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루, 핵심만 먼저
먼저 기준 시점을 밝혀둡니다. 이 글은 9월 5일(토)에 쓰지만, 다루는 장면은미국 9월 4일(금) 세션입니다.
한국 증시는 9월 5일이 휴장이었고, 국내 지수의 마지막 거래일인 9월 4일 세션은 어제 이 자리에서 이미 다뤘으므로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아래 수치의 "오늘"은 전부 미국 9월 4일 종가입니다.
그날 시장에는 흔치 않은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 항목 | 9/4 종가 | 1일 | 5일 | 21일 |
|---|---|---|---|---|
| S&P500 | 7,718.60 | -0.38% | +0.09% | +0.11% |
| 나스닥100(QQQ) | 718.96 | +0.18% | +0.35% | +0.60% |
| 반도체 지수(SOX) | 11,735.26 | +3.37% | +2.32% | -2.60% |
한 줄 요약:지수는 내렸는데 반도체만 3% 넘게 올랐습니다.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이 -0.38%로 마감한 날, 반도체 지수(SOX,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 미국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묶은 지수)는 +3.37%를 기록했습니다.
바로 어제 이 자리에서 저희는 정반대 그림을 다뤘습니다. "S&P500은 21거래일 기준 +0.31%로 제자리인데 반도체는 -5.47%로 크게 밀렸다"고 썼습니다. 그 괴리가 하루 만에 크게 좁혀졌습니다.
| 기준일 | SOX 21거래일 | S&P500 21거래일 | 두 지수 차이 |
|---|---|---|---|
| 9/3 (어제 글) | -5.47% | +0.31% | -5.78%p |
| 9/4 (오늘 글) | -2.60% | +0.11% | -2.71%p |
하루 만에 3.07%p가 좁혀진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반도체가 돌아섰다"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저희가 32년치 데이터를 직접 세어보니, 그 이야기를 쓸 근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오늘 글은 그 확인 과정 자체가 본문입니다.
이 그래프는 9월 4일 하루 동안 S&P500·나스닥100·반도체 지수가 각각 어디로 움직였는지를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세 지수가 같은 시장, 같은 날, 같은 뉴스 아래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렸다는 점이 이 그림의 전부입니다.

이 조합, 역사적으로 어느 위치입니까?
먼저 짚을 것 — "반도체가 하루 3% 올랐다"는 사실 자체는 드물지 않습니다
시황 글에서 가장 하기 쉬운 실수가 이 대목에서 크기를 부풀리는 것이라 먼저 세어봤습니다.
저희가 보관 중인 반도체 지수(SOX)와 S&P500의 일별 종가로, 두 지수가 함께 존재하는1994년 5월부터 2026년 9월 4일까지 총 8,139거래일에서 SOX가 하루에 +3.37% 이상 오른 날을 전부 셌습니다.
535일 / 8,139일 = 6.57%.대략 15거래일에 하루꼴입니다. 한 달에 한 번쯤은 나오는 크기라는 뜻입니다. "반도체가 하루 3% 넘게 올랐다"는 문장만으로는 특별한 사건이 아닙니다.
연도별로 보면 맥락이 하나 더 붙습니다. 이런 날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0년(52일), 2002년(52일), 2001년(48일), 1999년(40일) 순입니다. 그리고2026년이 23일로 그 뒤를 잇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위 연도의 성격입니다. 2000년·2001년·2002년은 닷컴 버블이 부풀고 터진 해였고, 1999년은 그 직전 해였습니다.
2022년(28일)은 금리 인상기 급락장이었고, 2008년(23일)·2009년(24일)은 금융위기와 그 직후였습니다.큰 폭으로 오르는 날이 몰리는 해는 조용히 오른 해가 아니라 크게 흔들린 해였습니다.
큰 상승일과 큰 하락일은 같은 국면에서 나란히 나옵니다.
올해를 따로 떼어보면 그 성격이 더 분명해집니다.2026년은 170거래일 중 23일이 이 조건에 해당해 13.5%입니다.
장기 평균 6.57%의 약 두 배입니다. 올해 반도체는 하루에 3% 넘게 뛰는 일이 예년의 두 배로 잦은 해라는 뜻이고, 그건 곧 반대 방향으로도 그만큼 자주 움직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2026년의 최근 다섯 건은 6월 30일(+3.92%), 7월 21일(+5.21%), 7월 30일(+8.19%), 8월 4일(+6.55%), 그리고 9월 4일(+3.37%)입니다.
