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0에서 올웨더까지, 이미 짜여 있는 자산배분 다섯 가지
'모든 날씨에 강하다'는 이름은 흔히 '손실이 없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그런데 우리 가격 데이터로 다섯 모델을 직접 굴려 보니, 이름이 무엇이든 2022년에는 다섯이 거의 같은 날 바닥을 찍었습니다. 이 글은 그 다섯이 어떤 순서로 세상에 나왔고 실제로 무엇을 견뎠는지를 시간 순으로 따라갑니다.
최근 업데이트: 2026-07-20
1952년, '섞으면 덜 흔들린다'가 수학이 되었다
시작은 한 편의 논문이었습니다. 1952년 해리 마코위츠가 발표한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은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고르는 문제'를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을 섞는 문제'로 바꿔 놓았습니다.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옛말에 상관관계라는 계산 도구를 붙인 셈이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가장 유명한 결과물이 주식 60%·채권 40%입니다. 주식 60은 장기 성장을 담당하는 엔진이었고, 채권 40은 주가가 흔들릴 때 충격을 줄이는 완충재였습니다. 둘을 섞으면 채권만 담을 때보다 수익이 높고 주식만 담을 때보다 덜 흔들리는 지점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 논리였습니다.
이 논리가 성립하려면 전제가 하나 필요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질 때 채권값은 오르거나 최소한 덜 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세기 동안 그 전제는 대체로 지켜졌고, 그래서 60/40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표준 포트폴리오'라 불렸습니다.
1980년대, 해리 브라운은 미래를 맞히지 않기로 했다
다음 발상은 예측을 포기하는 데서 나왔습니다. 투자 이론가 해리 브라운은 1980년대에 영구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 자산을 주식 25%·장기 국채 25%·금 25%·현금(단기 국채) 25%로 넷으로 잘랐습니다.
네 조각에는 각자 맡은 국면이 있었습니다. 호황에는 주식이, 불황과 물가 하락에는 장기 국채가, 물가가 뛸 때는 금이, 긴축과 위기에는 현금이 버텨 준다는 구성이었습니다. 어느 계절이 올지 못 맞혀도 넷 중 하나는 제 몫을 한다는 발상이었습니다.
집계된 성과는 출처마다 달랐습니다. 연평균 수익률은 1970년 이후 장기로는 8%대, 최근 30년 기준으로는 6%대라는 집계가 함께 있었고, 낙폭은 대략 -15~19% 범위로 이야기됐습니다. 2022년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과 금이 같이 밀려 -19% 안팎의 손실을 겪기도 했습니다. 변동성은 6% 내외로, 주식 100% 포트폴리오보다 훨씬 얌전했습니다.
1996년, 브리지워터가 '모든 날씨'를 내놓았다
브리지워터는 1996년에 올웨더 전략을 시작했습니다. 운용사 자료에 따르면 이 전략은 성장과 물가라는 두 축이 예상보다 높아지느냐 낮아지느냐로 네 국면을 나누고, 네 국면 각각에 같은 크기의 위험을 배분해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미래를 맞히는 대신, 어느 국면이 와도 한쪽이 버티게 만드는 설계입니다.
레이 달리오가 인터뷰에서 소개한 개인용 버전의 비율은 미국 주식 30%, 장기 국채 40%, 중기 국채 15%, 금 7.5%, 원자재 7.5%였습니다. 묶어 보면 주식 30% / 채권 55% / 금·원자재 15%입니다. 주식 비중이 60~70%인 흔한 포트폴리오와 견주면 주식이 확연히 적고 채권이 절반을 넘습니다.
집계된 성과도 그 설계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2022년까지를 포함한 최근 30여 년 기준으로 집계된 연평균 수익률은 대략 6~8% 범위로, 같은 기간 S&P 500의 장기 연평균이 1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었습니다. 대신 변동성이 약 9%로 그 지수의 약 16%보다 훨씬 작았고, 낙폭도 자료에 따라 대략 -23%에서 -26% 사이로 집계됐습니다. 주식·채권 60:40 조합의 낙폭이 -35%~-46% 수준으로 잡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얕았습니다.
