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효과5분 읽기

고정환율 vs 변동환율 — 환율 제도의 종류

어떤 나라는 환율이 하루에도 출렁이는데, 어떤 나라는 몇 년째 '1달러=고정값'으로 붙어 있습니다. 같은 '환율'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요? 그 차이를 만드는 게 바로 '환율 제도'입니다.

환율을 '누가 정하느냐'가 제도의 핵심

환율 제도는 크게 두 극단 사이의 스펙트럼입니다.

한쪽 끝은 '고정환율(fixed/peg)'입니다. 정부나 중앙은행이 '우리 돈은 1달러=OO'라고 값을 정해두고, 그 값을 지키려고 외환을 사고팝니다. 홍콩 달러가 미국 달러에 붙어 있는 '통화위원회(currency board)'가 강한 형태의 예입니다.

반대쪽 끝은 '변동환율(floating)'입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이 자유롭게 오르내립니다. 정부가 원칙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독립 변동'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대부분의 나라는 이 둘의 중간 어딘가에 있습니다. 한국은 시장에서 환율이 정해지되, 급변할 때 당국이 '미세조정(스무딩)'을 하는 '관리변동'에 가깝습니다.

출처: IMF 'Exchange Rate Regimes: Fix or Float' (Finance & Development). IMF는 실제로는 8단계로 더 잘게 분류합니다.

IMF의 8가지 분류 — 유연성의 사다리

IMF는 환율 제도를 유연성이 낮은 순서대로 대략 이렇게 나눕니다.

① 별도 법정통화 없음(달러 등을 그대로 사용) ② 통화위원회 ③ 전통적 페그 ④ 밴드 내 페그 ⑤ 크롤링 페그(정해진 속도로 조금씩 조정) ⑥ 크롤링 밴드 ⑦ 관리변동(사전에 정한 경로 없음) ⑧ 독립 변동.

위로 갈수록 '값을 묶어둔' 고정에 가깝고, 아래로 갈수록 '시장에 맡긴' 변동에 가깝습니다. 크게 묶으면 하드페그·소프트페그·변동, 세 그룹입니다.

최근에는 완전히 '독립 변동'인 나라보다 어느 정도 '관리'하는 나라가 더 많다는 것이 관찰됩니다.

출처: IMF Working Paper 09/211 'Revised System for the Classification of Exchange Rate Arrangements'.

각 제도의 장점과 '숨은 대가'

고정환율의 장점은 '예측 가능성'입니다. 환율이 안정되면 무역·투자 계획을 세우기 쉽고, 수입 물가도 안정됩니다.

하지만 대가가 있습니다. 환율을 지키려면 중앙은행이 금리 정책의 자유를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합니다. 또 시장이 '저 페그는 못 버틴다'고 판단해 투기 공격을 하면, 외환보유액이 바닥나며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태국이 바트화 페그를 포기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변동환율의 장점은 '충격 흡수'입니다. 위기가 오면 환율이 스스로 조정되며 경제의 완충장치 역할을 합니다. 대신 환율 변동성이 커져서, 해외 투자를 하는 사람에게는 '환율 위험'이 늘 따라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불가능한 삼위일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① 고정환율 ② 자유로운 자본 이동 ③ 독립적인 통화정책,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국제금융의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환율을 고정하고 돈이 자유롭게 오가게 하려면, 금리를 내 마음대로 정하는 자유는 포기해야 합니다. 환율 제도 선택이 왜 '트레이드오프'인지 보여주는 개념입니다.

Q. 한국은 고정환율인가요, 변동환율인가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유변동환율제로 이행했습니다. 원칙적으로 시장에서 환율이 정해지지만, 급격한 쏠림이 있을 때 당국이 변동성을 줄이는 개입(스무딩)을 하는 '관리변동'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원달러 환율은 매일 오르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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