그렇다면 특별한 건 무엇인가 — "지수가 내린 날에" 그랬다는 조합입니다
같은 8,139거래일에서 조건을 하나 더 걸었습니다.S&P500이 내린 날 중에서 SOX가 +3% 이상 오른 날만 세어봤습니다.
50일 / 8,139일 = 0.61%.약 163거래일에 하루꼴입니다. 이건 확실히 드뭅니다.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조합입니다.
그런데 이 50일의 분포가 한쪽으로 심하게 쏠려 있습니다.
50건 중 39건(78%)이 1995~2003년에 몰려 있습니다.연도별로 보면 2000년 10건, 1999년 8건, 2001년 7건, 1996년 4건, 1998년 4건 식입니다. 닷컴 버블이 형성되고 붕괴하던 그 구간입니다.
반대로2004년 이후 23년 동안은 11건뿐입니다. 2007·2008·2009·2010·2015·2016·2019·2020·2024년에 각 1건씩, 그리고 2026년에 2건(6월 25일과 9월 4일)입니다.
대표 사례를 보면 이 조합이 어떤 국면에서 나오는지 감이 잡힙니다. 2001년 3월 22일에는 SOX가 +12.25% 오르는 동안 S&P500이 -0.41%였고, 2001년 4월 11일에는 +8.49% 대 -0.21%였습니다.
2020년 3월 23일 — 코로나 급락장의 최저점이었던 날 — 에는 SOX +3.36%에 S&P500 -2.93%였습니다.
즉 이 조합은시장이 크게 흔들리던 국면에 주로 나왔습니다.조용한 상승장의 특징이 아닙니다.
이 그래프는 8,139거래일 중 "S&P500 하락 + SOX +3% 이상"이었던 50일이 어느 연도에 몰려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막대 대부분이 왼쪽 끝(1995~2003년)에 쏠려 있고 오른쪽 23년치는 거의 비어 있습니다.
오늘이 그 드문 오른쪽 막대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다음엔 무슨 일이 있었나 —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드문 조합이라는 것까지는 확인했습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이 나옵니다."그런 날 다음에 반도체는 어떻게 됐습니까?"
오늘(9월 4일)을 뺀 나머지 49건에 대해 이후 성과를 전부 계산했습니다.
| 이후 기간 | 표본 | 오른 경우 | 중앙값 | 최저 | 최고 |
|---|---|---|---|---|---|
| 5거래일 뒤 | 49건 | 27건(55%) | +0.37% | -10.7% | +21.4% |
| 21거래일 뒤 | 49건 | 26건(53%) | +0.63% | -24.4% | +37.6% |
이 표를 보고 저희가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동전 던지기와 구분되지 않습니다.
5거래일 뒤 오른 경우가 55%, 21거래일 뒤가 53%입니다. 동전을 49번 던져도 이 정도 편차는 흔히 나옵니다.
중앙값도 +0.37%, +0.63%로 사실상 0에 가깝습니다. 반면 개별 사례의 폭은 21거래일 기준으로-24.4%에서 +37.6%까지벌어집니다.
방향은 알 수 없는데 크기만 크다는 뜻입니다.
이게 왜 중요한 이야기일까요. 오늘 같은 날 시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문장이 "드문 신호가 나왔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드물다는 것과 방향을 알려준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8,139일 중 50번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그 50번이 어느 쪽을 가리켰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무 쪽도 가리키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저희가 오늘 계산으로 알아낸 것은 방향이 아니라"과거 데이터로는 방향을 알 수 없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이건 실패한 분석이 아니라, 이 데이터로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이 그래프는 위 49건의 21거래일 뒤 성과를 하나씩 점으로 찍은 것입니다. 0% 선을 기준으로 위아래에 거의 반씩 흩어져 있고, 위로는 +37.6%까지 아래로는 -24.4%까지 퍼져 있습니다. 몰려 있는 방향이 없다는 것이 이 그림에서 읽어야 할 내용입니다.

덧붙여 — 괴리가 좁혀진 것 자체도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글 앞머리의 "하루 만에 3.07%p 좁혀졌다"도 세어봤습니다.
