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짓기 착각
무작위로 흩어진 점들 속에서도 우리는 '뭉친 구역'과 '연속'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그 패턴이 정말 존재하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 눈이 만들어낸 걸까요?
무작위 속에서 패턴을 보는 마음
무리 짓기 착각(clustering illusion)은 무작위 분포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뭉침(cluster)'이나 '연속(streak)'을 비무작위, 즉 의미 있는 패턴으로 오해하는 경향입니다.
원인은 사람이 무작위의 변동성을 과소평가하는 데 있습니다. 진짜 무작위 데이터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자주 뭉치고 연속됩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무작위라면 골고루 흩어져야 한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뭉침을 보면 '뭔가 있다'고 느낍니다.
런던 폭격은 정말 표적을 노렸을까
2차 세계대전 때 런던 시민들은 독일의 폭탄이 특정 지역만 노린다는 소문을 믿었습니다. 어떤 구역은 유독 자주 맞고, 어떤 구역은 멀쩡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국의 계리사 R. D. 클라크(Clarke)가 1946년 남런던의 여러 구역에 떨어진 착탄을 포아송 분포(무작위 사건을 다루는 통계 모형)로 분석한 결과, 그 분포는 무작위 흩뿌림과 잘 맞았습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구역을 노린 증거는 없었습니다.
즉 사람들이 본 '패턴'은 무작위에서 자연히 생기는 뭉침이었을 뿐입니다.
구역 수·착탄 수는 문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인용됩니다(대략 남런던 500여 발, 576개 구역). 결론은 '무작위 분포에 부합했다'는 점에서 일치합니다.
농구의 '핫핸드' 논쟁
농구에서는 연속으로 슛을 넣은 선수가 '손이 뜨거워졌다(hot hand)'며 다음 슛도 넣을 거라 믿습니다.
1985년 길로비치·발론·트버스키는 NBA 슛 기록을 분석해, 성공과 실패의 연속이 동전던지기로 나오는 무작위 연속과 통계적으로 구별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핫핸드'는 무작위 연속을 특별하게 본 인지 착각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다만 이 주제는 지금도 논쟁 중입니다. 2018년 밀러·산주르호는 원 연구의 통계에 편향이 있었다며, 보정하면 핫핸드가 어느 정도 존재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교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연속이 보인다고 곧바로 '흐름'이라 단정하기 전에, 그것이 무작위에서도 나올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핫핸드의 존재 여부는 학계에서 아직 논쟁적입니다. 여기서는 '무작위 연속을 패턴으로 오인하기 쉽다'는 착각의 원리에 초점을 둡니다.
투자에서 조심할 점
차트를 보다 보면 없는 추세가 보이고, 몇 번 연속으로 맞힌 펀드매니저나 종목이 '뜨겁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무작위에 가까운 시장에서도 연속된 성공·뭉친 급등은 얼마든지 나타납니다.
연속된 좋은 성과가 실력의 증거인지, 아니면 무작위에서 자연히 생긴 뭉침인지는 눈으로 보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런던 시민이 그랬듯, 육안의 직관 대신 충분한 데이터와 통계적 검증이 필요합니다.
이 사이트는 '뜨거운 종목'을 짚어드리지 않습니다. 대신 오랜 기간의 실제 결과를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까지 함께 보여드려, 짧은 연속에 휘둘리지 않도록 돕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무작위인데도 뭉침이 생기는 게 정상인가요?
네, 정상입니다. 진짜 무작위 데이터는 오히려 사람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자주 뭉치고 연속됩니다. '완벽하게 골고루 퍼진' 모습이야말로 무작위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배열한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뭉침이 보인다는 사실만으로는 특별한 원인이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Q. 무리 짓기 착각과 허위 상관은 어떻게 다른가요?
무리 짓기 착각은 '하나의 무작위 데이터 안에서' 없는 패턴·군집을 보는 것이고, 허위 상관은 '서로 다른 두 데이터'가 우연히 함께 움직이는 것을 관계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둘 다 우연을 의미로 착각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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