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지표12분 읽기

나쁜 쪽 흔들림만 재는 지표들 — 소르티노·하방편차·반분산·오메가·게인투페인

샤프 지수와 소르티노 비율은 둘 다 위험 대비 수익을 재는 지표라고 소개되어, 흔히 같은 것의 다른 이름처럼 취급됩니다. 그런데 우리 데이터로 2000년 1월 3일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 SPY 를 계산하면 샤프 지수는 0.42, 소르티노 비율은 0.83 입니다. 같은 자산, 같은 기간, 같은 가격표인데 숫자가 두 배 차이 납니다. 바뀐 것은 분모 하나뿐입니다.

최근 업데이트: 2026-07-20

분모 하나가 갈라놓은 두 숫자

샤프 비율은 가격이 위로 튀든 아래로 튀든 모든 변동성을 똑같이 위험으로 취급합니다. 그런데 투자자가 진짜 무서워하는 것은 손실이지 수익이 크게 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달에 +15% 가 오른 것은 반가운 일인데, 샤프 비율은 이것도 -15% 만큼이나 불안정하다고 벌점을 매깁니다.

소르티노 비율은 이 점이 불공평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목표수익률보다 아래로 떨어진 변동만 위험으로 계산하고, 위로 튀는 변동은 벌주지 않습니다. 공식은 이렇습니다.

소르티노 비율 = (평균 수익률 − 목표수익률) ÷ 하방편차

목표수익률(MAR, Minimum Acceptable Return)은 내가 최소한 원하는 기준선입니다. 흔히 0%, 무위험수익률, 또는 연 9% 같은 개인 목표치를 씁니다.

우리 데이터로 SPY 의 두 분모를 나란히 보면 차이가 눈에 보입니다. 2000년 1월~2026년 8월 월별 수익률로 계산한 연 변동성은 15.13% 인데, 목표수익률을 0% 로 두고 미달분만 모아 계산한 하방편차는 10.05% 였습니다. 위로 튄 달들을 계산에서 빼자 분모가 3분의 1 가까이 줄었고, 그만큼 같은 수익률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은 것입니다. QQQ 도 마찬가지로 변동성 22.95%, 하방편차 15.67% 였습니다.

여기서 소르티노 비율의 분자는 연평균 복리수익률(CAGR), 분모는 월별 수익률로 구한 연환산 하방편차입니다. 분자를 산술평균으로 두거나 데이터 빈도를 일별로 바꾸면 값이 달라집니다. 서로 다른 조건으로 계산한 소르티노 비율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하방편차는 이렇게 계산합니다

하방편차(Downside Deviation)는 미리 정한 목표수익률 아래로 떨어진 수익률만 골라서 계산한 변동성입니다. 목표보다 잘 나온 기간은 아예 0 으로 처리하고 무시합니다. 한마디로 나쁜 변동만 측정하는 표준편차입니다.

계산 순서는 네 단계입니다.

첫째, 각 기간 수익률에서 목표수익률을 뺍니다. 둘째, 그 값이 0 보다 크면 0 으로 바꿉니다. 셋째, 목표에 못 미친 값만 제곱합니다. 넷째, 제곱값을 다 더해 전체 기간 수로 나눈 뒤 제곱근을 씌웁니다.

식으로 쓰면 하방편차 = √(전체 기간 동안 목표 미달분의 제곱 평균) 입니다.

예를 들어 목표수익률을 0% 로 두고 월 수익률이 +3%, -4%, +2%, -6% 였다면 계산에 쓰이는 것은 -4% 와 -6% 두 개뿐입니다. 나머지 플러스 달은 0 으로 처리됩니다. 중요한 것은 네 번째 단계에서 손실이 난 달 수가 아니라 전체 기간 수로 나눈다는 점입니다. 손실 난 달만으로 평균을 내면 손실이 드문 자산일수록 값이 커지는 이상한 결과가 나옵니다.

표준편차에 억울한 구석이 있다는 지적이 이 지표의 출발점입니다. 꾸준히 +2% 씩 오르다 어느 날 +15% 폭등한 자산은 표준편차가 커져 위험하다고 나오지만, 실제로 손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MAR 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하방편차 값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하방편차를 볼 때는 기준을 몇 퍼센트로 뒀는지를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반분산에서 하방편차, 그리고 소르티노로

반분산(semi-variance)은 기준점보다 아래로 벗어난 값만 골라 그 편차를 제곱해 평균 낸 값입니다. 일반 분산이 위아래 편차를 모두 세는 것과 달리, 반분산은 기준보다 위로 오른 기간을 0 으로 취급하고 무시합니다.

여기에 제곱근을 씌우면 하방편차가 됩니다. 표준편차가 분산의 제곱근인 것과 정확히 같은 관계입니다. 그리고 이 하방편차를 분모로 쓰는 것이 소르티노 비율입니다. 반분산 → 하방편차 → 소르티노 비율로 이어지는 한 가족이고, 모두 위로 튀는 것은 벌주지 말고 아래로 무너지는 것만 위험으로 보자는 같은 철학에서 나왔습니다.

