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CPI 0.3%, 컨센서스보다 한 칸 위에 찍힌 숫자
한국 시간 9월 11일(금) 밤 9시 30분,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습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 항목 | 실제 | 시장 예상 | 직전(7월) |
|---|---|---|---|
| 헤드라인 CPI 전년동월비 | +3.4% | +3.4% | — |
| 헤드라인 CPI 전월비(계절조정) | +0.4% | +0.4% | +0.1% |
| 근원 CPI 전월비(계절조정) | +0.3% | +0.2% | +0.2% |
한 줄 요약: 헤드라인은 예상과 똑같았고, 서프라이즈는 오직 한 칸, 근원 CPI 전월비 +0.1%포인트에 있었습니다.
근원 CPI(core CPI)는 식품과 에너지를 뺀 물가입니다. 기름값과 채소값은 날씨·전쟁·감산에 따라 한 달 만에도 크게 출렁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물가의 진짜 체온"을 보려고 이 둘을 빼고 다시 잽니다.
그래서 헤드라인이 예상과 같아도 근원이 어긋나면 시장은 그쪽을 훨씬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 8월 CPI 발표치와 예상치를 항목별로 나란히 놓은 그림입니다. 헤드라인 두 항목은 예상과 같은 높이이고, 근원 전월비만 예상선 위로 0.1%포인트 올라와 있습니다.

헤드라인 3.4%와 근원 0.3%가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이유
헤드라인 전년동월비 3.4%는 "작년 8월보다 물가가 3.4% 높다"는 뜻입니다. 12개월치를 한꺼번에 담은 값이라, 그사이 어느 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뭉개집니다.
반면 근원 전월비 0.3%는 "지난 한 달 동안 물가가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가"를 잽니다.
전자는 온도계의 누적 눈금이고, 후자는 지금 이 순간의 상승 속도입니다. 중앙은행이 더 신경 쓰는 쪽은 후자입니다 — 지나간 열두 달의 합계는 통화정책으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근원 전월비 0.3%가 열두 달 이어지면 연율로는 몇 퍼센트가 될까요.
1.003을 12번 곱하면 1.0366, 즉 연 3.66%입니다.
예상대로 0.2%였다면 1.002의 12제곱은 1.0243, 연 2.43%입니다.
한 달치로는 0.1%포인트 차이지만, 이 속도가 1년 유지된다고 가정하면연 2.43%와 연 3.66%로 벌어집니다.
미국 연준의 물가 목표는 2%입니다. 2.43%는 목표에서 0.43%포인트 떨어진 눈감아 줄 만한 거리이고, 3.66%는 목표의 거의 두 배입니다.
한 달치가 그대로 1년 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정책을 정하는 사람들도, 채권을 사고파는 사람들도 이 계산을 해보고 나서 다음 행동을 정합니다.
에너지가 끌어올린 부분과 아직 들어오지 않은 부분
8월 헤드라인이 전월비 +0.4%로 튄 데에는 에너지 기여가 컸습니다.
9월 8일 중동에서 군사 충돌이 벌어진 뒤 국제 유가는 한 주 만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9.30%, 브렌트유가 +8.45% 올랐습니다. 이건 9월 이야기라 8월 CPI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발표 하루 전인 9월 10일 나온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월비 +5.4%였고, 그중 경유가 한 달 새 +24.1% 뛰었습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앞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장에서 나가는 가격이 먼저 오르고, 그게 유통을 거쳐 몇 주 뒤 소비자 가격표에 붙기 때문입니다.
즉 아직 CPI에 들어오지 않은 물가 압력이 이번 근원 서프라이즈 위에 얹혀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 데이터로 직접 계산해 본 미국 물가
이 사이트가 보관하는 미국 CPI 계절조정 지수(FRED CPIAUCSL)로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8월 지수 334.131을 7월 332.813으로 나누면 1.00396, 즉 전월비 +0.40%로 발표치와 일치합니다.
