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인출률의 역사 — 트리니티 연구
'은퇴 자산의 4%씩 빼 쓰면 30년은 버틴다'는 말, 어디서 나왔을까요? 그 유명한 숫자의 근거가 된 것이 1998년 트리니티 연구입니다.
트리니티 연구란
트리니티 연구(Trinity Study)는 미국 트리니티 대학교의 세 교수 Philip Cooley, Carl Hubbard, Daniel Walz가 1998년 2월 AAII 저널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이들은 1926년부터 1995년까지 실제 미국 주식·채권의 수익률 데이터를 사용해, 은퇴자가 매년 자산의 일정 비율을 빼 써도 30년 동안 돈이 바닥나지 않을 확률을 계산했습니다. 3%부터 12%까지 다양한 인출률과, 주식 100%부터 채권 100%까지 여러 자산 배분을 조합해 시험했습니다.
출처: Bogleheads 'Safe withdrawal rates', AAII Journal(1998). 데이터 구간은 1926~1995년, 30년 중첩 기간을 사용했습니다.
성공을 어떻게 정의했나
이 연구에서 '성공'의 정의는 단순합니다. 30년이 끝나는 시점에 자산이 0보다 크면(즉 돈이 남아 있으면) 성공입니다.
주의할 점은, 이 정의가 '풍족하게 남았다'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1원만 남아도 성공으로 셉니다. 그래서 성공확률이 높아도, 실제로는 자산이 크게 줄어든 '아슬아슬한 성공' 사례가 섞여 있습니다. 성공확률이라는 숫자를 볼 때 이 한계를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4% 인출의 30년 성공확률
핵심 결과를 보면, 물가를 반영해 매년 인출액을 조정하는 조건에서 4% 인출의 30년 성공확률은 주식 비중이 높을수록 올라갔습니다.
대략적인 수치로, 주식·채권 50 대 50 포트폴리오는 약 95%, 주식 100% 포트폴리오는 약 98%의 성공확률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최소 75% 이상 주식을 담으면 4~5%의 물가 조정 인출이 가능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 확률은 과거 미국 데이터에 대한 백테스트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미래 수익률, 특히 은퇴 초기에 큰 폭락을 만나느냐에 따라 실제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 Bogleheads 'Safe withdrawal rates'와 다수 요약(retirementresearcher 등) 교차 확인 — 50/50 약 95%, 100% 주식 약 98%. 세부 수치는 데이터 갱신 버전마다 소폭 다릅니다.
숨겨진 위험: 최대 낙폭과 손실 기간
성공확률 95%라는 숫자만 보면 안심되지만, 그 뒤에는 견뎌야 할 낙폭이 숨어 있습니다. 주식 비중이 높을수록 성공확률은 오르지만, 그만큼 은퇴 도중 -30%, -50%의 폭락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4% 규칙은 '물가에 맞춰 인출액을 계속 올린다'는 가정입니다. 은퇴하자마자 약세장이 오면, 자산은 줄어드는데 인출은 유지되니 원금이 빠르게 깎입니다. 이것을 '수익률 순서 위험'이라 부르며, 같은 평균 수익률이라도 폭락이 앞에 오느냐 뒤에 오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성공확률은 이 위험을 평균으로 뭉갠 숫자일 뿐, 개인이 겪을 낙폭과 손실 기간을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럼 4% 규칙의 '원조'가 트리니티 연구인가요?
아닙니다. 4% 규칙을 처음 제시한 사람은 William Bengen으로, 1994년 논문이 원조입니다. 트리니티 연구(1998)는 Bengen의 결론을 더 넓은 자산 배분으로 검증하고 대중화한 후속 연구입니다. 두 연구는 자주 함께 언급되지만 발표 시점과 저자가 다릅니다.
Q. 성공확률 95%면 5%는 실패라는 뜻인가요?
네, 과거 데이터 기준으로 100번 중 약 5번은 30년 안에 자산이 바닥났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성공'도 1원만 남으면 성공으로 세므로, 성공했어도 자산이 크게 줄어든 경우가 포함됩니다. 확률이 높다고 낙폭이나 손실 기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과거 데이터 기준 결과이며,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 본 서비스는 투자 추천이 아닌 투자 이해를 위한 교육 목적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