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종 오차와 괴리율 — ETF는 지수를 얼마나 정확히 따라가나
같은 S&P 500을 담은 ETF 세 개를 같은 날 사서 16년 가까이 들고 있었다고 해 봅시다. 결과는 같지 않았습니다. 우리 데이터로 계산하면 셋의 누적 수익률이 5%포인트 넘게 벌어져 있었습니다.
최근 업데이트: 2026-07-20
같은 지수, 다른 결과 — 우리 데이터가 보여 준 것
먼저 실제 숫자부터 봅시다. 우리 로컬 가격 데이터(배당 재투자를 반영한 조정 종가)로 SPY·VOO·IVV를 2010-09-09부터 2026-08-31까지 같은 구간에서 계산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 SPY 누적 +818.45%, 연평균 +14.8904% · VOO 누적 +823.68%, 연평균 +14.9313% · IVV 누적 +821.56%, 연평균 +14.9148%
셋 다 S&P 500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겠다고 약속한 상품입니다. 그런데 SPY 기준 4,018거래일, 약 16.0년이 지난 뒤 누적 수익률은 5.23%포인트 벌어져 있습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SPY와 VOO의 차이는 0.0409%포인트, 약 4bp입니다.
크지 않아 보입니까. 방향이 문제입니다. 이 격차는 무작위로 오가는 것이 아니라 한쪽으로만 쌓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길어질수록 벌어집니다.
위 값은 우리 CSV(data/raw/us_stocks)의 조정 종가로 직접 계산한 것입니다. 조정 종가는 배당과 분할을 반영하므로 총수익 기준이며, 가격만 보는 지수와는 계산 기준이 다릅니다. 세 ETF의 상장일이 달라 비교 구간은 셋 다 데이터가 있는 2010-09-09부터로 맞췄습니다.
추적차이와 추종 오차는 서로 다른 것을 잽니다
위에서 본 격차를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습니다.
추적차이(tracking difference)는 일정 기간 ETF 수익률에서 지수 수익률을 뺀 값입니다. 대체로 마이너스입니다. 비용 때문에 지수보다 조금 뒤처지기 때문입니다. 평균적으로 얼마나 뒤처졌나를 보여 줍니다.
추종 오차(tracking error)는 그 차이가 날마다 얼마나 들쭉날쭉했는지, 곧 차이의 변동성을 표준편차로 재고 보통 1년 단위로 환산한 값입니다. 따라가는 일관성을 보여 줍니다. 표준편차는 값들이 평균에서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를 재는 통계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지수는 +10% 올랐는데 ETF는 +9.6%만 올랐다면, 그해 추적차이는 -0.4%포인트입니다. 반면 그 어긋남이 매일 얼마나 튀었는지는 별개의 숫자입니다. 방향(추적차이)과 안정성(추종 오차), 둘 다 작을수록 좋은 도구입니다.
하루 이틀이면 0.1% 차이는 티도 안 납니다. 장기 투자에서는 다릅니다.
괴리율은 세 번째 축입니다 — 시장가와 NAV
ETF에는 가격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거래소에서 사고파는 시장가이고, 다른 하나는 그 ETF가 담고 있는 자산들의 실제 가치인 순자산가치(NAV)입니다.
미국 규정 17 CFR 270.22c-1은 환매 가능 증권의 순자산가치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한 번 이상 산정하도록 요구합니다. 즉 NAV는 매일 계산되는 값입니다.
시장가가 NAV보다 높으면 프리미엄(할증), 낮으면 디스카운트(할인)이고, 그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부릅니다. 프리미엄에 사면 담긴 자산 가치보다 비싸게 산 것입니다.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추종 오차는 학생이 교과서 내용을 얼마나 정확히 따라 적었나이고, 괴리율은 그 공책이 중고 시장에서 제값에 팔리나입니다. 하나는 운용의 정확도, 다른 하나는 매매 시점의 가격 문제입니다. 'S&P500을 추종한다'는 같은 문장을 달고 있어도 이 둘은 따로 움직입니다.
차익거래가 격차를 좁힙니다
괴리율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 이유는 지정참가회사(AP, Authorized Participant)의 차익거래 덕분입니다.