같은 지수로 전년동월비를 구하면 +3.71%가 나오는데, BLS 공식 수치 3.4%와는 다릅니다.왜 다른지를 밝혀 두겠습니다.공식 전년동월비는 계절조정을 하지 않은 원지수로 계산하고, 우리가 쓴 지수는 계절조정을 거친 것입니다.
계절조정은 "여름엔 원래 항공권이 비싸다" 같은 매년 반복되는 패턴을 걷어내는 작업이라 같은 물가를 재도 값이 조금 달라집니다.
이 지수로 흐름만 보면 2026년 5월 +4.27%였던 연간 상승률이 7월 +3.54%까지 내려왔다가 8월 +3.71%로 되돌아섰습니다.
4.975%는 2023년 10월 19일 이후 처음 보는 자리입니다
발표 당일 가장 크게 움직인 건 주식이 아니라 채권이었습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TNX)는 9월 11일 4.975%로 마감했고, 이 사이트 보관 시세로 직접 세어 봤습니다.
- 2026년 9월 11일 기준 최근 2년(502거래일) 중가장 높은 종가입니다.
- 이 수준(4.975% 이상)으로 마감한 마지막 날은2023년 10월 19일(4.988%), 약 2년 11개월 전입니다.
- 같은 2년의 최저 종가는 2024년 9월 16일 3.621%로, 거기서135.4bp올라온 자리입니다(bp는 0.01%포인트, 135.4bp면 1.354%포인트입니다).
9월 8일 종가 4.806%에서 9월 11일 4.975%까지, 3거래일 동안+16.9bp올랐습니다.
2026년 9월 11일까지의 최근 2년에서 3거래일 구간 502개를 전부 만들어 크기순으로 세워 보니 이번 움직임은14번째(상위 2.8%), 즉 그 2년 동안 사흘 만에 이만큼 튄 적은 열세 번뿐이었습니다.
▲ 미 10년물 금리의 최근 2년 추이입니다. 2024년 9월 16일 3.621%의 저점과 2026년 9월 11일 4.975%의 고점이 양 끝에 찍혀 있고, 마지막 사흘 구간이 유난히 가파릅니다.

2년물이 더 빨리 올랐습니다 — 스프레드 0.41에서 0.33으로
10년물만 보면 이번 상승이 "장기 금리가 올랐다"로만 읽힙니다. 만기가 짧은 국채를 같이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에서 2년물을 뺀 값을 장단기 금리차(스프레드)라고 부릅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준이 같은 날짜 기준으로 공표하는 공식 시리즈(T10Y2Y)가 있어, 만기별 금리를 따로 빼다 생기는 기준일 어긋남 없이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 9월 8일: 0.41%포인트
- 9월 9일: 0.40%포인트
- 9월 10일: 0.39%포인트
- 9월 11일:0.33%포인트
사흘 사이 8bp 좁혀졌습니다. 10년물이 그 사흘 동안 16.9bp 올랐는데 스프레드가 8bp 줄었다는 건2년물이 10년물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뜻입니다.
만기가 짧은 국채 금리는 "앞으로 1~2년 안에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어떻게 할 것 같은가"를 거의 그대로 반영합니다. 2년 뒤면 돈을 돌려받으니 그 사이의 정책금리 경로 말고는 반영할 것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10년물에는 장기 성장률·물가 기대·국채 발행량이 섞여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짧은 쪽이 더 빨리 올랐다는 건 시장이 이번 CPI를 "먼 미래의 물가 문제"가 아니라"당장 다음 회의의 정책 문제"로 읽었다는 신호입니다. 실제로 2년물 금리는 9월 8일 4.39%에서 9월 10일 4.56%로 이틀 만에 17bp 올랐고, 같은 이틀 10년물은 15bp 올랐습니다.
2026년 9월 11일까지의 최근 1년(251거래일) 동안 이 값이 0.33%포인트보다 좁았던 날은9일, 전체의 3.6%뿐이었습니다. 그 1년 중 가장 평평한 축에 속하는 자리입니다.
