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9분 읽기

주식을 물려주거나 물려받을 때 — 증여·상속세의 공제와 평가 방법

부모님이 자녀 이름의 계좌에 돈을 넣고 그 돈으로 삼성전자를 사 두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가족끼리 주고받은 것이니 세금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법은 이것을 증여로 봅니다. 그렇다면 얼마부터 세금이 붙고, 준 주식의 값은 어느 날 가격으로 매길까요? 규칙이 생각보다 촘촘합니다.

최근 업데이트: 2026-07-22

증여와 상속은 시점이 다를 뿐이다

둘 다 대가 없이 재산을 넘기는 일입니다. 차이는 시점 하나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주면 증여, 세상을 떠나면서 남기면 상속입니다.

PwC가 정리한 한국 세제 요약은 상속세와 증여세를 하나의 법이 함께 다루며, 증여세가 상속세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자료는 세율이 지방소득세를 제외하고 10%에서 50% 범위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미 증여세를 낸 재산이 나중에 상속 재산에 포함되면 먼저 낸 증여세를 상속세에서 빼 준다는 설명도 함께 나옵니다.

그러면 무엇이 다를까요? 얼마까지 공제해 주느냐, 그리고 누가 신고하느냐입니다. 이 두 가지가 실제 부담을 가릅니다.

증여재산공제 — 10년마다 다시 채워지는 그릇

가족 사이에는 일정 금액까지 세금 없이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증여재산공제이고, 10년 단위로 합산해 계산합니다.

한도는 받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다릅니다. 배우자에게는 6억원, 성인 자녀에게는 5,000만원, 미성년 자녀에게는 2,000만원, 기타 친족에게는 1,000만원입니다. 성인이 된 자녀라면 부모로부터 10년 동안 합쳐 5,000만원까지는 증여세 없이 받을 수 있고, 10년이 지나면 한도가 다시 살아납니다. 어릴 때부터 10년 주기로 나눠 증여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입니다.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을 때 부모가 주는 돈에는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로 최대 1억원이 기본 공제와 별도로 적용되기도 합니다.

주의할 점은 이 공제가 받는 사람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준 금액을 따로 계산하지 않고, 자녀가 직계존속 전체로부터 받은 합계로 봅니다.

공제 한도는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상속·증여세 제도는 개정 논의가 이어지는 영역이므로 실제 증여 전에는 국세청 자료로 최신 한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상장주식은 하루 종가로 값을 매기지 않는다

주식을 증여할 때 가장 헷갈리는 지점은 얼마짜리를 준 것으로 볼 것인가입니다. 주가는 매일 움직이니까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장주식을 평가기준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총 4개월 동안의 매일 종가 평균으로 평가합니다. 증여한 그날의 종가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하루 종가만 쓰면 그날 우연히 폭등하거나 폭락한 값으로 세금이 왜곡될 수 있어서, 기간 평균으로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대신 부작용도 생깁니다. 증여한 뒤 2개월 동안 주가가 크게 오르면, 증여 시점에는 알 수 없었던 평가액 상승 때문에 세금이 더 나올 수 있습니다.

평가기준일이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그 전날을 기준으로 봅니다. 정확한 평가액은 증권사나 홈택스의 계산 도구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주가가 많이 빠진 시기에는 평가액도 낮게 잡힙니다. 다만 이것은 언제 증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평가 방식이 그렇게 생겼다는 제도 설명입니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알 수 없고, 4개월 평균에는 증여한 뒤의 두 달이 포함되므로 결정 시점에는 최종 평가액을 알 수도 없습니다.

그 4개월은 당일 종가와 얼마나 다를까 — 우리 데이터로 계산

규정만 읽으면 4개월 평균과 당일 종가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우리 데이터에는 삼성전자의 2000년 1월 4일 이후 일별 종가가 들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2015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의 2,696거래일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각 날짜마다 앞뒤 2개월 종가 평균을 구해 그날 종가와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당일 종가와 4개월 평균의 차이는 절댓값 기준 평균 3.29%, 중앙값 2.67%였습니다. 대체로 몇 퍼센트 안쪽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차이가 10%를 넘는 날도 65일 있었습니다. 전체의 2.4%입니다.

