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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벤처캐피털·헤지펀드 — 비상장과 절대수익의 구조, 그리고 비용

125.8% 대 36%. 2008년 1월 1일에 시작해 2017년 12월 31일에 끝난 10년 동안, 수수료와 비용을 모두 뺀 뒤 S&P 500 인덱스펀드와 헤지펀드 묶음 다섯 개가 각각 받아든 누적 성적표입니다. 화려한 전략과 높은 보수가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과 헤지펀드라는 세 영역은 대체 무엇으로 이해해야 할까요.

최근 업데이트: 2026-07-22

먼저 숫자부터 — 공개된 10년 내기의 최종 표

2008년 워런 버핏은 프로테제 파트너스와 내기를 했습니다. 롱벳츠에 공개된 원문의 조건은 이렇습니다. '2008년 1월 1일에 시작해 2017년 12월 31일에 끝나는 10년 동안, 수수료와 비용과 경비를 모두 뺀 순성과 기준으로 S&P 500이 펀드오브펀드 포트폴리오를 앞선다.' 승자가 지정한 자선단체에 돌아간 최종 금액은 222만 2,278달러였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2017년 주주서한에 실린 최종 표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펀드오브펀드 다섯 개의 10년 누적 수익은 각각 21.7%, 42.3%, 87.7%, 2.8%, 27.0%였고, 같은 기간 S&P 인덱스펀드는 125.8%였습니다. 다섯 개의 단순 평균은 약 36%입니다. 인덱스펀드의 연평균 수익은 8.5%였습니다.

주목할 대목은 첫해입니다. 2008년에는 다섯 펀드가 모두 인덱스펀드를 앞섰습니다. 인덱스펀드가 그해 -37.0%였기 때문입니다. 서한은 그 뒤 이어진 아홉 해 동안 펀드오브펀드 전체가 매년 지수에 뒤졌다고 적었습니다. 1년만 잘라 보면 헤지펀드 쪽의 완승이고 10년을 이어 보면 정반대라면, 우리가 어느 구간을 보고 있는지가 결론의 절반을 이미 정해 버린 셈입니다.

다섯 펀드의 이름은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표는 특정 상품을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용과 기간이 성적표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 주는 공개 기록입니다.

사모펀드: 싸게 사서, 고쳐서, 비싸게 판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회사의 지분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대표적인 방식이 바이아웃입니다. 성숙한 회사를 경영권째 인수한 뒤 몇 년에 걸쳐 비용을 줄이고 사업을 개편해 가치를 올리고, 나중에 더 비싼 값에 되팔거나 상장시켜 차익을 남깁니다.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빚으로 조달하면 차입매수(LBO)가 됩니다.

참여자는 둘로 나뉩니다. GP(무한책임사원)는 펀드를 운용하는 전문 운용사이고, LP(유한책임사원)는 자본을 대는 연기금·대학기금·보험사·고액자산가입니다. LP가 먼저 약정을 하고 GP가 딜을 할 때마다 나눠 넣는 캐피털 콜 방식이라, 약정한 순간부터 돈은 이미 묶이기 시작합니다.

보수 구조는 흔히 '2와 20'으로 요약됩니다. 매년 약정 자본의 약 2%를 성과와 무관하게 관리보수로 받고, 이익이 기준선(보통 8%)을 넘으면 초과분의 20%를 성과보수로 가져갑니다. 다만 경쟁이 심해지면서 관리보수는 낮아지는 추세여서, 업계 집계에 따르면 2025년 바이아웃 펀드 평균 관리보수는 약 1.61%였습니다.

보수가 낮아졌다고 부담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2와 20' 구조에서 10년간 수수료 때문에 줄어드는 내부수익률(IRR)이 대략 4~6%p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수를 4%p 앞서야 겨우 본전이라면, 운용 실력에 요구되는 문턱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습니다.