ETF가 비싸게 거래되면 AP는 기초 자산을 모아 ETF를 새로 창출(creation)해 시장에 팝니다. 공급이 늘어 시장가는 NAV 쪽으로 내려옵니다. 반대로 싸게 거래되면 AP는 싼 ETF를 사서 환매(redemption)해 기초 자산으로 바꿉니다. 공급이 줄어 시장가가 NAV 쪽으로 올라옵니다.
이 창출·환매 구조가 ETF 가격을 자산 가치에 붙들어 매는 핵심 장치입니다. 다만 항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시장이 극심하게 출렁일 때는 AP가 차익거래를 원활히 하기 어려워 격차가 벌어집니다. 해외 자산을 담은 ETF는 현지 시장이 닫힌 시간대에 기초 자산에 즉시 접근하기 어려워 시차만큼 괴리가 생깁니다. 거래량이 적은 ETF는 애초에 차익거래 유인이 약합니다.
왜 어긋나나 — 대부분은 비용입니다
추적차이와 추종 오차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입니다. 지수는 종이 위 숫자라 공짜지만, ETF는 실제로 주식을 사고팔며 돌아가니 돈이 듭니다.
첫째, 운용보수입니다. 연 0.20% 보수라면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지수보다 대략 그만큼 뒤처집니다. 그래서 패시브 ETF에서는 보수율이 미래의 추적차이를 가늠하는 가장 좋은 힌트로 통합니다. 앞에서 본 SPY와 VOO의 연 4bp 격차도 두 상품의 보수 차이와 같은 방향입니다.
둘째, 리밸런싱과 거래비용입니다. 지수가 구성종목을 바꿀 때 ETF도 따라 사고팔아야 하는데 여기에 수수료와 세금이 붙습니다.
셋째, 표본추출입니다. 나스닥100처럼 종목 수가 적으면 전부 담기 쉽지만, 채권 수천 개로 이뤄진 지수는 대표 종목만 담습니다. 그러면 지수와 조금 더 벌어집니다.
넷째, 현금 잔고, 이른바 캐시 드래그입니다. 배당을 받고 다시 굴리기 전까지 잠깐 현금으로 들고 있는데, 그 현금은 지수만큼 오르지 않습니다.
다섯째, 환율입니다. 해외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환율 변동이 끼어들어 오차를 키울 수 있습니다.
이 항목들은 나쁜 것이 아니라, 지수 숫자에는 안 보이던 실제 투자 비용이 드러나는 창구입니다. 우리가 계산에서 수수료와 환율을 숨기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숫자를 읽는 눈금 — bp로 보기
추종 오차는 보통 퍼센트나 bp(베이시스포인트, 0.01%)로 표시됩니다. 대략적인 눈금은 이렇습니다.
· 약 0.05%(5bp) 미만이면 지수추종 ETF로는 아주 우수한 편입니다. · 약 5~15bp면 대부분의 패시브 펀드에서 흔히 보이는 일반적 수준입니다. · 약 20bp를 넘으면 운용상 이슈나 비용이 큰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절대 기준은 아닙니다. 대형 미국 주식지수처럼 사고팔기 쉬운 자산은 오차가 작고, 신흥국·채권·원자재처럼 거래가 어렵거나 환율이 끼는 자산은 원래 오차가 더 크게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니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ETF끼리 비교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위에서 SPY·VOO·IVV 셋만 놓고 비교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규제가 요구하는 것 — 괴리율은 공시 대상입니다
괴리율은 투자자가 스스로 찾아 헤맬 정보가 아닙니다. 미국 규정 17 CFR 270.6c-11, 이른바 ETF 규칙은 ETF가 웹사이트에 전 영업일 종가 기준의 순자산가치, 시장가, 프리미엄 또는 디스카운트를 매일 공개하도록 요구합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1년과 각 분기 동안 프리미엄·디스카운트로 거래된 날의 수를 담은 표, 같은 기간의 선 그래프, 그리고 직전 30일 동안 10초 간격으로 측정한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의 중앙값을 백분율로 반올림해 공시해야 합니다.