이 발상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방 위험이라는 아이디어의 뿌리는 1952년 경제학자 로이(A. D. Roy)의 안전 우선(Safety First) 이론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만든 해리 마코위츠 본인도 1959년 저서에서 투자자는 하방 위험을 더 신경 쓰니 반분산이 더 나은 척도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를 실전 지표로 다듬은 사람이 프랭크 소르티노(Frank A. Sortino)입니다. 그는 1980년대 초에 이 비율을 고안했고, 1994년 리 프라이스(Lee N. Price)와 함께 쓴 논문 Performance Measurement in a Downside Risk Framework 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비교 대상인 샤프 비율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윌리엄 샤프가 1966년에 제시한 업계의 기본 잣대입니다.

반분산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기준점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지고, 표본이 적으면 아래로 벗어난 데이터만 쓰다 보니 계산이 불안정해지며, 분산처럼 깔끔하게 더해지지 않아 포트폴리오 수학이 복잡해집니다.

숫자로 보는 소르티노 — 평균이 높은 쪽이 지는 경우

목표수익률을 2% 로 두었다고 해보겠습니다.

포트폴리오 A: (평균 10% − 2%) ÷ 하방편차 4% = 2.0 포트폴리오 B: (평균 14% − 2%) ÷ 하방편차 7% = 약 1.71

평균 수익률만 보면 B 가 14% 로 더 높습니다. 그런데 소르티노 비율은 A 가 2.0 으로 B 의 1.71 보다 높습니다. A 는 손실 쪽 흔들림이 훨씬 작았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는 교과서 예시에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데이터에서도 같은 역전이 일어납니다. 2000년 1월~2026년 8월 구간에서 QQQ 의 연평균 수익률은 +8.58% 로 SPY 의 +8.32% 보다 높았지만, 목표수익률 0% 기준 소르티노 비율은 QQQ 0.55, SPY 0.83 으로 순서가 뒤집힙니다. 조금 더 벌기 위해 하방 쪽에서 훨씬 크게 흔들렸다는 뜻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AGG(미국 종합채권 ETF)를 데이터가 시작되는 2003년 9월 29일부터 계산하면 연평균 수익률은 +3.04% 에 불과했지만 하방편차가 2.69% 로 작아 소르티노 비율은 1.13 이었습니다. 셋 중 가장 적게 번 자산이 하방 위험 대비 효율로는 가장 높았습니다. 소르티노 비율이 높다는 것과 많이 벌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진술입니다.

해석 기준으로는 대체로 1 이상이면 양호, 2 이상이면 매우 양호, 3 이상이면 우수하다고들 이야기합니다. 다만 이 컷오프는 절대 기준이 아니고 출처마다 다릅니다.

오메가 비율 — 분포 전체를 보는 쪽으로

샤프 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 딱 두 숫자만 씁니다. 이것은 수익률이 정규분포일 때는 잘 통하지만, 실제 수익률은 한쪽으로 기울고(왜도) 꼬리가 두껍습니다(첨도).

오메가 비율(Omega ratio)은 2002년 콘 키팅과 윌리엄 섀드윅이 제안한 지표로, 분포의 모든 부분을 계산에 반영합니다. 먼저 임계수익률을 정한 뒤, 그 기준선 위로 얻은 이득의 총량을 기준선 아래로 발생한 손실의 총량으로 나눕니다.

오메가 비율 = 기준선 초과 이득의 총량 ÷ 기준선 미달 손실의 총량

값이 1 보다 크면 기준선을 넘길 가능성과 크기가 못 미칠 쪽보다 우세하다는 뜻이고, 1 보다 작으면 반대입니다.

우리 데이터로 기준선을 0% 에 두고 월별로 계산하면 2000년 1월~2026년 8월 SPY 의 오메가 비율은 1.58, QQQ 는 1.45 였습니다. SPY 는 플러스 달들의 합이 마이너스 달들의 합보다 1.58배 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도 연평균 수익률이 더 높았던 QQQ 가 더 낮은 점수를 받습니다.

한계는 분명합니다. 계산이 복잡하고 결과가 기준선 설정에 민감합니다. 기준선을 낮게 잡으면 대부분의 자산이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오메가 비율 몇이라고만 말하면 불완전하고, 어떤 목표수익률 기준인지를 함께 밝혀야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직접 오메가 비율을 구할 일은 드뭅니다. 다만 평균과 표준편차 두 숫자만으로 자산을 판단하지 말자는 문제의식은 기억할 만합니다.

게인 투 페인 비율 — 번 것 나누기 아픈 것

게인 투 페인 비율(Gain-to-Pain Ratio, GPR)은 트레이더 잭 슈웨거가 1989년 저서 《시장의 마법사들》에서 소개한 지표입니다. 잘 버는 펀드를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깎아내리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불만에서 출발했습니다.

정의는 아주 단순합니다. 모든 기간 수익률의 합을, 손실이 난 기간의 손실 합(절댓값)으로 나눕니다. 여러 달의 수익률을 다 더했더니 순수익이 +40% 이고 마이너스가 난 달들의 손실만 모으면 -20% 였다면, GPR = 40 ÷ 20 = 2.0 입니다.