여기서 소개한 비율은 개인이 따라 하기 쉽게 단순화한 버전입니다. 브리지워터가 기관용으로 운용하는 실제 펀드는 레버리지를 써서 구조가 더 복잡합니다.
보글헤즈는 '세 개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복잡해지는 흐름에 반대 방향으로 답한 쪽도 있었습니다. 존 보글의 철학을 따르는 보글헤즈 커뮤니티는 미국 전체주식·해외 전체주식·미국 전체채권이라는 광범위한 인덱스 세 개면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펀드 개수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종목 수와 자산군의 폭이 분산을 결정한다는 논리입니다.
비중에 정답은 없어서, 공격적으로 갈 때는 주식 90 / 채권 10, 은퇴기에는 주식 50 / 채권 50처럼 조절합니다. 주식 안에서 해외 비중은 보통 전체 주식의 20~40% 정도를 씁니다. 흔히 예시로 드는 조합이 미국주식 60% / 해외주식 25% / 채권 15%입니다.
그 예시 조합을 우리 가격 데이터로 직접 굴려 봤습니다. 미국 전체주식(VTI) 60%, 해외 전체주식(VXUS) 25%, 미국 종합채권(BND) 15%를 해마다 한 번 원래 비중으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2011-01-28부터 2026-08-31까지 계산하면 총 +373.2%, 연평균 +10.48%였습니다. 고점 2020-02-19에서 저점 2020-03-23까지는 -29.60% 빠졌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주식만 들고 있었다면 연평균 +13.81%에 그 구간 낙폭은 -35.00%였습니다. 덜 벌고 덜 빠지는 관계가 숫자로 그대로 나타난 것입니다.
골든 버터플라이는 여기에 소형가치를 얹었다
영구 포트폴리오에 성장 엔진을 하나 더 붙이면 어떨까 하는 시도가 골든 버터플라이였습니다. 포트폴리오 차트 운영자 타일러가 소개한 이 구성은 미국 전체주식·소형가치주·장기 국채·단기 국채·금을 20%씩 다섯으로 나눕니다. 영구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을 장기와 단기로 쪼개고, 그 자리에 소형가치주를 넣은 모양입니다.
집계된 성과는 2022년까지를 포함해 약 38년 장기 기준으로도, 최근 30년 기준으로도 연평균 8% 안팎이었고 낙폭은 대략 -18~20% 범위였습니다. 소형가치주로 기대수익을 조금 올리면서 낙폭은 영구 포트폴리오와 비슷하게 묶어 두려는 설계입니다.
다만 소형가치 프리미엄은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구성은 '더 나은 공식'이라기보다 '추가 위험을 지는 대신 기대수익을 조금 높인 선택'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다섯을 같은 잣대에 올려놓으면
여기까지는 출처마다 다른 집계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격 데이터로 다섯 모델을 같은 조건에 올려 다시 계산했습니다. 조건은 이렇습니다. 상장 ETF를 대용으로 쓰고, 해마다 한 번 원래 비중으로 되돌리며, 배당을 재투자한 수정주가를 쓰고, 세금·거래비용·환율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시작일은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늦게 상장한 종목에 맞췄습니다.
올웨더 대용(SPY 30 / TLT 40 / IEF 15 / GLD 7.5 / DBC 7.5)은 2006-02-06부터 2026-08-31까지 20.6년 동안 총 +279.0%, 연평균 +6.69%였습니다. 같은 기간 60/40 대용(SPY 60 / AGG 40)은 연평균 +8.26%, 미국 대형주(SPY) 단독은 연평균 +11.17%였습니다. 덜 번다는 설명이 우리 데이터에서도 그대로 확인된 셈입니다.
