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오일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
물가가 오르면 보통 경기가 좋다는 신호인데, 물가는 치솟는데 경기는 얼어붙는다면? 1970년대는 그 낯선 조합,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이 된 시대였습니다.
유가가 4배 뛰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미국 등에 석유 금수 조치를 취했습니다. 배럴당 약 2.90달러였던 유가는 1974년 1월 약 11.65달러로, 몇 달 만에 약 4배로 뛰었습니다.
석유는 거의 모든 산업의 원료이자 연료였기 때문에, 유가 급등은 곧바로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번졌습니다. 주유소 앞에는 기름을 사려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보통 경기가 나쁘면 물가는 내리고(수요 감소), 경기가 좋으면 물가가 오릅니다. 그런데 1970년대에는 경기 침체(stagn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이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이를 합쳐 '스태그플레이션'이라 부릅니다.
원인은 '공급 충격'이었습니다. 수요가 늘어 물가가 오른 게 아니라, 석유라는 공급이 막혀 비용이 치솟은 것입니다. 그래서 경기를 살리려 돈을 풀면 물가가 더 오르고, 물가를 잡으려 긴축하면 경기가 더 나빠지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부진할 수 있어 전통적인 분산투자 효과가 약해집니다. 물가에 강한 실물 자산이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주식 시장의 대가: 약 -48%
이 시기 주식 시장은 크게 무너졌습니다. S&P 500은 1973년 1월부터 1974년 10월까지 약 21개월에 걸쳐 약 -48% 하락했습니다. 물가까지 감안한 실질 손실은 더 컸습니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겹치니 기업 이익 전망도, 밸류에이션도 함께 눌렸습니다. 오일쇼크는 이후 각국이 에너지 안보와 물가 안정 정책을 중시하게 만든 전환점이 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태그플레이션 때는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요?
이 글은 특정 자산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주식·채권이 동반 부진할 수 있고, 원자재·금 같은 실물 자산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어느 자산도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니며, 국면별 성과는 시기마다 달랐습니다.
Q. 1973년과 1979년 오일쇼크는 다른 사건인가요?
네, 별개의 두 차례 충격입니다. 1차(1973)는 중동전쟁·OPEC 금수, 2차(1979)는 이란 혁명이 계기였습니다. 두 번 모두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을 불렀고, 1970년대 전반을 물가와의 싸움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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