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외라는 착각 — 과잉 확신이 계좌에 남기는 자국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의 한 대형 할인증권사에 있던 66,465가구의 계좌 기록이 통째로 연구자들에게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브래드 배버와 테런스 오딘은 그 기록에서 '누가 좋은 종목을 골랐나'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자주 사고팔았나'를 봤습니다. 거기서 나온 숫자가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최근 업데이트: 2026-07-20
실제로 있었던 일 — 거래가 잦을수록 성적이 낮았다
배버와 오딘의 2000년 논문 「Trading Is Hazardous to Your Wealth」는 그 기록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가장 활발하게 거래한 그룹은 연평균 약 11.4%를 벌었고, 같은 기간 시장 지수는 약 17.9%였습니다. 차이는 약 6.5%p 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다음입니다. 이 가구들이 고른 종목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평균 가구의 총수익률은 18.7%로 시장의 17.9%보다 오히려 높았습니다. 그런데 매매 수수료와 매수·매도 호가 차이를 빼고 난 순수익률은 16.4%로 시장에 못 미쳤습니다.
즉 성적을 갈라놓은 것은 종목 선택 실력이 아니라 거래 횟수였습니다. 한 번의 매매에 붙는 비용은 작아 보여도 1년에 수십 번 쌓이면 수익률에 자국을 남깁니다. 연구자들은 이 과도한 거래의 원인을 과잉 확신으로 봤습니다.
같은 연구팀의 2001년 후속 논문 「Boys Will Be Boys」는 35,000가구 이상을 1991년 2월부터 1997년 1월까지 분석했습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약 45% 더 자주 거래했는데, 거래로 인한 순수익률 감소는 남성이 연 2.65%p, 여성이 연 1.72%p 였습니다. 차이는 연 0.93%p 입니다. 더 자주 눌렀고, 그만큼 더 냈습니다.
위 수치는 특정 표본(1990년대 미국 개인 계좌)의 실증 결과입니다. 미래 수익을 보장하는 값이 아니라, 잦은 거래가 비용을 통해 수익을 깎는다는 경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하면 됩니다.
과잉 확신 — 거의 모두가 자신을 평균 위에 놓는다
과잉 확신 편향은 자신의 지식과 예측 정확도, 실력을 실제보다 부풀려 믿는 습관입니다. 확신이 강할수록 위험은 과소평가하고 기대 수익은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운전 실력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운전자의 약 90%가 자신을 평균 이상이라고 답했습니다. 정의상 평균 이상은 절반뿐이므로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응답입니다. 이것을 평균 이상 효과라고 부릅니다.
예측 정확도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사람들에게 '90% 확신하는 범위'를 물으면, 실제로 그 범위 안에 정답이 들어가는 비율은 절반 정도에 그칩니다. 우리는 자기 지식이 실제보다 정확하다고 믿습니다.
이 편향은 초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식이 늘수록 '나는 안다'는 느낌이 커지는데, 실제 예측 정확도는 그만큼 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잉 확신을 구성하는 세 개의 부품
과잉 확신은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여러 편향이 맞물린 구조입니다. 자주 언급되는 부품이 셋입니다.
첫째는 낙관 편향입니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확률은 실제보다 높게, 나쁜 일이 일어날 확률은 낮게 추정하는 성향입니다. '남들은 고점에 물릴지 몰라도 나는 잘 빠져나올 것'이라는 문장이 전형입니다. 그 결과 비상금 없이 전부 투자하거나, 감당 못 할 레버리지를 쓰거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지 않게 됩니다. 낙관 자체는 삶의 동력이라 없앨 필요가 없지만, 돈 문제에서는 '이 자산은 한때 -50%까지 갔었다'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이고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는 통제 착각입니다. 심리학자 엘런 랭거가 1975년에 체계적으로 밝힌 현상으로, 실제로는 통제할 수 없는 우연한 결과에 자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과대평가하는 성향입니다. 랭거의 실험에서 복권을 직접 고른 사람들은 무작위로 배정받은 사람들보다 그 복권을 훨씬 비싸게 되팔려 했습니다. 당첨 확률은 완전히 같았는데도 '내가 골랐다'는 사실 하나가 값을 바꿨습니다.
차트를 오래 보고 뉴스를 많이 읽고 자주 매매하면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노력과 통제력은 다릅니다. 단기 시장 움직임의 상당 부분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습니다.
셋째는 자기귀인 편향입니다. 좋은 결과는 자기 능력 덕으로, 나쁜 결과는 운이나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는 성향입니다. 상승장에서 산 종목이 오르면 사실은 시장 전체가 오른 덕인데도 내 실력으로 기억합니다. 이런 기억이 쌓이면 매매 빈도와 베팅 규모가 커집니다.
더닝-크루거 — 그리고 그 결론에 대한 반론까지
1999년 코넬대의 저스틴 크루거와 데이비드 더닝은 유머·문법·논리 시험을 치른 참가자들에게 자기 성적을 예상하게 했습니다. 하위 25% 참가자들이 자기 실력을 가장 크게 부풀려 평가했고, 실력이 높을수록 자기 평가가 정확했습니다.
핵심은 이중 부담입니다. 어떤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챌 판단력도 함께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처음 배울 때는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조차 보이지 않으니, 눈앞의 작은 성공이 실력의 전부처럼 느껴집니다.