대신 무너지는 폭이 달랐습니다. 60/40 대용은 2007-10-09 고점에서 2009-03-09 저점까지 -33.98%였고, 같은 구간 SPY는 -55.19%였습니다. 그 사이 올웨더 대용은 2008년 한 해를 +3.09%로 마쳤습니다. 장기·중기 국채가 주식과 원자재의 손실을 덮은 결과였습니다. 그해 장기 국채는 +33.95%, 중기 국채는 +17.92%였던 반면 원자재는 -31.80%였습니다. 영구 포트폴리오 대용(SPY·TLT·GLD·SHY 각 25%)은 2004-11-18부터 21.8년 동안 연평균 +7.34%, 2008년 +2.10%였고, 골든 버터플라이 대용은 같은 기간 연평균 +7.99%, 2008년 -4.75%였습니다.
2022년, 다섯이 같은 자리에서 무너졌다
2008년에 갈렸던 다섯 모델은 2022년에 나란히 무너졌습니다. 물가를 잡으려 금리가 빠르게 오르자 채권 가격이 떨어졌고, 같은 이유로 주식도 밀렸습니다. 주식과 채권이 함께 내려가면서 완충재가 사라진 것입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우리 데이터에서 2022년 한 해 수익률은 영구 포트폴리오 대용 -13.44%, 골든 버터플라이 대용 -14.20%, 60/40 대용 -16.03%, 올웨더 대용 -18.76%였습니다. 금리에 가장 민감한 장기 국채를 40%나 담은 올웨더 대용이 가장 크게 빠졌고, 채권의 절반을 단기 국채로 채운 영구 포트폴리오 대용이 가장 덜 빠졌습니다. 여러 자료가 60/40의 그해 성적을 대략 -16%에서 -17%대로 집계했고, 이를 1937년 이후 최악의 한 해이자 200년 가까운 역사에서도 손에 꼽히는 부진으로 불렀습니다. 올웨더는 지수와 구성에 따라 약 -22%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이해에 인플레이션 대비용으로 넣어 둔 자산은 제 몫을 하기는 했습니다. 우리 데이터에서 원자재는 +19.34%였고 금은 -0.77%였는데, 둘을 합쳐 15%인 비중으로는 전체 손실에 1.4%p 정도를 보탤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바닥의 날짜였습니다. 우리 데이터에서 올웨더 대용은 2021-12-27 고점에서 2022-10-20 저점까지 -22.98%, 영구 포트폴리오 대용은 같은 두 날짜 사이에 -18.36%, 골든 버터플라이 대용은 2021-11-09 고점에서 2022-10-20 저점까지 -20.01% 빠졌습니다. 구성도 철학도 다른 세 모델이 같은 날 바닥을 찍은 것입니다. 이것이 분산의 한계를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서로 다른 자산을 섞어도, 그 자산들을 한꺼번에 밀어내는 힘이 등장하면 함께 내려갑니다.
다섯 모델의 낙폭 수치는 시작일과 대용 종목이 달라 서로 직접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기간으로 맞춘 비교는 앞 섹션의 2006-02-06 기준 계산을 보세요.
'인플레이션 보험'이 18년 동안 회복하지 못한 구간
올웨더의 금 7.5%와 원자재 7.5%는 물가가 튈 때를 대비한 보험으로 설명됩니다. 그런데 보험 자체도 값이 크게 흔들립니다.
우리 데이터로 원자재 지수 ETF(DBC)를 계산하면 최대 낙폭이 -76.36%입니다. 2008-07-02 고점에서 2020-04-27 저점까지 떨어졌고, 2026-08-31까지도 그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고점 아래에 머문 최장 구간은 4,567거래일, 달력으로는 약 18.1년입니다. 원금을 되찾으려면 저점에서 +323.1%가 필요했습니다. 여기서 거래일은 시장이 열린 날만 센 값으로, 한 해에 대략 252일입니다.
