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지표4분 읽기

얼서 인덱스 — 스트레스를 수치화하기

"이 투자, 마음이 편할까?"를 숫자로 답할 수 있을까? 얼서 인덱스(Ulcer Index)는 계좌가 물속에 잠겨 있던 고통을 수치로 바꿔 보여주는 위험 지표야.

이름이 왜 '위궤양'일까?

얼서(Ulcer)는 위궤양이라는 뜻이야. 이름부터 노골적이지? 계좌가 고점에서 쭉 미끄러져 한참 회복이 안 될 때 우리가 느끼는 속쓰림, 그 스트레스를 그대로 지표 이름에 붙인 거야.

얼서 인덱스는 피터 마틴(Peter Martin)이 1987년에 고안하고, 1989년 바이런 매캔(Byron McCann)과 함께 쓴 책 《The Investors Guide to Fidelity Funds》에서 세상에 처음 소개됐어.

원래 뮤추얼펀드를 평가하려고 만든 지표라, 처음부터 '손실 = 위험'이라는 관점이 뚜렷해. 오르는 건 좋은 거니까 위험이 아니고, 진짜 아픈 건 떨어져서 오래 못 올라오는 거라는 발상이지.

표준편차와 뭐가 다를까?

많이 쓰는 위험 지표인 표준편차(변동성)는 오르는 움직임과 내리는 움직임을 똑같이 위험으로 봐.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상하잖아? 내 자산이 갑자기 20% 오른 건 스트레스가 아니라 기쁨인데, 표준편차는 그것도 '위험이 크다'고 계산해.

얼서 인덱스는 이 지점을 다르게 봐. 오르는 건 아예 세지 않고, 고점 대비 떨어진 낙폭(drawdown)만 측정해. 그래서 '하방 위험' 지표라고 불러.

핵심 차이가 하나 더 있어. 얼서 인덱스는 낙폭의 '깊이'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잠겨 있었는지'까지 반영해. -30%가 한 달 만에 회복된 경우와, -20%지만 3년을 물속에 있었던 경우 중 뒤쪽이 더 괴로울 수 있잖아. 표준편차는 이 시간의 고통을 잘 못 잡는데, 얼서 인덱스는 잡아내.

표준편차는 상승·하락을 대칭으로 취급하고, 얼서 인덱스는 하락(낙폭)만 비대칭으로 측정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야.

공식은 생각보다 단순해

이름은 무섭지만 계산 아이디어는 세 단계로 끝나.

① 각 시점마다 '지금까지의 최고점 대비 몇 % 떨어졌나'를 구한다. (고점이면 0%) ② 그 낙폭 퍼센트를 각각 제곱한다. ③ 제곱값들을 평균 낸 뒤 제곱근을 씌운다.

식으로 쓰면 이래: UI = √( (낙폭₁² + 낙폭₂² + … + 낙폭ₙ²) / N )

여기서 제곱을 하는 게 포인트야. 제곱을 하면 작은 낙폭은 별로 안 커지지만 큰 낙폭은 확 커져. 그래서 '깊고 오래가는 대형 손실'에 훨씬 큰 벌점을 주게 돼. 잔잔하게 흔들리는 자산보다, 가끔 크게 무너지는 자산의 얼서 인덱스가 훨씬 높게 나오는 이유야. 값은 0에 가까울수록 마음이 편했다는 뜻이고, 클수록 속을 많이 썩였다는 뜻이지.

'고통 대비 수익'까지 재는 UPI

피터 마틴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어. 얼서 인덱스로 위험을 쟀으니, 이걸 이용해 '위험 대비 수익'도 계산한 거야. 그게 얼서 퍼포먼스 인덱스(UPI), 다른 이름으로 마틴 비율(Martin Ratio)이야.

공식은 이래: UPI = (수익률 − 무위험수익률) / 얼서 인덱스

샤프 비율이 분모에 표준편차를 쓴다면, UPI는 그 자리에 얼서 인덱스를 넣은 거야. 그래서 '내가 겪은 속쓰림 한 단위당 초과수익을 얼마나 벌었나'를 보여줘. 무위험수익률은 보통 3개월 국채 금리 같은 걸 대신 써. 값이 높을수록 같은 고통에 더 많이 벌었다는 뜻이라 좋게 봐.

다만 얼서 인덱스든 UPI든 '과거'를 정리한 숫자라는 점은 꼭 기억하자. 미래에 얼마나 아플지, 얼마를 벌지는 아무도 몰라. 이건 예언이 아니라 지나온 길의 성적표야.

자주 묻는 질문

Q. 얼서 인덱스 값이 낮으면 무조건 좋은 투자인가요?

낮다는 건 과거에 마음이 덜 힘들었다는 뜻이지, 수익이 높았다는 뜻은 아니야. 아예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자산은 얼서 인덱스가 아주 낮게 나와. 그래서 위험(얼서)만 보지 말고 수익까지 함께 봐야 해. 그 둘을 한 번에 보는 게 UPI(마틴 비율)야.

Q. 최대낙폭(MDD)이랑 같은 건가요?

비슷하지만 달라. 최대낙폭은 딱 한 번, 가장 깊었던 골짜기의 깊이만 말해줘. 얼서 인덱스는 여러 낙폭을 전부 모아서, 얼마나 깊었는지에 더해 '얼마나 오래 물속에 있었는지'까지 반영해. 그래서 MDD가 같아도 회복이 느렸던 쪽의 얼서 인덱스가 더 높게 나와.

Q. 이 지표만 보면 안전한 종목을 고를 수 있나요?

아니야. 얼서 인덱스는 과거 데이터를 요약한 숫자일 뿐, 미래를 예측하거나 특정 종목을 추천해주는 도구가 아니야. 여기서도 사거나 팔라는 얘기는 하지 않아. 다만 '이 자산은 역사적으로 얼마나 속을 썩였나'를 비교하는 참고자료로는 아주 유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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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데이터 기준 결과이며,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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