▲ 미 국채 10년-2년 스프레드의 2025년 9월~2026년 9월 흐름과 9월 8~11일 확대 구간입니다. 지금 값이 1년치 분포의 아래쪽 끝에 있고, 마지막 하루에 0.39에서 0.33으로 내려앉았습니다.

170bp를 내린 뒤 방향을 되돌린다는 것의 무게
지금 국면이 왜 이례적인지는 정책금리 경로를 펼쳐 보면 분명해집니다. 연준의 실효 기준금리(FRED DFF) 월평균으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 2024년 8월:5.33%— 인상 사이클의 꼭대기
- 2024년 9월부터 인하 개시
- 2026년 5월 이후:3.63%에서 횡보
5.33%에서 3.63%까지-1.70%포인트(170bp), 약 21개월이 걸렸습니다. 2026년 9월 현재 정책금리 목표 범위는 3.50~3.75%이고 실효금리 3.63%는 그 한가운데입니다.
마지막 인상은 2023년 7월이었습니다. 9월 회의에서 인상이 결정된다면2023년 7월 이후 약 38개월 만의 첫 인상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금리가 오른다"가 아니라"방향이 뒤집힌다"는 부분입니다. 내리던 중앙은행이 잠시 멈추는 것(동결)은 "조금 더 기다리자"이지만, 올리기 시작하는 것은"우리가 방향을 잘못 잡았다"에 가깝습니다.
지난 2년간 많은 계획의 전제가 "앞으로 금리는 내려간다"였습니다. 장기채·리츠·고배당주처럼 금리가 내려갈 때 유리한 자산의 비중을 늘린 포트폴리오가 그렇습니다.
그 전제가 흔들리면 자산 가격은 개별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다시 매겨집니다. 이번 주 채권시장이 먼저 움직인 것이 그 재계산의 시작입니다.
인상 확률 61%와 87% 사이에서 무엇을 읽어야 합니까
발표 직후 "9월 인상 확률"이라는 숫자가 매체에 실렸습니다.출처마다 값이 꽤 다릅니다.
- CME 페드워치(FedWatch, 시카고상품거래소가 금리 선물 가격으로 환산하는 확률): 약87%
- 예측시장 칼시(Kalshi):61%
- 여러 예측시장을 합산한 집계:81.3%
- CPI 발표 직후 일부 보도가 인용한 값:69%
가장 낮은 값과 가장 높은 값이 26%포인트 벌어져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는 금리 선물 가격을 확률로 바꾼 값이고, 칼시 같은 예측시장은 사람들이 "예/아니오"에 직접 돈을 거는 시장의 호가입니다. 근거가 되는 시장이 다르고, 값이 분 단위로 움직이는 국면이라 조회 시각으로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은 하나의 값으로 확정하지 않고출처에 따라 61~87%로 엇갈린다고 적습니다.
이 숫자들은예언이 아니라 2026년 9월 11일 시장이 매긴 값입니다. 확률 87%는 "87% 확률로 오른다"는 사실 진술이 아니라 "그 시장에서 그 결과에 걸린 돈의 비율이 그렇다"는 뜻입니다.
블랙아웃 기간이라 연준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움직이는 동안 정작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연준에는블랙아웃(blackout), 즉 FOMC 회의 전 일정 기간 위원들이 통화정책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하지 않는 관행이 있습니다. 이번은 9월 5일부터 17일까지라, 8월 PPI(9월 10일)와 8월 CPI(9월 11일)가 연달아 나온 그 주 내내 연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됩니다. 평소라면 지표가 나온 뒤 위원 몇 명이 나와 "일시적이다" 또는 "우려스럽다"고 방향을 잡아 주는데, 블랙아웃 기간에는 그 가이드가 없습니다.