슈웨거가 제시한 대략의 해석 기준은 GPR 1.0 이면 양호, 2.0 이면 뛰어남, 3.0 이면 우수, 4.0 이면 세계적 수준이고, 최소 3년 이상 데이터로 봐야 신뢰할 만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데이터로 월별 GPR 을 계산하면 2000년 1월~2026년 8월 SPY 는 0.58, QQQ 는 0.45 였습니다. 슈웨거의 기준으로 보면 둘 다 양호선에 한참 못 미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 기준이 원래 헤지펀드 성과를 보며 만들어졌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잡은 26년 8개월 창 안에 -50% 급 폭락이 두 번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측정 창을 짧게 잡아 상승장만 담으면 같은 자산의 GPR 도 훌쩍 올라갑니다.

계산하다 보면 재미있는 관계도 보입니다. 기준선을 0% 로 두면 오메가 비율은 GPR 보다 정확히 1 만큼 큽니다. 실제로 SPY 는 0.58 과 1.58, QQQ 는 0.45 와 1.45 로 그 관계가 성립합니다. 분자에 순수익을 쓰느냐 상승분 총량을 쓰느냐의 차이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비슷한 페인 비율(Pain Ratio)은 분모에 페인 인덱스(평균 낙폭)를 쓰는 다른 지표입니다. 둘 다 아픔 대비 수익이라는 발상은 같지만 아픔을 재는 방식이 서로 다릅니다.

하방 지표들이 함께 놓치는 것

여기까지의 지표들은 모두 평상시의 흔들림을 요약합니다. 그런데 어쩌다 한 번 오는 극단 손실은 평균에 묻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방 사례가 아주 적으면 하방편차가 비정상적으로 작아져 소르티노 비율이 과장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얌전하다가 위기 때 한 번에 무너지는 자산이 특히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떤 지표든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처럼 실제로 얼마나 오래·깊게 아팠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앞서 소르티노 비율 0.55 로 SPY 에 밀렸던 QQQ 를 예로 들면, 같은 데이터에서 QQQ 의 최대낙폭은 -82.96% 였고 저점에서 이전 고점을 되찾는 데 148.4개월이 걸렸습니다. 고점 아래에 연속으로 머문 최장 구간은 3,747거래일, 한 해의 거래일 수(약 252일)로 나누면 약 14.9년입니다. 소르티노 비율 0.55 라는 한 줄에는 이 14.9년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가 계산 결과에서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을 항상 함께 보여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쁜 순간을 숨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이 글은 어떤 자산을 사거나 팔라고 권하지 않으며, 과거 데이터로 계산한 값은 미래를 예측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르티노 비율과 샤프 비율, 무엇을 봐야 하나요?

둘 다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샤프 비율은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전체 변동성 대비 수익을, 소르티노 비율은 손실 쪽 변동성만 놓고 본 수익을 보여줍니다. 평소 잔잔하다가 가끔 폭락하는 것처럼 수익률 분포가 비대칭인 자산에서는 소르티노 비율이 더 현실적인 위험감을 줄 수 있습니다.

Q. 목표수익률(MAR)은 무엇으로 정하나요?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흔히 0%(원금 손실만 위험으로 봄), 무위험수익률, 또는 개인 목표치를 씁니다. 중요한 것은 비교하려는 대상끼리 같은 목표수익률, 같은 기간, 같은 데이터 빈도를 쓰는 것입니다. 기준이 다르면 값을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없습니다.

Q. 반분산과 최대 낙폭(MDD)은 무엇이 다른가요?

반분산은 기준 아래로 벗어난 손실들의 평균적인 크기를 재고, 최대 낙폭은 역사상 최악의 단 한 번 고점 대비 하락을 잽니다. 반분산은 평소의 하방 흔들림, 최대 낙폭은 최악의 사건을 보여주므로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Q. 오메가 비율이 높으면 무조건 좋은 자산인가요?

높을수록 목표수익을 넘길 힘이 강했다는 뜻이지만, 기준선 설정과 과거 데이터에 의존합니다. 기준선을 낮게 잡으면 대부분의 자산이 높게 나오고, 과거 성과가 미래에 반복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최대 낙폭 같은 다른 지표와 함께 봐야 하며, 특정 자산을 추천하는 근거로 쓰기에는 부족합니다.

Q. 게인 투 페인 비율과 페인 비율은 같은 건가요?

이름은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게인 투 페인 비율은 수익 합을 손실 합의 절댓값으로 나눈 값이고, 페인 비율은 분모에 페인 인덱스를 쓰는 다른 지표입니다. 아픔 대비 수익이라는 발상은 같지만 아픔의 정의가 서로 다릅니다.

Q. 하방편차가 낮으면 안전한 투자인가요?

평균적인 하락의 아픔이 작았다는 뜻일 뿐 안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얌전하다가 위기 때 한 번에 크게 무너지는 자산도 하방편차가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최대 낙폭, 손실 기간, 회복 기간 같은 최악의 순간 지표와 반드시 함께 봐야 합니다.

참고자료

#소르티노 비율#하방편차#반분산#오메가 비율#게인 투 페인#하방 위험

이 개념을 실제 데이터로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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