특히 눈여겨볼 조항이 있습니다. 프리미엄이나 디스카운트가 2%를 넘는 상태가 7거래일을 연속으로 넘어가면, ETF는 그 상황과 원인을 설명하는 문구를 게시하고 최소 1년 동안 유지해야 합니다. 규제가 이런 장치를 둔 이유는 하나입니다. 괴리는 예외적으로 커질 수 있고, 그때가 투자자에게 가장 불리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운용사와 거래소가 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iNAV)와 괴리율 정보를 제공합니다. 매수 전에 시장가가 NAV보다 크게 높지 않은지 확인하는 습관이 그래서 유용합니다.
장기 투자자에게 — 0.3%가 30년이면
작은 격차가 왜 문제인지는 곱해 보면 드러납니다.
매년 지수보다 0.3%포인트씩 꾸준히 뒤처지는 ETF를 들고 있다고 해 봅시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20년 뒤 최종 금액은 약 5.8% 적고, 30년 뒤에는 약 8.6% 적습니다. 원금 1억 원이라면 30년 뒤 수백만 원이 아니라 수천만 원 단위로 갈릴 수 있는 격차입니다.
앞에서 계산한 SPY와 VOO의 연 0.0409%포인트 차이는 이보다 훨씬 작습니다. 그래도 16년 만에 누적 5.23%포인트가 됐습니다. 좋은 자산을 오래 꾸준히 산다는 전략이 통하려면, 따라가는 도구 자체가 새는 곳 없이 지수를 붙잡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고를 때는 이름과 인지도만 볼 일이 아닙니다. 보수율이 낮은지, 추적차이와 추종 오차가 작고 일관적인지, 괴리율이 자주 벌어지지는 않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어떤 상품을 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수를 얼마나 성실하게 복제하는지 확인하는 안목을 기르자는 것입니다.
한계도 적어 둡니다. 과거의 추적 성과가 미래에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위 계산은 특정 구간의 실측값이며, 시작일과 종료일을 바꾸면 숫자도 바뀝니다. 우리 계산기에서 같은 자산을 다른 기간으로 놓고 직접 비교해 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추종 오차가 0에 가까우면 무조건 좋은 ETF인가요?
일관성 면에서는 좋은 신호입니다. 다만 추적차이(평균적으로 얼마나 뒤처졌나)와 함께 봐야 합니다. 꾸준히 그러나 매년 크게 뒤처지는 ETF보다는 두 값이 모두 작은 쪽이 낫습니다. 그리고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 규모와 거래량이 충분한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Q. 괴리율과 추종 오차를 헷갈리지 않는 법은?
괴리율은 지금 이 순간 시장가가 NAV와 얼마나 벌어졌나이고, 추종 오차는 운용 성과가 지수와 얼마나 어긋났나입니다. 하나는 살 때의 가격, 다른 하나는 굴리는 정확도라고 기억하면 쉽습니다.
Q. 추종 오차와 운용보수는 같은 건가요?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아주 밀접합니다. 보수는 지수 대비 뒤처짐을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 보수가 높을수록 대체로 지수를 덜 정확히 따라갑니다. 여기에 거래비용, 표본추출, 현금 잔고, 환율이 더해져 최종 격차가 결정됩니다.
Q. 괴리율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미국 상장 ETF는 규정상 웹사이트에 매일 NAV·시장가·괴리율과 지난 1년의 프리미엄·디스카운트 분포를 공개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도 운용사와 거래소가 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와 괴리율을 제공합니다.
Q. 해외 ETF는 왜 추종 오차가 더 크게 느껴지나요?
해외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에는 환율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끼어들기 때문입니다. 지수는 현지 통화 기준인데 내가 보는 수익률은 원화 기준이라 차이가 더 벌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17 CFR § 270.6c-11 — Exchange-traded funds — Cornell Law School Legal Information Institute
- 17 CFR § 270.22c-1 — Pricing of redeemable securities for distribution, redemption and repurchase — Cornell Law School Legal Information Institute
- 17 CFR § 270.12b-1 — Distribution of shares by registered open-end management investment company — Cornell Law School Legal Information Instit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