다음 소식은 9월 15~16일 FOMC 회의 결과 발표에서 나옵니다. 이번 회의는경제전망요약(SEP)과 점도표(dot plot)가 함께 나오는 회의입니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 각자가 생각하는 적정 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놓은 표입니다. 누가 찍었는지는 밝히지 않으므로, 시장은 점들이 어느 높이에 모여 있는지로 위원들의 생각을 읽습니다.
연준 의장은 2026년 5월 취임한 케빈 워시(Kevin Warsh)입니다.
주담대 6.76%, 전세 2억, 달러 1만 — 세 개의 계산기
이 숫자들을 지갑 크기로 옮겨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 6.76%
미국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FRED MORTGAGE30US)는 9월 10일 기준6.76%로, 1년 전 2025년 9월 11일 6.35%에서41bp올랐습니다. 30만 달러를 30년 고정으로 빌린 사람의 월 상환액은 1,866.71달러에서 1,947.79달러로월 81.08달러늘어납니다.
여기가 "중앙은행 금리 → 시장 금리 → 생활비"로 이어지는 경로입니다. 10년물이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따라 오르고, 집을 사려던 사람이 미루고, 그게 소비와 물가로 돌아옵니다.
둘째, 전세자금대출 2억원(변동금리)
전세자금대출 2억원을 변동금리로 쓴다고 해보겠습니다. 국내 시장금리가 미 연준 인상 폭(0.25%포인트)만큼 그대로 따라 오른다고 가정하면 연 이자는 50만원,월 이자는 약 41,667원늘어납니다.
커피 열 잔 값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건 한 번의 0.25%포인트 가정일 뿐입니다. 미국은 21개월 동안 170bp를 움직였고, 같은 폭이 한국에 그대로 왔다고 가정하면 2억원에 연 340만원, 월 28만 3천원 남짓한 차이가 됩니다.
다만한국은행이 미 연준 결정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한국은 국내 물가·가계부채·부동산을 함께 보고 따로 결정하며, 위 계산은 가정 위에 세운 숫자이지 예정된 일이 아닙니다.
셋째, 달러 1만 달러를 들고 있었다면
원달러는 9월 10일 1,339.17원에서 9월 11일 1,348.17원으로 하루 만에 9원,+0.67%올랐습니다(원화 약세). 1만 달러를 들고 있었다면 그 하루에만 평가액이9만원늘어난 셈입니다.
기간을 늘리면 이야기가 정반대가 됩니다. 2025년 말 종가는 1,437.91원이었고 지금은 1,348.17원이니 올해 들어-6.24%, 원화가 오히려 강해졌습니다.
같은 1만 달러를 2026년 초부터 들고 있었다면 환율 때문에만89만 7,400원이 줄어 있는 상태입니다.
하루로 보면 +9만원, 2026년으로 보면 -89만 7,400원.같은 자산인데 어느 기간을 보느냐에 따라 부호가 반대라는 것이 환율 이야기에서 가장 자주 생략되는 부분입니다.
참고로 9월 10일의 1,339.17원은 2026년 들어 가장 낮은 종가였고, 그해 고점은 6월 8일 1,554.48원이었습니다.
▲ 같은 1만 달러를 기간별로 나란히 놓은 그림입니다. 왼쪽은 9월 10~11일 하루(+9만원), 오른쪽은 2025년 말부터 지금까지(-89만 7,400원)로 막대 방향이 서로 반대입니다.
한국 장은 CPI가 나오기 여섯 시간 전에 마감했습니다
CPI는 한국 시간 9월 11일 밤 9시 30분에 나왔는데, 한국 증시는 그날 오전 9시에 열려 오후 3시 30분에 닫습니다. 즉한국 장이 마감하고 여섯 시간이 지난 뒤에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날 코스피 -1.76%, 코스닥 -1.95%는 CPI 결과를 보고 내린 것이 아니라발표를 앞둔 경계감과 전날 유가·금리 상승을 먼저 반영한 것입니다.
