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과 인과의 혼동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리는 날에 물놀이 사고도 늘어난다면, 아이스크림이 사고의 원인일까요? 두 지표가 나란히 움직이는 것과 한쪽이 원인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상관은 인과가 아니다
통계학에는 아주 유명한 문장이 있습니다. '상관은 인과를 의미하지 않는다(Correlation does not imply causation).'
두 변수가 함께 오르내린다는 관찰만으로 '한쪽이 다른 쪽의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 오류입니다. 이런 실수를 '의심스러운 원인(questionable cause)' 오류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물놀이 사고 건수는 실제로 함께 늘어납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사고를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둘 다 '더운 날씨'라는 공통 원인에 따라 같이 움직일 뿐입니다.
함께 움직이는 것(상관)과 한쪽이 원인인 것(인과)은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숨은 제3의 변수: 교란변수
위 아이스크림 사례에서 진짜 원인이었던 '더운 날씨'처럼, 두 변수 모두에 영향을 주면서 겉으로는 둘 사이에 관계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요인을 교란변수(confounding variable)라고 합니다.
교란변수를 놓치면 아무 관계없는 두 지표가 마치 인과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통계에서는 '이 관계 뒤에 숨은 제3의 변수가 없는가?'를 늘 먼저 의심합니다.
같은 함정이 투자에도 있습니다. 예컨대 어떤 경제 지표와 주가가 함께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경기 전반'이나 '금리' 같은 공통 배경이 둘 다를 움직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방향이 반대일 수도 있다: 역인과
설령 A와 B 사이에 진짜 인과가 있더라도, 방향을 거꾸로 짚는 실수가 있습니다. 이를 역인과(reverse causation)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 시간이 길수록 시험 점수가 높다'는 상관을 보고 공부가 점수를 올린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점수가 잘 나오는 학생이 동기부여를 받아 더 오래 공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즉 어느 쪽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데이터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두 지표에 상관이 보일 때는 최소한 세 가지 설명이 있습니다. (1) 정말 A가 B의 원인이다, (2) 반대로 B가 A의 원인이다(역인과), (3) 제3의 변수가 둘 다를 움직이거나 그냥 우연이다.
투자에서 조심할 점
'이 지표가 오르면 주가도 오른다더라' 같은 말은 대개 상관을 인과로 착각한 것입니다. 과거에 두 값이 함께 움직였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한쪽이 다른 쪽을 끌어올린다는 보장이 되지 못합니다.
특히 데이터가 많을수록 우연히 함께 움직인 지표 쌍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다음 편 '허위 상관' 참고). 그래서 어떤 상관을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려 하기 전에, 교란변수·역인과·우연의 가능성을 먼저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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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상관계수가 아주 높으면 인과라고 봐도 되나요?
아닙니다. 상관계수가 0.9처럼 매우 높아도 인과의 증거는 되지 못합니다. 니콜라스 케이지 출연 영화 수와 수영장 익사자 수처럼, 아무 관계없는 두 값도 우연히 높은 상관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인과를 확인하려면 교란변수 통제, 실험, 메커니즘 설명 등 별도의 근거가 필요합니다.
Q. 그럼 상관관계는 쓸모가 없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관은 '더 파고들 만한 후보'를 찾아주는 좋은 출발점입니다. 다만 상관을 발견하면 곧바로 인과로 결론짓지 말고, 왜 함께 움직이는지(공통 원인은 없는지, 방향은 맞는지)를 검증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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