같은 데이터에서 금(GLD)의 최대 낙폭은 -45.56%였고, 2011-08-22 고점에서 2015-12-17 저점까지 떨어진 뒤 2020-07-29에야 회복했습니다. 저점에서 회복까지 55.4개월, 약 4.6년이 걸렸습니다. 비중이 작다는 이유로 이런 낙폭을 눈감으면, 포트폴리오 전체의 손실 기간을 잘못 읽게 됩니다.
이 계산에서 조심해야 할 것
위 숫자는 실제 상품의 성과가 아니라 대용 ETF로 구성을 흉내 낸 계산입니다. 한계를 분명히 적어 둡니다.
첫째, 시작일이 ETF 상장 시점에 묶입니다. 올웨더 대용은 원자재 ETF 때문에 2006년 이후만 계산되고, 그래서 1970년대의 물가 급등기가 통째로 빠져 있습니다. 둘째, 골든 버터플라이의 소형가치주는 우리 데이터에 대응 종목이 없어 소형주 ETF로 대체했으므로 원 구성과 다릅니다. 셋째, 세금과 거래비용, 원화 환산 효과를 넣지 않았습니다. 리밸런싱할 때마다 세금이 붙는 계좌라면 실제 성과는 더 낮아집니다. 넷째, 배당을 재투자한 수정주가 기준이므로 배당을 뺀 가격만 보는 지수와는 값이 다릅니다.
결론을 하나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어떤 배분도 손실을 없애 주지 않았습니다. 다섯 모델의 차이는 '손실이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고 얼마나 오래가느냐'였습니다. 비율을 외우는 것보다, 자신이 견딜 수 있는 낙폭과 손실 기간을 먼저 정하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60/40 비율은 꼭 지켜야 하나요?
아닙니다. 60/40은 오래 쓰인 기준선일 뿐 규칙이 아닙니다. 투자 기간이 길고 낙폭을 견딜 수 있다면 주식을 늘릴 수 있고, 안정이 더 중요하면 채권을 늘릴 수 있습니다. 순서를 바꿔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비율을 먼저 정하고 낙폭을 감수하는 게 아니라, 감당 가능한 낙폭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비율을 찾는 것입니다.
Q. 채권을 섞으면 안전해지나요?
대개는 완충 역할을 하지만 항상은 아닙니다. 우리 데이터에서 2008년에는 채권이 제 몫을 해 60/40 대용의 낙폭이 주식 단독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2022년에는 금리 급등으로 주식과 채권이 함께 내려 채권을 더 많이 담은 모델이 오히려 더 크게 빠졌습니다. '채권은 안전하다'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완충재가 되기도, 손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가 정확합니다.
Q. 올웨더가 60/40보다 나은 선택인가요?
좋고 나쁨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닙니다. 우리 데이터의 같은 기간 비교에서 올웨더 대용은 연평균 +6.69%로 60/40 대용의 +8.26%보다 낮았고, 대신 2008년을 플러스로 마쳤습니다. 덜 벌고 덜 무너지는 쪽을 택한 구성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투자 기간과 견딜 수 있는 낙폭에 달려 있고, 이 글은 특정 구성을 권하지 않습니다.
Q. 백테스트 성과를 그대로 믿어도 되나요?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백테스트는 특정 과거 구간에 맞춰진 결과일 수 있고, 이 글의 계산도 대용 ETF·시작일·리밸런싱 주기 같은 선택에 따라 값이 달라집니다. 세금과 거래비용도 빠져 있습니다. 숫자를 결론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재료로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다섯 모델 중 하나를 고르면 되나요?
이 글은 선택을 권하는 자료가 아닙니다. 다섯 모델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 결과물입니다. 60/40은 성장과 완충을, 영구 포트폴리오는 예측 없는 대비를, 3펀드는 단순함과 비용을, 올웨더는 국면별 위험 균형을, 골든 버터플라이는 안정 위에 얹은 성장을 겨냥했습니다. 자신이 답하고 싶은 질문이 무엇인지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참고자료
- The All Weather Story — Bridgewater Associates
- Asset Allocation and Diversification —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Investor.gov)
- Asset Allocation and Diversification — FIN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