락업과 J커브 — '묶인다'는 말의 실제 무게

사모펀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위험은 자금이 오래 묶인다는 점입니다. 보통 7~10년, 길면 12년 동안 마음대로 빼기 어렵습니다. 중간에 지분을 넘기는 세컨더리 시장이 있긴 하지만, 대개 할인된 값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 하나가 J커브입니다. 초기 몇 년은 회사를 인수하고 개선하느라 돈이 나가고 보수도 빠지기 때문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후반부에 투자한 회사들을 되팔며 회수가 이뤄지면 곡선이 위로 꺾입니다. 이 모양이 알파벳 J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분명해집니다. 사모펀드가 전제로 삼는 것은 높은 기대수익이 아니라 '몇 년간의 마이너스와 비유동성을 견딜 수 있는 자금'이라는 조건입니다. 그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기대수익이 아무리 높아도 결과를 볼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벤처캐피털: 열 곳에 넣고 한 곳에 거는 게임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 VC)은 아직 상장하지 않은 초기 기업에 자금을 대고 지분을 받는 방식입니다. 그 회사가 상장(IPO)하거나 인수(M&A)될 때 지분을 팔아 회수합니다. 초기 스타트업 대부분이 실패하는데도 이 산업이 굴러가는 이유는 '파워 법칙'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그림은 이렇습니다. 열 곳에 투자하면 대략 여섯 곳은 폐업하고, 세 곳은 소소한 수준에서 인수되며, 단 한 곳이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둡니다. 여러 분석에서 상위 10% 투자가 업계 전체 수익의 60~80%를 만든다고 나타났습니다. 안타를 여러 개 치는 방식이 아니라, 삼진을 각오하고 만루홈런 하나로 승부를 보는 구조입니다.

실패율은 통계로도 드러납니다. 한 조사에서는 2022년 초에 시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2년 안에 시리즈 A까지 도달한 비율이 15.4%에 그쳤습니다. 2018년의 30.6%에서 절반 수준으로 내려온 값입니다. VC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약 75%는 투자자에게 현금을 돌려주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이 스타트업 한두 곳에 자금을 몰아넣는 것은 VC를 흉내 낸 것이 아닙니다. 파워 법칙에서 '수십에서 수백 곳으로 분산한다'는 앞부분을 빼고 '대부분 실패한다'는 뒷부분만 떠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시드 → 시리즈 A → 시리즈 B·C) 회사는 성숙하고 위험은 줄지만, 기대할 수 있는 수익 배수도 함께 작아집니다. 위험과 배수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헤지펀드: '절대수익'이라는 약속과 그 값

헤지펀드는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플러스 수익을 내겠다는 절대수익을 내겁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설명은 담백합니다. 많은 헤지펀드가 레버리지(투자 노출과 위험을 함께 키우는 차입)와 공매도를 비롯한 투기적 기법으로 모든 종류의 시장에서 수익을 노리며, 뮤추얼펀드에 요구되는 수준의 공시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공시가 적다면 투자 조건을 온전히 따져 보기도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보수는 사모펀드와 마찬가지로 '2와 20'이 흔합니다. 매년 운용 자산의 약 2%를 떼고 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가져갑니다. 손실이 난 해에도 관리보수는 빠져나갑니다. 여기에 락업(일정 기간 인출 금지)과 게이트(대량 인출 제한)가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가 돈을 빼고 싶어지는 급락 국면에서 오히려 못 빼게 막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성적표는 약속만큼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2010년대 강세장에서 헤지펀드 평균은 지수에 지속적으로 뒤졌습니다. 한 집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헤지펀드는 대부분의 해에 S&P 500에 뒤졌고, 그 10년간 연평균으로 약 7.5%p씩 낮은 성과를 냈습니다. 평균이 지수를 앞선 해는 2015년, 2018년, 2022년 정도였는데 셋 다 시장이 내려간 해였습니다. 이긴 것이 아니라 덜 잃은 쪽에 가깝습니다.

우리 데이터로 본 '묶이지 않은 쪽'의 값

내기의 승자 쪽 자산을 우리 가격 데이터로 직접 재보면 어떨까요. 우리 데이터로 계산하면 SPY(S&P 500 ETF, 배당 재투자가 반영된 조정 종가)는 2008년 첫 거래일인 1월 2일 종가에서 2017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 종가까지 +126.95%였습니다. 서한의 125.8%와 1%p 남짓 다릅니다. 우리 값은 거래일 종가로 자른 값이고 서한의 값은 내기 조건에 맞춘 펀드의 실제 순성과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건도 어느 잣대로 쟀는지에 따라 이만큼 달라지므로, 숫자를 옮길 때는 잣대를 함께 적는 편이 정확합니다.