다만 이 결론에는 반론도 있습니다. 이후 일부 연구자들은 이 곡선의 상당 부분이 평균으로의 회귀나 자기상관 같은 통계적 착시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고, 그 요인을 통제하면 효과가 약해지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사라진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잘 모를수록 무조건 자신감이 크다'고 단정하기보다, 초보 구간의 과신을 경계하라는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투자에서 이 구조가 위험해지는 지점은 분명합니다. 상승장 초입에 시작하면 무엇을 사도 수익이 나기 쉬운데, 그 수익을 시장이 아니라 자기 실력으로 해석할 때입니다. 그러면 한 종목에 몰아넣거나 빚을 내는 선택으로 이어지고, 시장이 꺾일 때 실력으로 번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손실과 함께 드러납니다.
'가만히 있기'의 값을 우리 데이터로 세어 보면
잦은 거래가 비용을 만든다면 반대편은 어떨까요. 우리 가격 데이터로 SPY 를 상장 초기부터 그대로 들고 있었을 경우를 계산해 봤습니다.
배당 재투자를 반영한 조정 종가 기준으로 1993-01-29 부터 2026-08-31 까지 총수익은 +3,081.1%, 연평균은 +10.85% 입니다. 33.6년 동안 매매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값입니다.
그런데 이 결과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같은 기간 SPY 의 최대 낙폭은 -55.2% 였습니다. 그리고 구간을 잘라 보면 2000-01-03 부터 2009-12-31 까지의 10년 총수익은 -8.7%, 연평균 -0.91% 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언제나 이기는 전략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10년 내내 마이너스인 구간을 통과해야 저 연평균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숫자를 '가만히 있으면 된다'로 읽는 것도 과잉 확신의 다른 얼굴입니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자신이 어느 정도의 낙폭과 몇 년의 손실 구간까지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하는 일입니다.
과신을 줄이는 세 가지 장치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줄이는 장치는 만들 수 있습니다.
첫째, 예측을 기록합니다. '이 자산은 오를 것 같다'고 느꼈을 때 이유와 날짜, 그리고 틀렸다고 인정할 조건을 미리 적어 둡니다. 나중에 결과와 대조하면 좋은 판단이었는데 운이 나빴던 것과 나쁜 판단이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자기귀인 편향으로 왜곡된 기억 대신 기록으로 배우는 방법입니다.
둘째, 거래 횟수 자체를 제한합니다. 매매를 줄이면 비용도 줄고 충동적 판단도 줄어듭니다. 배버와 오딘의 연구가 남긴 가장 실용적인 교훈이 이것입니다.
셋째,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눕니다. 시장의 방향은 통제할 수 없지만 저축률, 자산 배분, 비용, 투자 기간, 확인 빈도는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수익률은 반드시 시장 지수와 비교해야 합니다. 시장이 30% 올랐는데 내가 20% 벌었다면 그것은 실력의 증거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잘 안 될 때 얼마나 아플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가장 값싼 안전장치입니다. 이 사이트는 글쓴이가 직접 운영하며, 수익률과 함께 최대 낙폭·손실 기간·수수료·환율 효과를 숨기지 않고 보여줍니다. 특정 종목을 추천하지 않고 미래 가격도 예측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주 거래하면 무조건 손해인가요?
무조건은 아니지만, 배버와 오딘의 표본에서는 자주 거래한 그룹의 평균 성과가 더 낮았습니다. 같은 논문에서 평균 가구의 총수익률은 시장보다 높았는데 비용을 뺀 순수익률은 시장보다 낮았습니다. 즉 문제는 종목이 아니라 비용이 쌓이는 속도였습니다.
Q. 과잉 확신은 초보자만의 문제인가요?
아닙니다. 경험이 많은 투자자에게도 강하게 나타납니다. 지식이 늘수록 '나는 안다'는 느낌이 커지는데 실제 예측 정확도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균 이상 효과는 초보와 전문가를 가리지 않고 관찰됩니다.
Q. 낙관 편향과 과잉 확신은 어떻게 다른가요?
낙관 편향은 미래의 결과를 좋게 예상하는 것이고, 과잉 확신은 내 판단과 지식의 정확도를 과대평가하는 것입니다. 둘은 자주 함께 나타납니다. 미래를 낙관하면서 자기 능력까지 과신하면 위험을 이중으로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Q. 그럼 노력하는 게 의미 없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노력의 방향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단기 가격을 맞히려는 노력은 통제할 수 없는 대상을 향하지만, 저축률·분산·비용 절감·투자 기간처럼 통제 가능한 영역에 쏟는 노력은 장기 성과에 실제로 차이를 만듭니다.
Q. 더닝-크루거 효과는 확실히 증명된 사실인가요?
정의와 초기 실험은 널리 인용되지만, 이후 일부 연구자들은 이 곡선의 상당 부분이 평균으로의 회귀나 자기상관 같은 통계적 착시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습니다. 통제하면 효과가 약해지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사라진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단정하기보다 초보 구간의 과신을 경계하라는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자료
- Trading Is Hazardous to Your Wealth (Journal of Finance, 2000) — Barber & Odean / UC Berkeley Haas
- Boys Will Be Boys: Gender, Overconfidence, and Common Stock Investment (QJE, 2001) — Barber & Odean / UC Berkeley Haas
- Investing Basics — FIN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