이 패턴은 미국 지표가 있는 주마다 반복됩니다. 한국 시장은 발표를 앞두고 미리 움직이고, 발표 뒤 반응은 다음 거래일 아침으로 넘어가 같은 날 방향이 반대로 나오는 일이 잦습니다.
이번에도 한국이 -1.76%로 마감한 그날, 발표 뒤 열린 미국 증시에서 S&P500은 +0.86%로 올랐습니다.
다만 "한국 장 하락은 과민반응"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합니다. 발표 전에 내린 이유와 발표 후에 오른 이유는 서로 다른 정보 위에 있어서, 같은 하루라는 이유로 하나의 인과로 묶으면 틀리기 쉽습니다.
6,909.9는 9,114.50에서 24.19% 내려온 자리입니다
9월 11일 코스피는 6,909.9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등락률 -1.76%만 보면 "조정 하루"로 읽히지만 위치를 같이 봐야 합니다.
코스피 사상 최고 종가는2026년 6월 22일 9,114.50이고, 2026년 6월 22일부터 2026년 9월 11일까지로 보면 지금은 그 고점 대비-24.19%자리입니다.
고점 대비 낙폭 -24.19%를 되돌리려면 본전까지+31.90%가 필요합니다. 24.19%가 아니라 31.90%인 이유는 줄어든 원금에 다시 비율을 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100이 75.81로 줄면, 75.81이 100이 되는 데 필요한 상승률은 31.90%입니다.
참고로 2026년 한 해 안에서 잰 최대 낙폭은 이보다 깊은 -38.63%(7월 30일 저점)였고, 지금은 그 저점에서 올라온 자리입니다.
다만 방향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데이터로 다른 기간도 세어 봤습니다.
- 2026년 들어 코스피가 하루에 -1.76%보다 크게 내린 날은37일있었습니다. 이번 하락은 올해 안에서 이례적인 크기가 아닙니다.
- 2026년 171거래일 중 코스피가7,000 이상으로 마감한 날은 50일입니다. 9월 9일에 잠깐 되찾았다가 이틀 만에 다시 내려온 것입니다.
- 그런데 2025년 말 종가 4,214.2와 비교하면 지금 6,909.9는 올해 들어+63.97%입니다.
고점 대비로는 -24.19%, 연초 대비로는 +63.97%.둘 다 같은 날의 같은 지수입니다. 어느 쪽 하나만 떼어 놓고 쓰면 그 글은 사실이지만 정직하지는 않습니다.
코스닥은 9월 11일 종가 820.64로 하루 -1.95%였는데, 이 지수의 사상 최고 종가는2000년 3월 10일 2,834.4이고 2000년 3월 10일부터 2026년 9월 11일까지로 보면 지금은-71.05%자리입니다.
26년이 지나도록 되돌아오지 못한 낙폭이 어떤 크기인지는 코스피의 -24.19%와 나란히 놓을 때 감이 잡힙니다.
▲ 코스피를 세 기준으로 잰 그림입니다. 2026년 6월 22일 최고 9,114.50 대비 -24.19%, 2025년 말 대비 +63.97%, 본전까지 +31.90%.

CPI 발표 당일 미국 증시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9월 11일 하루 자산별 움직임을 한 표에 모았습니다.
| 자산 | 9/11 종가 | 전일 대비 | 비고 |
|---|---|---|---|
| 미 10년물(^TNX) | 4.975% | +3.1bp | 2026년 9월 11일까지 2년 중 최고 종가 |
| S&P500 | 7,656.98 | +0.86% | 발표 후 미국장 반등 |
| 필라델피아 반도체(SOX) | 11,824.00 | +1.81% | 지수보다 큰 폭 상승 |
| 코스피 | 6,909.9 | -1.76% | 발표 6시간 전 마감 |
| 코스닥 | 820.64 | -1.95% | 같음 |
| 달러인덱스(DXY) | 99.12 | +0.03% | 거의 제자리 |
| 원달러 | 1,348.17원 | +0.67% | 원화 약세 |
| 변동성지수(VIX) | 15.84 | -11.21% | 장중 17.71까지 올랐다 마감 |
가장 눈에 띄는 건금리가 2년 최고로 올랐는데 주식도 같이 올랐다는 조합입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주식에는 부담입니다. 돈을 빌리는 비용이 오르고, 안전한 국채 이자가 높아지니 위험자산의 매력이 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가능한 설명 중 하나는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것입니다. 발표 전까지는 CPI가 훨씬 나쁘게 나올 가능성까지 열려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헤드라인은 예상과 같았습니다.