가장 크게 벌어진 날은 2021년 1월 11일로, 그날 종가가 4개월 평균보다 17.2% 높았습니다. 반대쪽 끝은 2020년 3월 23일로, 그날 종가가 평균보다 19.2% 낮았습니다. 시장이 급하게 움직이던 시기에 평가 방식의 차이가 커진다는 뜻이고, 그런 시기에 증여가 이뤄지면 체감 가격과 세법상 평가액이 크게 어긋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단서를 붙여야 합니다. 우리 데이터의 종가는 배당과 액면분할을 반영해 조정한 값이라 당시 신문에 실린 액면 종가와는 다릅니다. 위 비교는 같은 조정 계열 안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차이의 비율은 유효하지만, 절대 금액을 실제 신고에 그대로 쓸 수는 없습니다.

실제 평가는 거래소 최종시세가액을 기준으로 이뤄집니다. 위 계산은 평가 방식이 만들어 내는 차이의 크기를 가늠하려는 것이지 신고용 수치가 아닙니다.

세율은 10~50%, 5구간 누진

공제를 빼고도 남는 금액, 즉 과세표준에 세율을 매깁니다. 증여세와 상속세 모두 같은 5구간 누진세율을 씁니다.

1억원 이하는 10%,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는 20%에 누진공제 1,000만원,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30%에 누진공제 6,000만원,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는 40%에 누진공제 1.6억원, 30억원 초과는 50%에 누진공제 4.6억원입니다.

누진이라는 말은 전체 금액에 하나의 세율을 곱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낮은 구간에는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계산은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한 뒤 누진공제를 빼는 방식으로 간단히 합니다.

예를 들어 성인 자녀가 부모로부터 주식 1억 5,000만원어치를 증여받았다면, 공제 5,000만원을 뺀 과세표준은 1억원입니다. 여기에 10%를 적용하면 증여세는 약 1,000만원입니다. 실제로는 신고 기한 안에 자진신고하면 세액공제가 적용돼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속은 공제가 크고, 증여는 작다

세율이 같은데도 체감 부담이 다른 이유는 공제 구조에 있습니다. 아래 설명은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상속에는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처럼 규모가 큰 공제가 있어서, 배우자가 있는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유산이 10억원 안팎이어도 상속세가 0원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면 증여는 공제 한도가 훨씬 작습니다.

그래서 같은 재산이라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넘기느냐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이 글은 어떤 시점에 무엇을 증여하라고 권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평가액은 시장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그 흔들림의 방향은 미리 알 수 없습니다.

《거의 모든 것의 수익률》은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입니다. 물려받은 주식을 오래 보유했을 때의 결과를 계산기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그 결과에는 증여세도 양도세도 반영돼 있지 않습니다. 금액이 큰 증여나 상속은 규칙이 복잡하게 얽히므로 실행 전에 세무 전문가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님이 제 계좌에 돈을 넣어 주식을 사주면 증여세를 내야 하나요?

성인 자녀는 부모를 포함한 직계존속으로부터 10년 합산 5,000만원(미성년은 2,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로 세금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한도를 넘으면 초과분에 증여세가 붙습니다. 가족끼리 계좌로 넣어 준 돈도 세법상 증여로 볼 수 있으므로 금액이 크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주식을 증여하면 그날 주가로 세금을 매기나요?

아닙니다. 상장주식은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 동안의 매일 종가 평균으로 평가합니다. 우리 데이터로 삼성전자의 2015년부터 2025년까지 2,696거래일을 계산해 봤습니다. 당일 종가와 4개월 평균의 차이는 평균 3.29%였고, 10%를 넘는 날도 65일 있었습니다. 하루 종가가 아니라 기간 평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Q. 증여세와 상속세는 세율이 다른가요?

세율 구조는 10%에서 50%까지 5구간으로 같습니다. 다른 것은 공제 한도와 신고 방식입니다. 상속은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가 커서 실제 세금이 0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증여는 공제 한도가 훨씬 작습니다.

Q. 10년이 지나면 공제가 다시 생기나요?

증여재산공제는 10년 단위로 합산해 계산하므로, 마지막 증여로부터 10년이 지나면 한도가 다시 살아납니다. 다만 합산 대상과 기산 시점은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어, 여러 차례 나눠 증여할 계획이라면 기록을 남기고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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