션들의 IV를 종합해 시장 전체 차원으로 지수화한 것입니다. VIX는 IV의 시장 대표선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VIX 수치를 인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출처마다 장중 고점과 종가를 다르게 인용합니다. 우리 데이터의 종가 기준 최고치는 2020년 3월 16일의 82.69이고 2008년의 종가 최고치는 80.86인데, 장중 기준으로는 더 높은 값이 인용됩니다. 어느 기준의 숫자인지 함께 밝히는 편이 정확합니다.

참고자료

#VIX#내재변동성#공포지수#Cboe#실현변동성#V-KO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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