VIX(변동성지수, 시장이 앞으로 한 달의 흔들림을 얼마나 크게 보는지를 나타내는 값)가 그 흔적입니다. 장중 17.71까지 올랐다가 종가 15.84로 하루 -11.21% 내려왔고, 2026년 9월 11일까지 최근 1년 평균 18.12보다 낮습니다.
다만 이건 하나의 해석이고, 하루의 움직임을 하나의 원인으로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날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예금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3개월 만의 두 번째 인상으로, 미국만 물가 압력을 겪는 것이 아니며 주요국 중앙은행이 이미 방향을 되돌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 9월 11일 하루 자산별 등락률을 한 줄로 세운 그림입니다. 미국 주식·반도체는 오른쪽(상승), 한국 지수 둘은 왼쪽(하락)에 놓입니다.

2023년 10월 19일, 그날 1,000만원을 넣은 사람의 3년
앞에서 미 10년물이 4.975% 이상으로 마감한 마지막 날이 2023년 10월 19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날 미국 지수를 샀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지 계산해 봤습니다.
S&P500 추종 ETF(SPY), 2023-10-19 ~ 2026-09-11, 1,000만원 일시금, 환율 반영
- 평가액:1,845만 1,125원(+84.51%, 달러 기준 가격 수익률 +85.39%)
- 이 구간(2023-10-19~2026-09-11) 최대 낙폭:-17.67%(2025년 4월 21일)
- 시작 환율 1,354.56원 → 마감 환율 1,348.17원
최대 낙폭 -17.67%를 그냥 지나치면 안 됩니다. 3년 뒤 결과가 +84.51%라는 걸 지금은 알지만, 2025년 4월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은 평가액이 1,000만원에서 800만원대로 내려앉은 화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팔았다면 이 +84.51%는 존재하지 않는 숫자입니다.
같은 구간을 적립식으로 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봤습니다.
매달 첫 거래일에 30만원씩, 36개월, 같은 구간, 같은 환율 반영
- 총 투입 1,080만원 → 평가액1,390만 9,806원(+28.79%)
- 계좌 기준 최대 낙폭:-12.42%(2025년 4월 21일)
- 계좌가 원금 아래에 있던 날: 726거래일 중13일(1.8%)
수익률만 보면 일시금(+84.51%)이 적립식(+28.79%)보다 훨씬 큽니다. 일시금은 3년 내내 1,000만원이 시장에 있었고, 적립식은 마지막 달에 넣은 30만원이 시장에 있던 기간이 며칠뿐이니까요.
대신 흔들림의 크기는 반대였습니다. 같은 2025년 4월에 일시금 계좌는 -17.67%, 적립식 계좌는 -12.42%였습니다.어느 쪽이 낫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두 방식이 서로 다른 것을 사고판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조건을 직접 바꿔 넣어 보고 싶다면, 글쓴이가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 '거의 모든 것의 수익률'에서 이 계산을 그대로 열 수 있습니다.
https://investworlds.org/lump-sum?asset=spy&start=2023-10-19&end=2026-09-11&amount=10000000
자산과 기간, 금액을 바꾸면 최대 낙폭과 원금 아래에 있던 기간도 함께 나옵니다. 수익률만 보여주고 낙폭을 감추는 화면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9월 16일 점도표가 실제로 답해야 하는 질문
하나. 서프라이즈는 단 한 칸이었습니다.
