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정크본드)란
'연 8%, 10% 이자를 주는 채권'이라는 말에 솔깃한 적 있나요? 그 높은 이자 뒤에 어떤 위험이 숨어 있는지, 냉정하게 들여다봅시다.
하이일드(정크본드)란 무엇인가
하이일드 채권(high-yield bond)은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에 못 미치는 채권을 말합니다. '쓰레기'라는 뜻의 정크본드(junk bond)라고도 불립니다.
구체적으로는 무디스 기준 Ba1 이하, S&P·피치 기준 BB+ 이하 등급의 채권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투자등급의 최하단인 BBB-(Baa3) 바로 아래부터가 하이일드 영역입니다.
이런 채권들은 발행 회사의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면 이자(수익률)를 더 많이 줘야 합니다. '하이일드(높은 수익률)'라는 이름 자체가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셈입니다.
높은 이자의 진짜 얼굴: 부도율
높은 이자는 공짜가 아닙니다. 등급이 낮을수록 실제로 돈을 떼일 확률(부도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무디스가 집계한 장기 데이터(1970~2006년)를 보면, 10년 누적 부도율은 투자등급 최하단인 Baa가 약 4.6%였던 반면, 그 바로 아래 투기등급인 Ba는 약 19%, B는 약 43%에 달했습니다. 한 칸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부도 위험이 급격히 커지는 것입니다.
즉 하이일드가 주는 추가 이자는 '이만큼 떼일 위험이 있으니, 그 대가로 더 주는 것'입니다. 이자만 보고 '고수익'이라 여기면, 그 이면의 손실 가능성을 놓치게 됩니다.
부도율 수치는 집계 기관·기간에 따라 다릅니다. 위 값은 무디스의 1970~2006년 issuer-weighted 10년 누적 기준이며, 시기마다 달라집니다.
위기 때 드러나는 본색: 스프레드 급등
하이일드의 위험은 평소엔 잘 안 보이다가 위기 때 폭발합니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하이일드 스프레드'로,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이 안전한 국채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냅니다.
평소엔 이 스프레드가 3~5%p 수준이지만, 위기가 오면 투자자들이 위험 채권을 급히 팔아치우며 가격이 폭락하고 스프레드가 치솟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약 20%p까지 치솟았습니다(집계에 따라 최고 22% 부근). 2020년 코로나 충격 때도 약 11%p까지 급등했다가, 중앙은행의 대규모 개입 이후 수개월 만에 내려왔습니다.
스프레드가 치솟았다는 건 그 순간 하이일드 채권 가격이 폭락해 보유자들이 큰 손실을 봤다는 뜻입니다.
스프레드 수치는 ICE BofA US High Yield OAS 기준이며 출처(FRED 등)마다 소수점 차이가 있습니다. 2008년 피크는 약 19.9~21.8%p로 집계됩니다. (출처: FRED BAMLH0A0HYM2, CFA Institute)
자주 묻는 질문
Q. 하이일드는 이자가 높으니 장기로 묻어두면 이득 아닌가요?
이자가 높은 것은 맞지만, 그 이자는 부도로 잃을 위험에 대한 보상입니다. 개별 하이일드 채권은 발행 회사가 부도나면 원금을 크게 잃을 수 있고, 위기 때는 가격이 급락합니다. 여러 종목에 분산된 하이일드 펀드라 해도 하락장에서 큰 낙폭을 겪을 수 있습니다. '높은 이자 = 안전한 고수익'이 아니라, '높은 이자 = 높은 위험'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Q. 하이일드 채권은 주식만큼 위험한가요?
성격이 다릅니다. 하이일드는 채권이라 평소엔 이자를 주며 주식보다 잔잔한 편이지만, 경제 위기 때는 주식과 함께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안전한 국채가 오히려 오를 때, 하이일드는 주식처럼 급락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안전한 채권'보다는 '주식에 가까운 위험을 가진 채권'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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