SOX와 S&P500의 21거래일 성과 차이가 하루 만에 3%p 이상 좁혀진 날은 8,117일 중 725일(8.93%)입니다.열흘에 한 번꼴입니다.
게다가 2026년에만 33번 있었고, 그중에는 4월 29일(8.84%p), 6월 11일(9.49%p), 7월 8일(10.17%p)처럼 오늘(3.07%p)보다 훨씬 큰 폭도 있습니다.
즉괴리 축소 자체는 흔한 일이고, 오늘 건 그중에서도 작은 축입니다. 드문 건 오직 "지수가 내린 날에 섹터만 3% 넘게 올랐다"는 조합 하나뿐입니다.
그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매크로 축은 미국 8월 고용보고서였습니다
9월 4일의 배경에는 미 노동통계국(BLS)이 그날 발표한 8월 고용보고서가 있습니다.
- 비농업 부문 고용:+16만 2,000명(시장 컨센서스 +5만 3,000명 — 약 3배 상회)
- 실업률:4.1%유지
- 시간당 평균 임금: +0.3% 올라$37.75, 전년 대비 +3.1%
- 6·7월 수치도 합계+5만 5,000명 상향 수정
최근 12개월 평균 월 증가폭이 3만 1,000명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16만 2,000명은 큰 폭의 상회입니다.
여기서 한국 독자가 놓치기 쉬운 대목이 있습니다.지금 미국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두고 다투는 국면입니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는3.50~3.75%입니다.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 미국 기준금리를 정하는 회의) 의사록을 보면 동결 결정에 9명이 찬성했지만3명은 0.25%p 인상을 선호했습니다. 물가는 여전히 연준 목표 2%보다 높은 상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용이 컨센서스의 3배로 나오자, 9월 인상 확률이 발표 직전 50%대에서 발표 후60% 안팎으로 올라섰습니다(CME FedWatch 기준. 집계 시점에 따라 51%→58%, 49.4%→60.2% 등으로 조금씩 다르게 잡힙니다). 다음 FOMC는9월 15~16일입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이날 4.762%에서4.784%로 2.2bp(=0.022%p) 올랐습니다.크지 않은 움직임이지만 방향은 고용 서프라이즈와 일치합니다.
그런데도 반도체만 올랐습니다 — 이유는 하나로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보통 금리 상승은 성장주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할인율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날 반도체는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 3% 넘게 올랐습니다.
같은 날 겹친 재료가 여럿입니다.
첫째,엔비디아의 허깅페이스 인수 발표입니다. 총129억 3,000만 달러규모로 9월 3일에 공식 발표됐습니다. 허깅페이스는 개발자·연구자 1,800만 명이 쓰는 AI 모델 공유 플랫폼입니다.
둘째,AI 투자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는 서사입니다. 브로드컴이 9월 2일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AI 매출이167억 달러(전년 대비 +221%)로 나왔고, 다음 분기 AI 매출 가이던스로 217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셋째,메모리·장비 쪽이 폭넓게 올랐습니다.9월 4일 종가 기준으로 샌디스크 +6.74%, 웨스턴디지털 +4.34%, ASML +4.24%, 마이크론 +4.09% 등입니다. 특정 한 종목이 아니라 업종 전반이 움직였습니다.
이 중 무엇이 주된 원인인지는 저희가 확정할 수 없습니다.여러 재료가 같은 날 겹쳤다는 것까지가 확인된 사실이고, 하나를 골라 "이것 때문에 올랐다"고 쓰는 순간 그건 검증된 내용이 아니라 이야기가 됩니다.
S&P500을 내린 것은 반도체가 아니라 나머지였습니다
이날 S&P500 11개 섹터 중오른 것은 기술·산업재·유틸리티 3개뿐이었습니다. 헬스케어·경기소비재·커뮤니케이션·에너지가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섹터별 확정 등락률은 1차 출처로 확인하지 못해 수치는 쓰지 않겠습니다. 오른 섹터와 내린 섹터의 이름과 순서만 두 곳 이상에서 확인된 내용입니다. )
즉지수를 끌어내린 건 반도체가 아니라 나머지 8개 섹터였습니다. 시가총액이 큰 기술주가 버텼는데도 폭이 좁아 지수는 마이너스로 마감했습니다.
"미국 주식이 내렸다"와 "반도체가 내렸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9월 4일이 정확히 그 사례입니다.