헤드라인 CPI 3.4%는 예상과 같았고, 근원 전월비만 0.2% 예상에서 0.3%로 어긋났습니다. 그 0.1%포인트가 연율로는 2.43%와 3.66%의 차이가 되고, 그 차이가 2년 만의 최고 금리와 스프레드 8bp 축소를 만들었습니다.
둘. 시장이 매긴 확률은 사실이 아니라 값입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61%와 87%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어느 하나를 골라 "이렇게 된다"고 옮기면 그 순간 값이 사실로 둔갑합니다.
인상이 현실화되면 국내 시장금리에도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동결로 끝나면 이번 주 채권시장의 움직임 일부는 되돌려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될지는 9월 16일 이후에 확인할 수 있는 일입니다.
셋. 기간을 바꾸면 부호가 바뀝니다.
코스피는 2026년 6월 고점 대비 -24.19%이면서 동시에 2026년 연초 대비 +63.97%이고, 1만 달러는 하루 기준 +9만원이면서 2026년 기준 -89만 7,400원입니다. 어느 기간을 고르느냐가 결론을 정한다면 둘 다 적는 편이 낫습니다.
넷. 점도표가 답해야 하는 건 인상 여부가 아닙니다.
한 번의 결정보다 중요한 건 위원들의 점이 어디에 모여 있는가입니다. 점들이 2026년 9월 수준 근처에 모여 있다면 이번 움직임은 한 번의 조정으로 읽히고, 위쪽으로 흩어져 있다면 지난 21개월의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오늘의 한 줄: 헤드라인이 예상과 같아도 그 안의 한 칸이 방향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한 칸을 확인하려면 발표문 한 줄이 아니라 항목 단위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주가 남긴 기록입니다.
연준과 FOMC가 무엇을 결정하는 자리이고 점도표를 어떻게 읽는지는 지식백과에 개념 단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https://investworlds.org/learn/fed-fomc
이 글의 숫자를 어디서 가져왔는지
1차 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BLS), 2026년 8월 CPI 보도자료(2026-09-11 08:30 ET) — 전년동월비 3.4%, 전월비 +0.4%, 근원 전월비 +0.3%
- 미국 노동통계국(BLS), 2026년 8월 PPI — 전년동월비 +5.4%
- 연방준비제도 FOMC 일정(federalreserve.gov) — 9월 15~16일 회의, 경제전망요약(SEP) 동반
-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결정 — 예금금리 2.50%
- 세인트루이스 연준 FRED — CPIAUCSL·DFF·T10Y2Y·DGS2·MORTGAGE30US
- CME 페드워치(FedWatch)·예측시장 칼시(Kalshi) 공개 데이터 — 9월 FOMC 인상 확률
자체 계산
- 미 10년물(^TNX)·S&P500·SOX·VIX·달러인덱스·원달러 일별 종가, 코스피(KS11)·코스닥(KQ11) 확정 종가 — 이 사이트 보관 시세로 직접 계산
- 3거래일 변화 순위, 스프레드 분포, 코스피 고점·연초 대비 수익률, SPY 일시금·적립식 시뮬레이션(환율 반영) 산출
밝혀 둘 한계
- 9월 FOMC 인상 확률은 출처·조회 시각에 따라 61~87%로 갈려, 하나의 값으로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 원달러는 야후 종가 기준이라 서울 외환시장 확정 고시환율과 소폭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미 국채 2년물(FRED DGS2)은 9월 10일까지 공표돼 있어, 9월 11일 값은 공식 스프레드 시리즈(T10Y2Y)로만 읽었습니다.
- 전세자금대출 이자는 "국내 금리가 미 연준 인상 폭만큼 따라온다"는 가정 위의 숫자입니다.
작성·검토: 거의 모든 것의 수익률(investworlds.org) 편집팀 ·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