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4분 읽기

듀레이션과 만기의 차이

만기가 똑같은 두 채권인데 금리가 오르자 한쪽만 크게 떨어진다면 이상하지 않나요? 그 답이 바로 '듀레이션'에 숨어 있습니다.

만기와 듀레이션은 다르다

많은 사람이 '만기'와 '듀레이션'을 같은 말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둘은 다릅니다.

만기(maturity)는 단순합니다. 원금을 최종적으로 돌려받는 날까지의 기간입니다. '10년 만기 채권'이라면 10년 뒤에 원금을 받습니다.

듀레이션(duration)은 조금 더 정교한 개념입니다. 채권에서 나오는 모든 현금흐름, 즉 중간중간 받는 이자와 마지막 원금을 전부 고려해, '투자금을 평균적으로 언제쯤 회수하는가'를 시간으로 가중평균한 값입니다. 그래서 듀레이션은 항상 만기보다 짧거나 같습니다.

출처: AnalystPrep(CFA), Breckinridge(Duration 101). 듀레이션은 현금흐름의 시간가중 평균 회수기간이며, 무이표채에서만 듀레이션=만기입니다.

왜 듀레이션이 만기보다 짧을까

비밀은 '중간에 받는 이자'에 있습니다.

이자를 주는 채권은 만기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중간중간 현금이 들어옵니다. 그 이자를 받는 시점들이 회수 시기를 앞으로 당기기 때문에, 평균 회수기간(듀레이션)이 만기보다 짧아집니다.

반대로 무이표채(제로쿠폰)처럼 만기에 딱 한 번만 현금이 들어오는 채권은 회수 시점이 오직 만기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만 듀레이션이 만기와 정확히 같아집니다.

정리하면, 같은 만기라도 이자를 많이 주는 채권일수록 듀레이션이 짧고, 이자가 적을수록 듀레이션이 길어집니다.

듀레이션 = 금리 민감도

듀레이션이 중요한 진짜 이유는 '금리 민감도'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근사식이 있습니다. 금리가 변할 때 채권 가격의 변동률은 대략 '듀레이션 × 금리 변화'만큼입니다. 방향은 반대입니다(금리 오르면 가격 하락).

예를 들어 수정듀레이션이 7인 채권은, 금리가 1%(100bp) 오르면 가격이 약 7% 떨어지고, 1% 내리면 약 7% 오릅니다. 듀레이션이 3인 채권이라면 같은 금리 변화에 약 3%만 움직입니다.

그래서 만기가 같아도 듀레이션이 큰 채권이 금리에 더 크게 흔들립니다. 앞의 '만기가 같은데 한쪽만 크게 떨어진'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출처: bondscanner·Ryan O'Connell CFA. 가격변동률 ≈ -(수정듀레이션)×(금리변화). 이는 작은 금리 변화에 대한 근사이며, 큰 변동에서는 오차가 커집니다.

실전에서 왜 알아둬야 할까

듀레이션을 알면 내 채권(또는 채권형 펀드)이 금리 변화에 얼마나 흔들릴지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오를 것 같아 걱정된다면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이 상대적으로 덜 흔들립니다. 반대로 금리 하락에서 큰 수익을 기대한다면 듀레이션이 긴 채권이 더 크게 반응합니다. 채권형 펀드도 '평균 듀레이션'을 공시하므로, 그 숫자로 금리 민감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근사식은 작은 금리 변화에 잘 맞고, 금리가 크게 움직이면 오차(볼록성 효과)가 생깁니다.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대략적인 민감도 감각'을 잡는 도구로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듀레이션이 크면 무조건 나쁜 건가요?

아닙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에 얼마나 민감한가'의 문제입니다. 듀레이션이 크면 금리가 오를 때 더 크게 떨어지지만, 금리가 내릴 때는 더 크게 오릅니다. 금리 방향에 대한 내 견해와 견딜 수 있는 변동성에 따라 적절한 듀레이션이 달라집니다.

Q. 듀레이션 근사식은 항상 정확한가요?

작은 금리 변화에서는 꽤 잘 맞지만, 금리가 크게 움직이면 오차가 생깁니다. 실제 채권 가격과 금리의 관계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볼록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격변동률 ≈ 듀레이션×금리변화'는 정확한 계산이 아니라 대략적인 감을 잡는 근사로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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