금·은과 원유, 환율은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 금 4,429.80(-1.38%) / 은 66.05(-1.38%): 고용 서프라이즈 → 금리·달러 상승 →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인 금·은 약세. 어제 글에서 설명한 경로가 방향만 바꿔 그대로 작동했습니다.
- WTI 91.48(+0.20%) / 브렌트 96.28(+0.80%): 하루로는 조용했지만 5거래일로는 각각 +9.69%, +7.80%로 큰 폭입니다. 중동 정세 악화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미국 원유 재고 감소가 겹친 결과로 보도됐습니다.
- 원달러 1,355.41(-0.22%): 하루로는 조용하지만21거래일로는 -4.63%로 원화가 꽤 강해졌습니다. 이 숫자가 뒤에서 중요해집니다.
- 엔달러 156.22(-1.70%): 일본은행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엔화가 이번 주 후반에 강해졌습니다. (외신 보도 일자와 저희 데이터의 일자 규약이 어긋나 특정 하루에 못 박지 않겠습니다. )
하루의 반등이 가리지 못하는 것
달러 기준으로도 아직 고점에서 한참 아래입니다
반도체 지수의 최근 기록을 순서대로 놓아보겠습니다.
- 사상 최고 종가: 14,634.72 (2026년 6월 22일)
- 이후 최저 종가: 10,447.49 (2026년 7월 29일)→ 고점 대비-28.61%
- 9월 4일 종가: 11,735.26→ 고점 대비여전히 -19.81%
오늘 +3.37%가 붙기 전인 9월 3일에는 고점 대비 -22.43%였습니다.하루에 2.6%p를 좁혔을 뿐입니다.
고점 대비 -19.81%에서 원금을 회복하려면+24.71%가 더 올라야 합니다.이 비대칭이 낙폭에서 늘 나오는 대목입니다. 20% 떨어진 것을 되돌리려면 20%가 아니라 25%가 필요합니다.
21거래일 기준으로도 반도체는 여전히-2.60%입니다. 하루 +3.37%가 한 달치 손실을 다 지우지 못했습니다.
반대편 사실도 같이 적겠습니다. 7월 29일 저점 대비로는+12.33%입니다. 같은 자산이 기준일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19.81%도 되고 +12.33%도 됩니다. 어느 쪽 숫자를 골라 보여주느냐로 인상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저희는 둘 다 씁니다.
그리고 한국 투자자에게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 환율
지금까지의 숫자는 전부달러 기준입니다. 한국에서 원화로 투자하는 사람이 실제로 겪는 숫자는 다릅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2026년 6월 22일 1,531.33원 → 2026년 9월 4일 1,355.41원 (-11.49%)
원화가 강해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미국 자산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원화 강세는 손실 요인입니다. 달러로 벌어놓은 것을 원화로 바꿀 때 더 적은 원화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6월 22일 — 반도체 지수 사상 최고일 — 에 반도체 ETF에 100만원을 넣었다고 가정하고 계산해보겠습니다.
- 달러 기준 -19.81% →801,878원 상당
- 여기에 환율 -11.49%가 곱해집니다
- 원화 환산 최종 -29.02% → 709,758원
100만원이 71만원이 됐습니다. 달러 기준 손실(-19.81%)보다 9%p 넘게 더 나쁩니다.
그리고본전까지 필요한 상승률은 +40.89%입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24.71%면 됐지만, 원화로는 40%가 넘게 필요합니다. 오늘 같은 +3.37%짜리 하루가 열두 번 넘게 있어야 닿는 거리입니다.
한 달 성적도 마찬가지입니다. 21거래일 반도체 지수는 달러로 -2.60%인데, 같은 기간 원달러가 -4.63% 움직여서원화 기준으로는 -7.11%가 됩니다. 달러 화면만 보면 "한 달에 2.6% 빠졌네" 싶지만 실제 계좌에서는 7% 넘게 줄어든 것입니다.
이 대목을 비중 있게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해외 자산 수익률을 이야기할 때 환율을 빼고 말하면절반만 본 것이고, 그 절반은 대체로 유리한 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저희가 만든 계산기에서 환율 반영 여부를 켜고 끌 수 있게 해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론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합니다.
원화가 약해지는 구간에서는 같은 원리로 달러 기준 성과보다 좋아집니다.