같은 파일에서 SPY의 전체 보유 기간(1993-01-29~2026-08-31) 최대 낙폭은 -55.19%였습니다. 2007년 10월 9일 고점에서 2009년 3월 9일 저점까지 내려간 값입니다. 저점에서 이전 고점을 다시 넘기까지 41.3개월(약 3.4년)이 걸렸고, 고점 아래에 머문 최장 구간은 1,656거래일이었는데, 한 해 약 252거래일이라는 밀도로 나누면 약 6.6년에 해당합니다.

이 대목이 비상장 영역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상장된 지수 상품은 언제든 팔 수 있는 대신 매일 가격이 찍히고, 그 가격은 6년 넘게 예전 고점 아래에 머물기도 합니다.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는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팔 수 없는 대신 시장 가격이 매일 찍히지 않고 자체 평가(NAV)로 산정되니, 흔들림이 눈에 덜 보입니다. 흔들림이 보이지 않는 것과 흔들리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평균이 가리는 것 — 편차, 편향, 그리고 자격

사모 영역의 수익률을 볼 때는 두 가지를 반드시 함께 봐야 합니다.

첫째는 성과 편차입니다. 어떤 운용사를 골랐느냐에 따라 결과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최고와 최악 운용사의 10년 IRR 차이가 50%p를 넘기도 합니다. '사모펀드 평균이 좋다'는 문장은 '내가 고른 펀드가 좋다'를 조금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중앙값 수준의 펀드라면 오히려 지수를 밑돌 수도 있습니다.

둘째는 생존자·보고 편향입니다. 실패해 사라진 펀드는 통계에서 빠지기 쉽고, 시장 가격이 아니라 자체 평가로 성과가 산정되면 실제보다 좋아 보일 여지가 생깁니다. 앞에서 본 내기에서도 다섯 펀드 가운데 하나는 2017년에 청산돼 10년치 기록 자체가 남지 않았습니다.

접근 자격도 현실적인 벽입니다. SEC는 적격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는 증권 발행이 있다고 안내하면서, 개인 기준으로 연소득 20만 달러(부부 합산 30만 달러) 초과, 주된 거주지를 뺀 순자산 100만 달러 초과, 또는 Series 7·65·82 자격 보유를 예로 듭니다. 그리고 이런 발행에서는 정해진 공시가 이뤄지지 않으며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도 있다고 못 박습니다. 문턱이 높다는 말은 곧 보호 장치가 얇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글은 특정 펀드나 자산군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여기 실린 수치는 전부 공개된 기록이거나 우리 가격 데이터로 계산한 과거 값이며, 미래 수익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인도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나요?

전통적인 사모펀드는 최소 투자금이 크고, 대개 기관투자자나 적격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SEC 기준으로는 연소득 20만 달러(부부 30만 달러) 초과나 순자산 100만 달러 초과 같은 요건이 붙습니다. 최근에는 소액으로 접근하는 상품도 생겼지만, 7~10년의 락업과 높은 보수, 큰 성과 편차라는 본질은 그대로 남습니다.

Q. 사모펀드는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나요?

평균으로는 높게 보고된 시기가 있었지만 함정이 많습니다. 최고와 최악 운용사의 성과 차이가 50%p를 넘을 만큼 편차가 크고, 실패한 펀드가 통계에서 빠지며, 시장 가격이 아닌 자체 평가로 성과가 산정됩니다. 여기에 보수와 비유동성까지 감안하면 지수를 밑도는 펀드도 적지 않습니다.

Q. 헤지펀드는 시장이 폭락해도 안 잃나요?

절대수익을 목표로 내걸 뿐, 손실을 막아 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헤지펀드 평균이 지수를 앞선 해는 대부분 하락장이었는데, 이는 더 벌었다기보다 덜 잃었다에 가까웠습니다. 게다가 락업과 게이트 때문에 정작 위기 때 돈을 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Q. 그럼 헤지펀드는 나쁜 투자인가요?

좋다·나쁘다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랜 기간 뛰어난 성과를 낸 소수의 펀드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평균적인 헤지펀드가 높은 보수를 넘어 단순한 지수 투자를 이기기는 어려웠다는 것이 공개된 기록입니다. 비용을 뺀 뒤의 순수익으로 비교하는 눈이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사모펀드#벤처캐피털#헤지펀드#대체투자#수수료#비유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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