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지표5분 읽기

변동성 군집 현상

시장이 크게 출렁인 다음 날, 왠지 또 크게 출렁이는 느낌 받아본 적 있나요? 기분 탓이 아니에요. 변동성 군집이라는 실제 현상이에요.

"큰 변화 뒤엔 큰 변화"

변동성 군집(volatility clustering)은 '변동성이 큰 시기와 작은 시기가 각각 몰려서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1963년 수학자 브누아 만델브로가 이렇게 표현했어요: "큰 변화 뒤엔 (방향과 상관없이) 큰 변화가 따르고, 작은 변화 뒤엔 작은 변화가 따른다."

즉 폭락은 하루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크게 떨어진 날 다음엔 크게 오르거나 또 크게 떨어지는, 어쨌든 '변동이 큰' 날이 이어지곤 해요. 반대로 조용한 장세는 한동안 조용함이 계속돼요.

방향은 못 맞혀도 크기는 뭉친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구분이 있어요. 변동성 군집은 '수익률의 방향'이 아니라 '변동의 크기'가 뭉친다는 거예요.

내일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는 오늘 움직임으로 거의 예측할 수 없어요(수익률 자체의 자기상관은 약함). 하지만 '내일도 크게 움직일지'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요(변동의 크기는 자기상관이 강함).

통계로 말하면, 수익률 자체는 서로 상관이 거의 없지만, 수익률의 절댓값이나 제곱은 오래 지속되는 강한 자기상관을 보여요. '방향은 무작위, 크기는 끈적끈적'인 셈이에요.

이 성질을 모형으로 담은 게 ARCH(엥글, 1982)와 GARCH(볼러슬레브, 1986) 모델이에요. 엥글은 이 공로로 200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어요.

투자자에게 주는 의미

변동성 군집은 몇 가지 실용적 교훈을 줘요.

첫째, '어제 조용했으니 오늘도 안전하다'는 생각은 위험해요. 조용한 시기는 언젠가 끝나고, 한 번 요동치기 시작하면 그 요동이 한동안 이어져요.

둘째, 폭락 한가운데서 '이제 바닥이겠지' 하며 성급히 들어가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높은 변동성 구간은 며칠이 아니라 몇 주~몇 달 이어지기도 하니까요.

셋째, 그래서 '방향을 맞히려는 타이밍'보다 '변동성이 몰려와도 견딜 수 있는 자산배분'이 더 현실적이에요. 변동성 군집은 마켓 타이밍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를 다시 한번 설명해줘요.

자주 묻는 질문

Q. 변동성 군집이 있으면 다음 폭락을 예측할 수 있나요?

'변동성이 클지 작을지'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지만, '오를지 내릴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워요. 변동성 군집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시기'를 알려줄 뿐, 방향은 알려주지 않아요. 그래서 이걸로 매매 방향을 맞히려는 시도는 여전히 위험해요.

Q. VIX와 변동성 군집은 무슨 관계인가요?

VIX(공포지수)가 한 번 치솟으면 한동안 높게 머무는 경향이 바로 변동성 군집의 예예요. 위기 때 VIX가 급등한 뒤 며칠 만에 원래대로 내려오지 않고 몇 주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같은 현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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