이 그래프는 6월 22일 고점에 100만원을 넣었을 경우를 달러 기준(801,878원)과 원화 기준(709,758원)으로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두 막대 사이의 9만원 남짓한 차이가 환율 하나가 만든 몫입니다.

100만원을 반도체에 넣었다면 — 하루와 한 달의 얼굴이 다릅니다
숫자를 금액으로 바꿔보겠습니다. 아래는 전부 위에서 쓴 것과 같은 데이터로 계산했습니다.
① 100만원을 반도체에 넣었다면 — 하루와 한 달의 얼굴이 다릅니다
- 하루(9월 4일): 지수 +3.37%에 환율 -0.22%를 반영하면 원화 기준+3.15%, 약 31,500원
- 21거래일: 지수 -2.60%에 환율 -4.63%를 반영하면 원화 기준-7.11%, 약 -71,100원
하루로는 3만원을 벌었는데 한 달로는 7만원이 마이너스입니다.하루치 화면만 보면 정반대의 결론이 나옵니다.앱을 열었을 때 눈에 들어오는 빨간색·파란색이 그날 하루짜리라는 걸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② 정기예금과 크기를 비교해보면
연 3% 정기예금(가정)에 100만원을 1년 넣으면 세전 이자가3만원,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약 25,380원입니다.
반도체 지수는하루 만에 원화 기준 약 31,500원을 움직였습니다. 1년치 예금 이자보다 하루 변동폭이 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붙여야 할 문장이 있습니다.같은 크기로 반대 방향으로도 움직입니다.실제로 이 지수는 7월 29일에 고점 대비 -28.61%까지 내려가 있어, 100만원이 71만 4,000원 정도가 됐던 지점이 있었습니다.
③ 금 300만원을 들고 있었다면
- 하루(-1.38%): 약-41,400원
- 21거래일(+4.43%): 약+132,900원
같은 자산이 하루로는 마이너스, 한 달로는 플러스입니다. 기준 기간을 바꾸면 "금이 떨어졌다"와 "금이 올랐다"가 둘 다 사실이 됩니다. 어떤 기사를 읽을 때그 수익률이 며칠짜리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④ 기름값으로 체감해보면
국제유가가 5거래일 동안 +9.69% 올랐습니다. 한 달에 기름값으로 15만원을 쓰는 사람 기준으로, 이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된다고 아주 단순하게 가정하면 월약 14,500원의 차이가 됩니다.
실제 주유소 가격은 유통 단계·세금·환율·시차 때문에 국제유가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크기를 가늠하기 위한 예시일 뿐입니다.
⑤ 미국 자산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최근 한 달의 환율은
원달러가 21거래일 동안 -4.63% 움직였습니다. 미국 주식·ETF에 1,000만원어치를 들고 있었다면 자산 가격이 그대로여도 원화 평가액은약 46만원 줄어듭니다.아무것도 사고팔지 않았는데 계좌 숫자가 바뀌는 몫입니다.
S&P는 -0.38%인데 반도체는 따로 놀았습니다
9월 4일 종가 기준 전체 그림입니다.
- S&P500 7,718.60 (-0.38%)— 21거래일로는 +0.11%. 한 달 동안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 나스닥100(QQQ) 718.96 (+0.18%)— 대형 기술주가 버텼습니다.
- 반도체 SOX 11,735.26 (+3.37%)— 21거래일 -2.60%, 6월 고점 대비 -19.81%.
- 미 10년물 4.784% (+2.2bp)— 단기물이 더 크게 움직였다고 보도됐습니다.
- 달러지수 99.16 (+0.16%)— 21거래일로는 -0.81%로 오히려 약해진 구간입니다.
- 원달러 1,355.41 (-0.22%)— 21거래일 -4.63%.
- 엔달러 156.22 (-1.70%)
- 금 4,429.80 (-1.38%) / 은 66.05 (-1.38%)— 21거래일 +4.43%, +7.50%.
- WTI 91.48 (+0.20%) / 브렌트 96.28 (+0.80%)— 5일 +9.69%, +7.80%.
- 구리 6.60 (+0.30%)— 21거래일 -1.35%.
- 비트코인 79,672 (-1.97%)— 21거래일 +26.51%.
- VIX 14.53 (+1.47%)— 21거래일 -4.09%.
- 미 장기채 ETF(TLT) 82.21 (+0.17%)— 21거래일 +0.01%로 거의 정지 상태입니다.
이 목록에서 눈에 띄는 건하루 방향과 한 달 방향이 어긋나는 자산이 많다는 점입니다. 금·은은 하루로 마이너스인데 한 달로 플러스, 반도체는 그 반대, 비트코인은 하루 -1.97%인데 한 달 +26.51%입니다.
이 그래프는 주요 자산의 1일 수익률과 21거래일 수익률을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두 막대의 방향이 반대인 자산이 몇 개나 되는지가 이 그림에서 볼 내용입니다.

직접 계산해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에 나온 "6월 22일 고점에 반도체 ETF 100만원을 넣었다면"은 저희가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 《거의 모든 것의 수익률》의 계산 엔진으로 그대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수익률만 나오는 화면이 아니라 그 기간의 최대 낙폭과 손실 구간이 함께 표시됩니다.오늘 +3.37%라는 숫자는 이 화면 옆에 놓고 봐야 크기가 잡힙니다. 확인하실 수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첫째,환율 반영을 켜고 끌 수 있습니다.끄면 달러 기준 -19.81%대의 숫자가 나오고, 켜면 원화 기준 -29% 수준으로 바뀝니다. 이 글에서 계산한 두 숫자가 어디서 갈라지는지 직접 보시게 됩니다.
둘째,최대 낙폭이 따로 표시됩니다.시작일과 종료일만 보면 -19.81%지만 그 사이 7월 29일에는 -28.61%까지 내려가 있었습니다. 그 구간을 버티는 사람이 실제로 겪는 건 최종 수익률이 아니라 중간의 낙폭입니다.
셋째,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그대로 표시됩니다.회복하지 못한 사례를 회복한 사례와 똑같은 비중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 사이트의 원칙입니다.
기간을 6월 22일이 아니라 7월 29일부터 잡으면 같은 자산이 플러스로 바뀝니다. 어느 쪽도 조작이 아니고, 둘 다 사실입니다.
지수 한 줄로 하루를 요약하면 사라지는 것
하나, 지수 한 줄로 하루를 요약하면 놓치는 게 생깁니다.
"미국 증시 하락"이라는 헤드라인 하나로는 9월 4일 같은 날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본인이 들고 있는 자산이 지수인지 섹터인지 개별 종목인지에 따라 같은 날이 전혀 다르게 기록됩니다.
둘, 해외 자산이라면 환율을 항상 같이 봐야 합니다.
위에서 본 대로 같은 자산의 성적이 달러 기준과 원화 기준에서 9%p 넘게 갈렸습니다. 원화 강세 구간에서 미국 자산을 들고 있으면 달러 기준 성과보다 나빠지고, 원화 약세 구간에서는 반대로 작동합니다.
두 방향 다 알고 있어야 자기 계좌의 숫자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 설명이 됩니다. 환율이 수익률을 어떻게 바꾸는지는환율 효과 정리 페이지에 개념부터 계산식까지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셋, 지금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다투는 국면입니다.
정책금리는 3.50~3.75%이고, 7월 FOMC에서 이미 3명이 인상을 원했습니다. 8월 고용이 컨센서스의 3배로 나오면서 9월 인상 확률은 50%대에서 60% 안팎으로 올라섰습니다.
"금리는 결국 내려간다"를 전제로 세워둔 생각이 있다면, 그 전제가 지금 국면에서도 유효한지 한 번 점검해볼 여지는 있습니다. 다음 FOMC는 9월 15~16일입니다.
넷, 반등을 이야기할 때는 낙폭도 같은 자리에 적어야 합니다.
하루 +3.37%, 6월 고점 대비 -19.81%, 7월 저점 대비 +12.33% — 셋 다 같은 날 같은 자산의 사실입니다. 하루의 상승이 나머지 둘을 지우지 않고, 셋 다 적어야 그림이 완성됩니다.
오늘의 한 줄:8,139거래일 중 50번뿐이었던 드문 조합이 나왔지만, 그 뒤 5거래일·21거래일 상승 확률은 55%·53%로 동전 던지기와 구분되지 않았습니다.드문 일이 곧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는 아니라는 것— 오늘 저희가 데이터에서 확인한 것은 방향이 아니라 이 문장 하나입니다.
